회식 자리에서 어색한 대화가 걱정돼요

대화에 1인칭으로 참여하기

by 황준선

질문: 회식 자리에서 민감한 질문(승진, 연애)이 나오면 어떻게 답해야 할까요?

핵심: 긴장하는 이유는 대답하는 내 모습을 3인칭으로 바라보기 때문. 1인칭 시점으로 대화에 참여하고, 질문의 무게(가벼움/진지함)에 맞춰 답하면 된다.

결론: 나에게 '눈치'란 무엇인지 질문하기.



회식 자리 대화가 어색한 남자의 사연

30대 남성입니다.

며칠 안에 회사 동료, 상사까지 섞인 회식이 있어요.

나이대도 위아래로 다양하게 있고 대부분 남자입니다.


문득 고민이 생겼습니다.

저는 내향적인 성격에 말주변도 활발하지 않고, 친구도 많지 않아요.

살아오면서 순탄치 못한 일도 많았습니다.

학창 시절 학교폭력, 군대에서 악질 선임에게 당한 부조리, 예전 회사에서 겪은 직장 내 괴롭힘까지.

조금만 더 무너졌으면 은둔형 외톨이가 됐을 수도 있었어요.

회식 자리에서 저한테 이런 질문이 나올 것 같습니다.

이번에 안 나와도 다음번엔 나올 수 있을 것 같고요.


질문 1: "근속연수가 꽤 오래 계셨는데, 더 높은 직급으로 지원 안 하세요?"

솔직한 속내는 이래요.

예전 회사에서 관리자급으로 일한 경험이 있었는데,

당시 더러운 일을 많이 겪고 퇴사했습니다.

그 이후로 승진에 대한 의욕이 별로 없어요.


질문 2: "마지막 연애가 언제예요? 연애 썰 좀 풀어주세요."

솔직한 속내는 이래요.

제대로 된 연애 경험이 없습니다.

친한 친구 사이라면 있는 그대로 말할 수 있겠지만,

회사 사람들 앞에서는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적절하게 넘기는 노하우가 궁금합니다.

tempImagetmBf7e.heic 출처: unsplash

심리학자의 답변

‘어떤 질문에 답하는 나'

이 모습을 대화 도중에 떠올리기 때문이에요.


단둘이 대화하든, 여러 명과 대화하든 대화는 1인칭으로 하는 겁니다.

30대 남성이면 총 쏘는 게임 한 번쯤은 해보셨죠?

서든어택 하듯이, 대화할 때 내 시선은 내가 바라보는 거예요.


지금 긴장하는 이유는

질문에 대답하는 나를 3인칭으로 바라보려 하기 때문이에요.

그렇게 되면 이런 생각이 꼬리를 물죠.

"지금 내가 어떻게 보이지?" "잘못 대답했나?" "더 잘했어야 했나?" "이상한 말을 한 건 아닐까?"

이미 지나간 대화를 곱씹느라, 더더욱 대화에 참여하지 못하고, 결국 모든 상황에 꼬여버리죠.

그래서 대답을 잘하는 노하우를 찾게 되는 거고요.


그런데 대화에서 노하우랄 게 별로 없어요.

이미 다 알고 계실걸요?

상대방 말을 자주 끊지 않는다.

상대방이 꺼낸 주제를 갑자기 돌리지 않는다.

지어낸 말이나 과장된 말을 하지 않는다.

자리에 없는 사람을 험담하지 않는다.


이 정도는 아시잖아요.

이것만으로도 충분해요.

단, 보여지는 내 모습을 3인칭으로 상상하지 말고, 1인칭으로 대화에 참여하면 됩니다.

tempImageBuu6jj.heic 출처: unsplash

그래도 이대로 끝나면 아쉽겠죠!!

대화에 잘 참여할 수 있는 노하우를 드릴게요.


대답을 잘하려고 애쓰기보다 상대방이 진짜 궁금해서 묻는 건지,

아니면 그 자리에서 으레 꺼내는 말인지를 구분하면 좋아요.


대화가 어색해지는 순간은 대부분 이럴 때 생깁니다.

상대방이 진지하게 물었는데 뻔하고 가볍게 답하거나,

가볍게 물었는데 지나치게 진지하게 받아칠 때요.


예를 들어볼게요.

"마지막 연애가 언제예요?"라는 질문은 대부분 가벼운 거예요.

작성자님의 연애사를 진심으로 궁금해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요.

그럴 때는 "제대로 된 연애가 없습니다~ 좋은 사람 열심히 찾아봐야죠, 하하" 하고 흘리면 그만이에요.

그런데 거기서 갑자기 신세한탄을 하거나, 썸 타다 끝난 이야기를 주야장천 늘어놓으면 분위기가 망가지죠.


반대 상황도 있어요.

상대방이 자신의 진지한 고민을 길게 털어놓고 의견을 물을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는 있는 그대로 자신의 생각을 대답하면 됩니다.

모르면 모르겠다고, 또는 이렇게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같은 무게로 답하는 거죠.

그러나, 진지한 상대방에게 "에이, 똥 밟았다 생각하고 넘겨요" 같은 말은 당연히 문제가 되겠죠?


자, 정리해 볼게요.

1. 대화하는 내 모습을 바깥에서 상상하지 말고, 1인칭 시점으로 참여할 것.

2. 기본 에티켓을 지킬 것.

3. 대화의 맥락(진지함과 가벼움)을 구분할 것.


이 정도만 지키면 아무 문제없을 거예요.



이 모든 문제를 하나의 단어로 설명하면 '눈치'가 되겠죠.


나는 왜 눈치를 보는지,

그게 문제인지 아닌지,

앞으로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야 할지 고민된다면

'착하고, 섬세하고, 독특하고, 완벽주의자인, 당신을 위한 문장들'

[1장 - 좋은 사람이 되려다 나를 잃지 않도록]

이 책에서 특히 1장을 참고하시면 분명한 도움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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