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컬러코드 Jul 23. 2024

[초심잡기] 부산Blanc동백꽃색

순백의 굳은 약속, 초심으로 돌아가서 나의 역사를 기록해 볼까?

오늘은 부산의 랜드마크인 하버시티에 LCT 버금가는 아파트가 지어진다는 소문을 듣고 모델하우스를 방문하였다. 나는 지금껏 3번의 이사를 했다. 부모님이 집을 장만하셨을 때(주소지변경서류에서 봤을 때,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기억이 안 나지만 태어난 곳과 살아온 곳이 다름은 확실함), 결혼할 때, 청약 당첨되었을 때, 이렇게 이사를 적게 한 사람도 드물 것이다. 33년을 부모님 표 주택에 살았다. 내가 디자인을 하는 이유, 어릴 적부터 뚝딱뚝딱 책상이며 의자며 만들어주시고 지금은 심지어 편백나무까지 온 집안을 덮어놓으신 아버지와 자고 일어나면 그 좁은 집에 인테리어를 바꿔놓으신 어머니의 영향이 큰 것 같다. 결혼을 하면서 한 동만 있는 아파트에서 신혼을 지내다가 허니문으로 축복을 받아 3년 정도 뒤, 가족이 4명으로 늘어 정신없이 당첨된 새 아파트로 이사를 왔다. 다음번에 이사를 간다면 기존에 있던 짐들은 절 때 가지고 가지 않는 것이라는 교훈을 얻으며 나름 잘 살고 있다. 그래서 지금껏 방문했던 모델하우스는 직업상, 교육상 필요해서 갔을 뿐 투자의 목적이 아니었다. 물론 오늘도 마찬가지, 새로운 경제, 건축, 디자인, 조경, 어메니티, CMF(color 색상+Material 소재+Finish 마감의 약자), 부산의 미래 등을 공부하러 간 것이다.


젊은 사람들은 집을 사기가 힘들지만 경제가 발전하려면 재개발도 해야 하고 새로운 아파트도 많이 지어서 일자리 창출은 물론 경제 활성화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 같다. 부산은 L 시티, 메트로 시티, 하버 시티 등 빈부의 격차는 더 체감되는 하이엔드급의 시티가 구성될 모양이다. 이미 부산의 발전 계획에 한몫을 하는 듯, 그 이름하여 PRUGIO BLANC SUMMIT 74이다. 요즘은 어른들이 찾아오기 힘들게 이름을 어렵게 짓는다고 하였나! 디자인의 전공자로서 PRUGIO만 보더라도 대단히 잘 만든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GIO는 '땅(대지)'이라는 뜻과 음성이 같게 불리는데 '공간'을 뜻하는 "GEO"와 한글로 '푸르다'를 영어로 합성하여 "푸른 땅"으로 사람, 자연, 그리고 환경이 하나 된 차원 높은 공간을 의미한다. 로고는 초록색을 메인 컬러로 지역마다 지역 특색에 어울리는 아파트 색채계획이 진행되었다.

이렇게 브랜드 하나로도 색을 연상하며 영어의 꼬리에 꼬리를 물어 분석한 것을 아이들에게 설명을 해 준 적이 있는가? 저자는 별도의 공부를 시키지는 않지만 내가 알고 있는 선에서 자연스럽게 스토리를 전달하려고 매번 애를 쓰고 있다. 아직 아이들이 어려서 이 기나긴 레이스가 언제 끝날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프롤로그 이후, 첫 번째 연재 글인데 매우 강한 색보다는 연하디 연한 "블랑 써밋 74, 순백의 동백처럼 고귀하게 피어나다"라는 콘셉트처럼 세상 무엇과도 섞이지 않은 순백의 아름다움으로 세상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당신만의 삶을 꽃피우게 할 단 하나의 이름이라고 광고를 한다. 아파트 모형을 보니 제일 정점의 펜트하우스에는 동백꽃 모양으로 조형이 들어가 있다. 그 여린 꽃을 모티브로 하여 건축에 적용하다니 대단한 아이디어임에 틀림없다. 모델하우스에 들어가니 입구에서부터 흰 백색의 바지 정장을 입고 예쁜 언니가 안내를 해주는 것이 아닌가.. 그때까지만 해도 그냥 흰색 정장을 입은 예쁜 사람들을 면접 보고 배치했나 보다고 단순하게 생각했지, 왜? 흰색 정장을 입었을까..라는 물음까지 가지 못했다.


하지만 내부 인테리어 설명을 듣다가 아~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딱 맞다.

