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봉천동잠실러 Mar 27. 2023

"어서 와. 신생아는 처음이지?"

예비 아빠가 준비해야 할 신생아 육아 준비물 & 팁

2023. 3. 27. (월)


예비 아빠를 위한 신생아 육아 준비물 & 팁


오랜만에 미용실에 갔는데 미용사님이 최근 아빠가 되셨다고 했다. 아내분이 곧 산후조리원에서 신생아와 함께 집에 오는데 첫 아이라 뭘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에 2년 전 내 생각이 났다. 나도 첫째 꿀떡이가 산후조리원에 있을 때 정말 막막했다. 출산을 하지 않는 남편이자 아빠의 입장에서 아내가 병원과 산후조리원에 있는 2~3주가 신생아를 맞이할 준비를 할 마지막 기간이기 때문이다.


막막해하는 미용사 분이 안쓰러워 머리를 깎으며 개인적인 경험담을 이것저것 말씀드렸는데, 혹시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도 미용사분과 같은 입장이신 예비 아빠가 계시다면 참고하실 수 있도록 개인적인 경험을 위주로 생각나는 대로 몇 가지 준비물들을 적어보았다. 부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참고로, 이 글을 통해 소개하는 제품들은 모두 내가 돈을 주고 사서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이른바 '내돈내산' 제품들이다. 또한, 이 글에 포함된 제품 링크들은 인터넷에서 임의로 검색한 것으로서 최저가를 포함한 어떠한 내용이나 정보도 보증하지 않음을 명확히 밝힌다.




1. 집 준비물 (거실, 화장실, 부엌)


1-1. 거실 혹은 안방 - 신생아 침대가 어디에 있는지에 따라 다름-


A. 에어컨, 공기청정기: 필수 (원격조작 가능제품 추천).


개인적으로 휴대폰 앱으로 기기들을 통합 등록해서 원격조종 할 수 있는 모델이 좋은 것 같다. 육아를 하면 생각보다 손이 없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나는 결혼하며 구매한 <삼성 무풍에어컨 2 in 1>을 사용 중인데, SmartThings 앱으로 원격조작이 되고 공기청정과 제습 기능도 내장되어 있어 요긴하게 사용 중이다.


B. 온습도계, 가습기: 겨울에 필수 (가열식 추천).


겨울에는 생각보다 집이 건조해지므로 아이를 키우는 집이라면 가습기가 거의 필수다. 모델의 경우 초음파식과 기화식도 써보았는데, 개인적으로는 현재 사용 중인 <조지루시 가열식 가습기>에 정착하게 되었다. 구연산 세척도 쉽고 가습력도 좋으며 가열하는 방식으로 위생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습기는 건조한 겨울에 주로 사용하는데 초음파식은 찬 공기가 나와 겨울에 부담스러운 반면 가열식은 따듯해서 온도관리 측면에서도 좋았다. 가열된 물이 흐르면 화상의 위험성이 있다고 하는데 조지루시 가습기의 경우 차일드락을 걸면 넘어져도 물이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좋았다. 단, 가격이 비싸고 국내판이 자주 품절된다.


온습도계의 경우 개인적으로는 냉장고에 부착할 수 있는 자석형이 수시로 확인하기 편하고 좋았다. 모델은 특별히 좋은 건 없는 것 같고 많이 사서 방마다 하나씩 두는 걸 추천한다.


C. 수유등, 홈카메라: 선택 (원격조작 가능제품 추천).


수유등과 홈카메라 모두 필수라기보단 가정마다 선택적으로 구비할 물품들이다. 개인적으로는 신생아 때보다 나중에 아이가 뛰어다니기 시작할 때 필요한 순간이 왔다. 미리 구매한다면 에어컨, 공기청정기와 같은 이유로 휴대폰 원격 조작이 가능한 제품을 추천한다. 나는 아래 두 제품을 지금도 잘 사용하고 있다.


D. 기저귀갈이대: 선택 (but, 개인적으로는 추천).


물론 기저귀갈이대가 별도로 없어도 바닥이나 신생아 침대에서 기저귀를 갈 수 있다. 그래서 필수가 아닌 선택이다. 하지만 신생아는 자주 기저귀를 갈아야 하는 점을 고려했을때 기저귀갈이대가 없으면 시간이 갈수록 손목과 허리가 아프게 되므로 구매를 추천한다. 나도 둘째 때는 기저귀갈이대 없이 해보려다 하루 만에 포기하고 중고로 사 왔다. 신생아 때 6개월 정도만 쓸 수 있으므로 신품 구매보다는 중고로 구매해서 깨끗하게 쓰고 다시 재판매하면 좋을 듯하다.


E. 수유의자: 선택.


국민 수유의자라고 불리는 <캠프밸리> 의자가 있는데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므로 신품 구매보다는 중고로 저렴하게 구매해서 써보는 것을 추천한다.


