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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준선 Feb 02. 2024

뇌 속에 칩을 심다: '심리학'과 '뇌과학'의 차이

당신의 삶의 주인은 누구인가요?

일론 머스크가 운영하는 뉴럴링크(Neuralink)에서 인간의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했다고 발표했다. 


이 칩을 이식받은 환자는 현재 원활한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럴링크의 경쟁사인 싱크론(Synchron)도 


머리카락 두께의 1/5 정도 크기로 설계된 장치를 개발해 


6명의 환자에게 일시적으로 삽입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수 년이 걸릴 수 있지만, 


사지마비나 신체 일부 마비 환자의 기능 회복을 돕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일론 머스크는 이 기술의 궁극적인 목표는 


생각만으로 기기를 조작하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생각으로 컴퓨터를 켜거나 끄는 등) 


이를 X(옛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뇌 속에 칩을 심는다니


공상과학소설에 나올 법한 이야기가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여기서!! 


심리학자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과연 인간의 마음은 뇌에서 나오는 걸까?



뇌와 마음의 관계는 이렇다.



뇌 = 하드웨어          

마음 = 소프트웨어          



마음이 뇌에서 나온다는 믿음은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의 하위 개념이라는 통념 속에 발생한다.


즉, 하드웨어가 두목이고 소프트웨어는 행동대장이라는 통념.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이렇다.







도파민이 적어서 우울한 마음이 드는 건가요,
아니면 우울하기 때문에 도파민이 적게 나오는 건가요?




똑같은 질문도 있다.


"배고픔을 담당하는 뇌 영역이 활성화되어서 배가 고픈 건가요, 


아니면 배가 고프기 때문에 배고픔 뇌가 활성화되는 건가요?"




이것이 바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간에 발생하는 현상에 대한 물음이다.




뇌과학자를 비롯한 정신과 의사는 이렇게 주장한다.


1. 환자의 뇌를 스캔했더니 도파민이 적게 나왔고(하드웨어)


2. 이 사람은 우울감(소프트웨어)을 나타내므로


3. 도파민을 유도하는 약물을 먹으면 


4. 우울증이 낫는다.




심리학자는 이렇게 주장할 수 있다.


1. 환자가 우울한 마음(소프트웨어)이 생겼고,


2. 그래서 도파민이 적게 나오는 현상(하드웨어)이 발생했다.


3. 그러므로 우울한 마음에 대한 이유와 해결책을 찾으면


4. 도파민이 적게 나오는 현상 또한 치료될 수 있다. 




[엄밀히 따지면 도파민이 적게 나오는 현상은 소프트웨어고, 도파민을 분비하는 뇌 영역이 비활성화된 현상이하드웨어라고 볼 수 있지만, 편의상 위와 같이 표현함.]




최대한 간단하게 쓴다고 썼는데,


아마 머리가 아플 것이다.




누구의 주장을 믿을 것인지


그 물음을 간단하게 바꾸면 이렇다.




나의 주인은 ''인가, '내 마음'인가?




나라는 사람의 주인이 '뇌'라고 생각한다면 정신과 의사의 주장이 맞다.


반면에, 내 삶의 주인이 '내 마음'이라면 심리학자의 주장이 맞다.




여러분 인생의 1인칭을 담당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뇌'인가요, '마음'인가요?




누구의 주장을 신뢰하느냐는 


전적으로 개인에게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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