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마케팅 트렌드 2
퍼포먼스 마케팅은
'뭔가 되고 있다'라는 환상을 심어준다.
1편에서는 소셜 미디어(SNS) 마케팅의 하락에 대해 다뤘다.
SNS 마케팅과 가장 밀접한 영역이
바로 퍼포먼스 마케팅이다.
퍼포먼스 마케팅이란,
광고를 맡기는 사람의 상품이나 서비스가
광고 플랫폼이나 회사에 의해
클릭, 노출, 판매 등이 되었을 때만
마케팅 회사(또는 광고 플랫폼)에 돈을 주는 것이다.
그리고 광고 제작과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
통계와 컴퓨터공학적 지식이 활용된다.
그래서 요즘은 SQL과 Python이 필수라는 얘기가 나온 것이다.
회사에 인스타그램에 광고를 맡겼을 때
배포한 링크를 통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어떻게 들어왔는지 등
기록된 데이터를 알맞게 처리해서
불러오거나 살펴보는 명령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퍼포먼스 마케팅에서
특히 중요하게 쓰이는 용어들이
ROI, KPI, CPA, ROAS 등이다.
ROI = Return on Investment, 투자수익률
KPI = Key Performance Indicator, 핵심성과지표
CPA = Cost per Action, 행동당 비용
ROAS = Return on Ad Spend, 광고 수익률
용어가 복잡하지만,
본질은 쓴 돈에 비해서 얼마나 '효과'를 얻었냐? 이 말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있다.
퍼포먼스 마케팅에서 '효과'란 무엇일까?
바로 숫자의 변화이다.
마케팅에 들어간 돈이라고 적힌 숫자에 비해
클릭, 노출, 판매 명목으로 적힌 숫자가 얼마나 증가했느냐.
수치를 계산한다는 것은
과학적이고 통계적이면서 객관적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민낯을 들여다보면 딱히 그렇지도 않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퍼포먼스 마케팅은
숫자라는 객관성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
본인과 상대방을 속이는 것으로 활용되어왔다.
단적인 예로,
이런 수치의 변화를 바탕으로 하는 마케팅은
스타트업계에서 주목했다.
코로나 사태로 시장에 돈에 쏟아져 나왔고
금리도 낮아졌다.
투자업계의 지갑도 두둑해졌다.
그리고 실제로 과하다시피 많은 투자가 이루어졌다.
이때 참고하는 것이
DAU나 MAU 등으로 대표되는 지표였다.
"일 방문자 숫자가 많아요. 00지표가 계속 좋아지고 있어요. 투자 ㄱㄱ?"
그 지표가 실질적인 사업에
어떤 뜻을 의미한다는 것은 뒷전이었다.
투자업계가 투자는 해야겠고,
퍼포먼스 마케팅 결과물은
투자를 위한 명분이었을 뿐이다.
퍼포먼스 마케팅의 핵심은
수치의 변화이다.
그래서 추출한 데이터를 보며
"이번 달은 방문자가 감소했네... 다음 달은 방문자를 늘려야지"
"이번 광고는 다른 광고보다 가성비가 괜찮았네... 다음에도 적절히 써먹어야지"
하는 식이다.
주객이 전도되어 마치 그 숫자 자체를 변화시키는 게
마케팅의 목적이 되는 경우가 많다.
어찌어찌해서 긍정적으로 보이는 수치 변화를
공유하며 효과가 있었다며
믿고 넘어가는 것이 현실이다.
수치의 변화는 수치의 변화일 뿐이다.
수치는 의도, 효과, 가치 등을
숫자로 나타내는 하나의 도구일 뿐이다.
Metric Fixation 이란,
목표 달성을 위해 측정하기 위한 지표에 집착하느라
목표의 본질적인 가치를 잃어버리는 것을 말한다.
수능이 끝났으니 성적을 예시로 들어보자.
시험 성적은 학습성취도를 나타내는 하나의 지표이다.
즉, 시험 점수는 학생이 공부를 얼마나 잘 습득했는지 '측정'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하나의 지표이다.
그런데 이 '점수'로 표기된 숫자 자체가
공부의 가치보다 더 우선시될 때를
Metric Fixation에 빠졌다고 한다.
인격을 완성하고,
자주적 생활능력을 갖춘 인간으로서
본인과 인류 공영에 기여한다는 그 교육의 목적이
"성적이 올랐어? 축하해!!"
"성적 떨어졌어? 다음에 더 잘해보자ㅜㅜ"
에 묻힌다는 뜻이다.
Metric Fixation 개념으로
퍼포먼스 마케팅을 해석해도 답은 같다.
정부가 돈을 주사기에 넣어
기업들 주머니에 쑤셔 넣는 수준의
돈 잔치가 끝이 났다.
금리는 오르고 시장의 돈은 급속도로 말라간다.
그리고 퍼포먼스 마케팅이 정말 효과가 있던 걸까?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분명 지표는 좋아지고 있고,
그 지표의 개선을 위해
ROI니 KPI니 하는 용어를 공부하며 고군분투했지만,
이윤 창출이라는 가치는 만들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치 교육의 본질이 시험 점수에 가려진 것처럼.
그리고 그 결과는
투자 업계의 위기
인원 감축
고용 불안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앞으로 어떤 마케팅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어떤 마케팅이 돈이 될까?
다음 편에 계속...
참고 자료: Muller, J. Z. (2021). The perils of metric fixation. Medical Teacher, 43(6), 622-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