F. 시계, 거울: 선택.


신생아 육아를 하면 생각보다 시간을 확인할 일이 많다. 따라서 밤에도 잘 보이는 디지털시계를 거실과 안방에 하나씩 잘 보이는 곳에 설치하면 좋다. 또한, 초보 엄마나 아빠는 신생아를 안는 자세가 어색할 수 있기에 수시로 자세를 확인하거나 아이가 혹시 토하진 않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거울이 필요하다.


우리 집은 <플라이토 캘린더 벽시계>를 사용 중이다. 아내가 '달력 기능'을 원해서 구매 후 잘 쓰고 있는데 가격이 꽤 비싸다. 시간/날짜만 잘 보인다면 더 저렴한 다른 시계도 좋을 것 같다.


G. 아기 침대, 역류방지쿠션, 모빌, 손수건, 기저귀 등: 필수.


개인적으로는 아기 침대는 신품을 산다 하더라도 역류방지쿠션이나 모빌은 중고로 사도 무방할 것 같다. 역류방지쿠션은 어차피 겉에 보자기를 두르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모빌은 아이가 안 좋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선물로 들어오는 경우라면 상관이 없겠다.


손수건, 보자기 등은 사용하기 전 (1) 건조기로 먼지를 털고 (2) 세탁기로 세척 후 (3) 자연 건조해서 (4) 수시로 쓸 수 있게 별도 수납함에 정리해 놓으면 좋다.


기저귀는 초반에 1단계를 너무 많이 사놓지 말고 필요할 때마다 쿠팡배송으로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애들이 생각보다 빨리 크기 때문이다. 우리 둘째 찰떡이만 하더라도 20일 만에 5kg을 돌파하고 있다는...


1-2. 화장실 - 수도꼭지, 온도계, 욕조를 중심으로 -


A. 회전형 워터탭 수도꼭지: 필수.


신생아는 물티슈로만 엉덩이를 닦으면 쉽게 발진이 일어난다. 결국 엉덩이를 물로 닦아주는 게 제일 좋은데, 일반적인 수도꼭지는 물이 아래로 향하게 되어 있어 엉덩이를 닦기가 어렵다. 나도 첫째 꿀떡이 때는 일반 수도꼭지를 그냥 쓰다가 이번 둘째 때 아래 제품을 사보았는데 생각보다 편하게 잘 사용하고 있다.


B. 샤워 온도계: 필수.


신생아 목욕시킬 때 온도를 맞추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온도감지기능이 내장된 욕조 (예. 슈너글 욕조)를 구매하는 것과 다른 하나는 온도를 표시해 주는 온도계를 수전에 부착하는 것이다.


첫째 때는 나도 슈너글 욕조를 사용했는데, 이게 하다 보면 물을 받고 실제 목욕을 하기까지 시간이 꽤 지나며 물이 식는 것까지 고려하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둘째 육아 중인 지금은 샤워 온도계를 사용해서 온도를 미리 2~3도 높은 온도로 미리 받아놓는 방식으로 잘 사용 중이다. 


참고로, 신생아 목욕시킬 때 욕조 2개 (목욕용, 헹굼용)를 준비해야 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물이 식는 것을 고려해서 두 욕조의 온도를 달리 맞추어 준비해야 한다. 예를 들어, 목욕용은 40도, 헹굼용은 41도로 준비하면 목욕을 먼저 하고 나중에 헹굼을 하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둘 다 38도 정도로 맞춰진다. 만약 물 온도가 많이 걱정된다면 탕온계를 함께 사용해서 목욕 직전에 최종적으로 온도를 확인하는 것도 좋겠다.


C. 욕조: 최소 2개 필수.


위에서 언급한 <슈너글 욕조>도 첫째 때 선물 받아 잘 썼으나 아주 신생아일 때는 슈너글 욕조가 조금 수도 있다. 어차피 목욕용, 헹굼용으로 2개가 필요하므로 인터넷에서 '아기 욕조' 검색해서 상품평이 좋은 일반적인 타원형 욕조/대야를 2개 사서 사용 가능할 듯하다. 내가 구매했던 대야는 아래 제품이다.


1-3. 부엌 - 분유제조기/포트, 젖병소독기를 중심으로-


A. 분유제조기 & 분유포트: 필수.


분유제조기는 베이비브레짜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사실 첫째 분유 거부가 심해서 거의 사용하지 못했는데 둘째는 모유수유 중이긴 하지만 간혹 분유 보충이 필요할 때 잘 쓰고 있다. 완분이라면 필수 준비물이고 완모라고 하더라도 간간히 보충을 위해 어지간하면 중고로라도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단, 베이비브레짜 분유제조기 사용 시 40도의 멸균된 물을 넣어야 하므로 별도 분유포트가 필요하다. 분유포트는 100도까지 끓였다가 40도로 쾌속으로 식혀주는 기능이 있는 분유포트를 구매하면 더 좋다. 별도로 좋은 모델은 딱히 없는 듯하다. 참고로 분유포트 구매 후 사용 전 연마제 잘 닦는 것은 필수다.


B. 젖병소독기: 필수.


제품명은 '젖병' 소독기지만 젖병뿐 아니라 앞으로 소독할 것이 매우 다양하고 많으므로 꼭 필요한 제품이다. 나는 유명한 <유팡> 제품을 잘 사용하고 있다.



