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식동물옴니보어색
2024부산지속가능발전대학의 첫 수업날이었다.
오랜만에 일반 시민들이 듣는 수업을 신청했다. 반신반의로 수업을 들으러 퇴근하는 시간에 학교로 향했다.
익숙한 곳이지만 낯선 사람들과 함께 2시간을 보낸다고 하니 새로웠다. 앞으로 한 달 동안 일주일에 2번씩 총 7번의 일정이다.
어떤 사람들이 오는지 궁금하기도 했고 어떤 것을 이야기하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거의 딱 맞게 5분 전에 도착했다. 헉!!!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니... 수업을 듣는 입장에서 제일 뒤에 앉아보기는 또 처음이다.
키가 작아서, 눈이 잘 안 보여서 목이 아파도 매일 제일 앞자리는 내 자리였는데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많은 것인가. 모두 일을 하고 온 것일까. 정년퇴직을 하고 온 것일까. 궁금증을 뒤로하고 받은 책을 뒤적이며 자료들을 보고 있었다.
대부분이 40대 후반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 60명 정도가 왔다.
책 안에 교육 대상은 시민, 공무원, 시의원, 기업인,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교육자, 마을 활동가, 협의회 위원 등 지속가능발전에 관심 있는 부산시민 50여 명이었다.
매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모였는데 겉모습만 보고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짐작이 안된다.
이름표 명찰을 달고 있지만 아는 사람이 거의 없네.... 추최 측 학장님과 교수님 밖에...
안타까운 것은 젊은 사람들은 많이 없다는 것이다.
다들 어디로 갔을까.. 증발해 버린 걸까..
여기에 온 사람들은 "지속가능발전대학"에 어떻게 오게 된 걸까.
본인의 일에 도움이 되어서일까. 진정 올바른 삶의 질을 위해 공부를 하러 온 것일까.
노니 머 하니 공부라도 하자는 생각에서 온 것일까.
어찌어찌 두 시간이 흘렀다. 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 여러 생각에 대한 힌트가 떠올랐다.
2025 트렌드 코리아 키워드 중에 "Omnivore(옴니보어)"라는 단어....
딱 지금 상황이 아닌가.
잡식동물들이 모인 것 같았다. 지식에 목마르고 다양성을 접하고 싶은 인간동물,
여러 분야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 결국 폭넓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일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겠지만 연구하고 있는 관심 있는 분야이기에 신청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동물이라고 하니 육식동물이 생각나더니 초원이 떠오른다.
여린 잔디와 잡초들이 자란 느낌의 드넓은 초원~
그 위에 열정과 이성을 가진 사람동물이 보라색에서 따뜻한 마음으로 붉은보라가 되었구나.
어제의 부마민주항쟁의날색 보라와는 또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배경으로 넓게 쓰임과 글로 날씬하게 쓰임은 다르리라.
(개인적인 고견으로 브런치에 글자 색 선택의 폭이 다양하면 참 좋겠다... 너무 폭이 좁으니, 잘 보이지 않는 노란색부터,, 아쉽다)
코로나시대를 겪고 보니 참 오랜만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한 것이,
N잡러 시대에 당연한 인종이다.
"개취(개인취향)"이 달라서 라이프스타일도 다르고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는 소비성향도 좀 잡을 수 없다.
디자인을 하는 사람으로서는 제안하기가 더 힘들어졌다.
이제는 "추측"이 불가능한 시대가 온 것이다.
예측과 실험의 결과가 자꾸 다르게 나타난다.
참 신기하구나..
모두 생각도 행동도 다르구나.
고정관념은 때야 한다더니 거의 사라져 가고 있구나.
남자도 육아휴직을 하는 것, 여자축구, 오락하는 70대 할아버지, 주식 공부하는 10대 등
오늘, 가장 큰 문이 떴다.
SUPER MOON~~~ 밤 8시 25분에....
달과 지구, 태양이 정확히 일직선이 되어 제일 크게 보였다고 했다.
밤하늘을 좋아하지만 공부를 하는 관계로... 보지 못했다.
큰 문으로 들어가기 위한 첫걸음을 했기에.. 뉴스로~ 사진작가님들이 찍은 달 사진으로 대신 위로한다.
아직 12시가 넘지 않았으니 소원을 빌어야지~~~
인생은 넓고 배울 것도 재미있는 것도 많기에... 살아 있음을 느낀다.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빕니다^^
(제 소원은 비밀입니다^^)
오늘, 나는 무슨 색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