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우울함에 화를 내는 부모님, 저는 어떡하죠?

익숙한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넘어, 진짜 내 인생을 찾는 법

by 황준선

[상황] 스무 살이 된 첫날, 부모님은 나를 사랑하지만 나의 '우울'과 '슬픔'은 견디지 못하고 화를 낸다는 아픈 진실을 마주했음.

[통찰] 하지만 그 답을 가족에게서 구하려는 건, 어두운 골목에서 잃어버린 핸드폰을 불이 밝다는 이유로 엉뚱한 편의점에서 찾는 것과 같다.

[해답] 누군가 문을 열어주고 나를 추앙해 주길 기다리는 대신, 이제는 스스로 문을 열고 나가 불안하더라도 '나만의 길'을 찾아야 할 때이다.



사연

성인이 되면 모든 게 달라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아무도 제 마음을 들여다봐주지 않는다는 사실만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너무 서럽고 비참하네요.


부모님이니까, 가족이니까 제가 울면 최소한 무슨 일이냐고 물어봐 주실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걱정은커녕 제 눈물을 보자마자 짜증부터 내시더군요. 제가 매일 우울해했던 것도 아닙니다. 입시도 잘 마쳤고,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가족들과 웃고 떠들며 평범하게 지냈습니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세상에 혼자 남겨진 기분입니다. 가장 충격적인 건, 부모님은 제가 '힘듦'을 내비치는 순간 돌변해서 화를 내신다는 겁니다. 그동안은 제가 크게 우울한 티를 낸 적이 없어서 몰랐던 거였어요.


이제야 예전 일들이 퍼즐처럼 맞춰집니다. 예전에 형제(자매)가 사춘기 시절 학교 문제로 힘들어하다가 "죽고 싶다"라고 말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아버지는 위로는커녕 불같이 화를 내며 "그럴 거면 차라리 죽어라"라고 폭언을 쏟아부으셨죠. 심지어 옆에서 아무 영문도 모른 채 밥을 먹던 저한테까지 "너도 같이 사라져라"는 식으로 소리치셨던 기억이 납니다.


저 역시 예전에 친구관계로 힘들어서 방에만 틀어박혀 지낸 적이 있는데, 그때도 부모님은 이유를 묻기보다 무기력한 제 모습에 화만 내셨습니다.


이제야 알겠습니다. 부모님은 저를 사랑하시지만, 그건 제가 '밝고 건강할 때' 한정이라는 것을요. 제가 아프고 무너지는 모습은 부모님께는 사랑의 대상이 아니라 분노의 대상인 것 같습니다.


엄마가 아무 말 없이 한 번만 안아줘도, "괜찮냐"는 한마디만 건네줘도 툭 털고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쉬운 위로가 우리 집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게 절망적입니다. 제가 힘든 원인은 부모님의 이런 태도인데, 부모님은 끝까지 외면하시니까요. 차라리 제 착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도 제 안부를 묻지 않는 이 상황을 어떻게 견뎌야 할까요. 한 번뿐인 20대를 망치고 싶지 않은데, 마음이 자꾸만 무너집니다. 아무나 제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실 분이 있을까요... 아무나요 ㅠㅠ

심리학자의 답변

작성자님, 단번에 상황을 반전시킬 묘책이 있다면 참 좋겠지만, 애석하게도 그런 방법은 없습니다.

대신 지금 겪는 혼란의 '번지수'를 제대로 찾는다면 앞으로의 20대는 확실히 달라질 겁니다.


유명한 비유 하나를 들어볼게요. 어두운 밤, 칠흑 같은 골목길에서 지갑을 잃어버렸습니다. 지갑을 찾으려면 무섭더라도 그 캄캄한 어둠 속을 뒤져야겠죠. 그런데 '거긴 너무 어둡고 무서우니까'라는 이유로, 환하게 불 켜진 편의점 앞만 뱅뱅 돌며 지갑을 찾고 있다면 어떨까요? 빛이 환해서 잘 보일지는 몰라도, 평생 가도 지갑은 못 찾을 겁니다. 애초에 잃어버린 장소가 거기가 아니니까요.


지금 작성자님이 딱 그런 상황입니다. '앞으로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할까', '지나온 10대는 괜찮았나' 하는 근원적인 불안은 작성자님의 내면 깊은 곳, 즉 아직 가보지 않은 '어두운 골목'에 놓여 있습니다. 그런데 작성자님은 그 해답을 가장 익숙하고 환한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찾으려 하고 있어요. 번지수가 틀렸으니 답이 나올 리가 없죠.


작성자님 같은 분들은 섬세하고 예민하며, 남다른 상상력을 가진 예술가적 기질이 다분합니다. 남들이 가는 뻔한 길을 거부하고 나만의 색깔을 찾고 싶어 하죠. 이런 분들은 내 존재의 의미를 가족에게서 구하려고 하면 필연적으로 실패합니다.


혹시 누군가가 닫힌 문을 활짝 열어주며 "너는 이 길로 가면 돼, 내가 다 책임질게"라고 이끌어주길 바라시나요?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속 '구씨' 같은 구원자를 기다리는 마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드라마니까 손석구 얼굴을 한 낭만적인 인물이지, 현실에서 그런 식으로 타인에게 의존하게 만드는 사람은 사기꾼이거나 본인 앞가림도 못 하는 사람일 확률이 높습니다. (드라마 속 구씨도 실상은 알코올 중독자에 쫓기는 신세였던 것처럼요.)

이제 갓 스무 살입니다. 누가 문을 열어주길 기다리지 마세요. 두렵더라도 내 손으로 문고리를 돌려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그 바깥세상에는 지금 느끼는 답답함도 있겠지만, 그와 비교도 안 될 만큼 벅찬 기쁨과 자유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시 오지 않을 스무 살의 오늘을 가장 잘 보내는 법은 단순합니다.

엉뚱한 곳(가족)에서 서성이지 말고, 내 발로 세상과 부딪히며 오늘 하루를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것.

오늘 하루도 다시 오지 않아요.

그 하루부터 잘 보내는 것, 그것만이 유일한 정답입니다



나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떻게 극복했는지 알고 싶다면,

[착하고, 섬세하고, 독특하고, 완벽주의자인 당신을 위한 문장들]을 펼쳐보세요.

특히 '2장. 불안과 두려움이 나를 삼키지 않도록'과

'3장. 세상의 시선에 굴복하지 않도록'을 읽으신다면,

지금의 막막함을 뚫고 나갈 단단한 힌트를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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