2. 차량 준비물


2-1. 새로 차량을 구매하는 경우 (SUV v. 세단)


승차감이 우선이라면 '세단', 부모 허리보호 및 적재 용량이 중요하다면 'SUV'을 선택하면 될 듯하다.


나는 첫째가 태어나고 SUV를 구매했는데 개인적으로는 만족하고 있다. 카시트 태울 때 허리를 덜 굽혀서 좋고 중고거래를 하거나 여행을 갈 때 짐이 많이 실려서 좋다. 물론 승차감은 사실 SUV가 세단을 이길 수 없지만 다행히 꿀떡이는 태어날 때부터 익숙해서인지 차에서 잘 잔다. 찰떡이는 어떨 것인가... 


아. 만약 첫 아이를 기다리며 차량을 새로 구매하고자 한다면 꼭 아내가 뒷자리에 타서 직접 시승을 해보기 바란다. 아이가 어릴 때는 아내도 앞자리보다는 뒷자리에 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내 아내의 경우에도 차를 구매하고 앞자리에 2~3번 밖에 못 타봤다는 슬픈 현실...


2-2. 카시트 구매는 필수


출산까지 시간이 있다면 베이비 페어에 가서 직접 설명을 들어보고 비교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인터넷 대비 '사은품'에서 차별화가 꽤 이루어질 수도 있고 카시트 제조업체별 장단점도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나는 출산 3개월 전쯤 일산 킨텍스 베이비 페어에서 모든 모델에 대한 설명을 듣고 현장에서 루미 제품을 구매했는데 지금까지 큰 문제없이 잘 쓰고 있다. 360도 회전도 잘 되고 각도 조절도 잘 되는 편이다.


다만, 위 제품을 실제 사용하면서 느낀 유일한 단점이 있다면 분리세척이 어렵다는 점이다. 사실 판매하시는 분이 이 모델은 '분리세척할 필요 없이 물걸레나 물티슈 만으로도 간편하게 세척'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셨는데, 실제로 카시트를 사용해 보니 분리세척이 종종 필요할 정도로 아이들이 카시트를 더럽게 쓴다. 이 모델은 분리세척을 하려면 아예 부품을 분해해야 하는데, 안전과 관련된 제품을 공식업체가 아닌 청소업체가 분해하는 것이 영 찝찝해서 아내와 내가 집에서 최대한 깨끗이 닦으며 관리하고 있다. 이런 현실을 미리 알았다면 애초에 분리세척이 용이한 모델을 구매했을 것도 같다.


참고로, 구매 시 바구니 카시트를 사은품으로 받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바구니 카시트는 신생아 때만 쓸 수 있어 중고 매물이 매우 많다. 만약 다른 사은품을 선택할 수 있다면 그걸 고르는 게 낫겠다.


2-3. 후방거울 및 햇빛가리개 등은 선택


아이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 초반에 카시트 거부가 강력하게 올 수 있다. 첫째 꿀떡이의 경우도 초반에 카시트만 태우면 엄청 울었는데, <후방거울>도 앞에 놓아주고 창문에 <햇빛가리개>도 설치해 주는 등 초반에는 아이를 최대한 편하게 해주는 수밖에 없다. 꿀떡이는 <차량 블루투스>로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주는 것도 도움이 되었는데, 영상은 시력에도 안 좋고 멀미도 많이 같아 아직까지도 잘 보여주지 않는다.


아. 그리고 꿀떡이는 엄청 많이 울 때 <말 따라 하는 선인장 인형>으로 잠깐 얼을 빼놓은 적도 있었다.


그런데 사실 카시트 거부는 무슨 짓을 해도 오는 아이들은 온다고 한다. 결국 아이가 적응할 때까지 상황에 맞게, 그리고 아이에 맞게 잘 버텨내시길. 건투를 빈다.




글을 맺으며


처음엔 떠오르는 대로 몇 가지만 간단히 적으려고 했는데 적다 보니 계속 생각이 나서 내용이 많아졌다.


사실 위 내용은 신생아를 맞이할 때만 한정되어 떠올려본 것이고, 앞으로 아이가 조금씩 크면서 더 많은 것들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신생아에 대한 글을 쓰다 보니 첫째 꿀떡이 때가 새록새록 생각나서 신기하고 좋으면서도, 지금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둘째 찰떡이는 대부분 첫째 것을 그대로 물려받았다는 생각에  뭔가 미안하기도 하다. 글을 쓰는 지금도 꽃무늬 옷을 입고 있는 우리 아들... (눈물 스윽)


아무쪼록 이 글을 읽는 예비 아빠 분들에게 위 내용 중 하나라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본다.




P.S.  


글을 쓰기 전에 아내에게 '신생아 육아 때 남편이 준비해야 할 것'이 뭐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했다.


"예민한 귀, 가벼운 엉덩이, 그리고 빠른 손."


....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빠른 손에서 탈락

이전 15화 아이가 떼를 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