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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준선 Feb 22. 2024

심리학으로 분석하는 의대 정원 확대 이슈 3편

관계의 재정립

1편에서 의료 보험의 실체를 살펴보았고

2편에서는 전문직으로서의 의사에 대해 알아보았다.

3편은 "환자와 의사"라는 관계의 재정립에 대해 공유하고자 한다.





히포크라테스 선서와 의사의 사명감


사명감(使命感)이란 멋들어진 단어가 있다.


"주어진 일을 잘 수행하려는 마음가짐"이라는 뜻.




의료인의 사명감은 무엇일까?


의료인에게 '주어진 일'은 무엇이며, '잘 수행한다'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이때 참고할 수 있는 좋은 글귀가 있다.


바로 히포크라테스 선서.




히포크라테스는 고대 그리스 시기 활동했던 의사였으며,


종교와 의술을 분리했다는 점에서 의학의 아버지라 불린다.


현재도 모든 의대 졸업식에서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한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는 인류에 봉사하는 데 내 일생을 바칠 것을 엄숙히 맹세한다.          

나는 마땅히 나의 스승에게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          

나는 양심과 위엄을 가지고 의료직을 수행한다.          

나는 환자의 건강을 최우선 하여 고려할 것이다.          

나는 알게 된 환자의 비밀을 환자가 사망한 이후에라도 누설하지 않는다.          

나는 나의 능력이 허락하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의료직의 명예와 위엄 있는 전통을 지킨다. 동료는 나의 형제며, 자매다.          

나는 환자를 위해 내 의무를 다하는 데 있어 나이, 질병, 장애, 교리, 인종, 성별, 국적, 정당, 종족, 성적 지향, 사회적 지위 등에 따른 차별을 하지 않는다.          

나는 위협을 받더라도 인간의 생명을 그 시작에서부터 최대한 존중하며, 인류를 위한 법칙에 반하여 나의 의학지식을 사용하지 않는다.          

나는 이 모든 약속을 나의 명예를 걸고 자유의지로서 엄숙히 서약한다          



2편에서 알아보았듯 


현재의 의사의 파업은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지키기 위함은 아니다.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언급하는 본 글의 취지는


의사 파업을 비판하고자 함이 아니다.




왜냐하면 히포크라테스 선서 속의 의사로 살고 싶지 않다는 말은


내가 아닌 의사로부터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참고 자료: https://www.doctor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6110

히포크라테스 선서 오독 말라 - 의협신문

위중한 국제 감염 위기의 시기에 의사단체와 의학교육전문가의 참여도, 자문도, 공청회조차 없이 급속 추진되려던 국회 발 공공의대 설립안에 맞서 젊은 의사, 의대생에서 시작된 의사 단체행동이 단계적 휴진으...

www.doctorsnews.co.kr





의사와 환자 관계 재정립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많이 벌고 싶은 마음은 절대로 나쁜 일이 아니다.


"저는 돈에 관심 없어요"라고 외치는 사람은 사기꾼이 아니면 정신 나간 사람일 것이다.


(나조차도 돈을 많이 벌고 싶어 안달이 났다!)




중요한 것은 의사가 자신의 사명감을 돈으로 대체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숭고한 흰색 가운을 입은 의사의 치료 방식을 믿고 따랐다.



그러나 지금은 의료'서비스'이다. 


국가가 이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있고(1편 참고)


의사는 이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2편 참고)




이 상황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들을 의사가 아닌 고소득자로 바라보는 것이다.




그들이 내린 진단이 맞는지, 치료 방법은 적절한지, 처방약은 무엇인지


적극적이고 비판적인 눈길로 감시하고 공부해야 한다.




예시를 들어보자.


집 인테리어를 할 때, 수 천만 원 이상하는 돈을 쉽게 맡기지 않는다.


인테리어 업자의 이력을 살펴보고, 또 인부가 공사를 제대로 하는지 살펴본다.


괜스레 커피를 사들고 공사 현장에 찾아가는 일처럼 말이다.


왜냐하면 인테리어 인부가 입은 작업복에는 히포크라테스 선서가 담겨있지 않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흰색 의사 가운에 직업적 사명감이 떨어져 나갔다면


의사는 돈을 아주 잘 버는 공사장 인부와 다르지 않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가 무겁다


의사를 비난하는 글이 아님을 강조하고 싶다.




의사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다.


은퇴하는 의사보다 신입 의사가 더 많으며


자기 병원을 여는 것도 정말 만만치 않는 일이다.


그들도 개원하면 누군가의 월급을 책임져야 하는 사람이다.




누구라도 "내가 의사면 돈을 위해 파업하지 않겠다"라고 쉽게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로 견뎌라"라는 말이 있듯


"흰색 가운을 입으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라고 할 수 있다.




그 사명감이라는 무게가 너무 무거워 벗어던질지 말지는


의사 스스로에게 달려있다.




과연, 의사가 느끼는 흰색 가운의 무게는 몇 kg 일까?


그리고 의사는 그 무게를 견뎌낼 수 있을까?




앞으로 상황을 잘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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