 'BLANC(순백의) | SUMMIT(정점) | 74(랜드마크 층수)'의 설명을 듣는 순간 그때부터 그 안에 모든 디자인 콘셉트가 한눈에 들어오면서 디자이너의 입장에서 아이덴티티의 통일성과 건축이지만 건물 모형의 색상, 소개해 주는 안내원들의 패션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디자인 설계에서 준비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꼭 브랜드 홍보같이 보이기도 하지만 이 경험을 첫 글로 쓰는 이유는 나의 초심을 잃지 않고 기억하고 싶어서이다. 유아용품은 흰색이 많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생명체, 고귀하고 소중한 생명체의 색상이다. 브런치 작가로 등단한 첫 번째 연재 글도 하얀색으로 순수하고 소중하게 잊지 못할 추억이 될 테니.. 초심을 잃지 말아야지.


하지만, 사실 흰색은 색이라고 할 수가 없다. 무채색 즉, 색이 없다. 명도로만 이루어져 있어서 흰색, 회색 단계, 검은색은 색이 없는 무색이라고 말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컬러리스트 자격증 시험에서는 꼭 필요한 콘셉트가 아니고는 무채색(흰, 회, 검은색)을 사용하지 말고, 색조에서 흰색 계열의 빨강, 회색 계열에서 노랑, 검정 계열에서 파랑 등 색을 지닌 무채색인 soft tone, light tone, pale tone 등의 색조로 표현한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가전제품 및 매일 가지고 다니는 휴대폰, 우리 일상의 발이 되어버린 자동차, 자전거 등의 색은 흰색, 회색, 검은색이 제일 많다. 이유는 무채색은 모든 색과 잘 어울리기 때문에 질리지 않는 제품의 기본 컬러라고 할 수 있다. 요즘 들어서 진주 백색, 아이폰의 매트 블랙 등 소재에 따라 무채색 이름들을 새롭게 지어서 그들만의 제품 마케팅에 활용하기도 한다.


BLANC라는 말은 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로 불어를 잠시 공부했던 나는 짐작은 했다. 프랑스 말로 "무색의 창백한, 흰 백색"의 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또 어디서 들어본 적이 없는가?

펜, 가죽제품, 시계 등의 명품 브랜드인 "MONTBLANC"에서도 볼 수 있다. 아, 그 로고에서도 흰색의 느낌을 찾아볼 수 있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였나. 너무 실감하고 있고, 내 주변 사람들에게 막 알려주고 싶다^^ 몽블랑이라는 명칭의 뜻은 프랑스어로 몽(Mont) "산"이 블랑(Blanc) "하얀색"의 뜻으로 '흰 산'이라는 뜻이다. 산 정상부를 만년설이 덮고 있는 것을 생각해 보면 절 때 잊지 못하는 브랜딩이다. 프랑스의 '샤모니몽블랑(Chamonix-Mont-Blanc)'이라는 마을도 있다. 높고 하얗게 눈 덮인 산봉우리를 가진 마을이라는 뜻으로도 해석되면, 몽블랑은 지역이름인 셈이다. 현재, 이런 의미가 사라질 만큼 속상한 것은 지구 온난화로 몽블랑의 빙하가 사라질 위기에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또한 제과제빵에서도 몽블랑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걸 알고 계시는지..

빵집에 가서도 몽블랑 빵을 찾아보시길 바란다. 쏠쏠한 재미가 있을 것이다. 스펀지시트에 머랭쿠키를 올리고 다진 밤을 섞은 상티이 크림으로 감싸 봉우리 형태를 하얀 크림으로 높게 만들어 먹음직스럽게 만든 빵이 몽블랑이다. 스타벅스에서도 볼 수 있으니 확인해 보시길^^


색상이야기에서 다양한 일상의 꼬리를 물고 떠나는 컬러여행이 너무 즐겁지 않은가. 이제는 동백꽃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부산여행에서 꼭 가봐야 할 장소는 동백섬이다. APEC정상회담이 이루어진 누리마루가 있는 그곳, 원래 섬이었지만 오랜 시간 흙이 쌓여 육지와 연결되어 지금은 해운대 마린시티의 메카가 되어버린, 시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건강한 공원이 되어버린 동백섬, 그 이름의 유래는 겨울과 봄 사이 붉은 동백꽃이 말발굽에 푹푹 밟힐 듯 흐드러지게 핀다 하여 유래되었다. 동백꽃 하면 무슨 색이 떠오르는가?

새빨간 매력적인 빨간색에 노란색 수술이 떠오를 것이다. 저자도 물론 동백 하면 어릴 적 옆집에서 피고 지는 동백꽃을 많이 봐와서 빨간색으로만 기억 속에 있다. 기다림, 애타는 사랑의 뜻을 가지고 있는 동백꽃.

크게 빨강, 분홍, 하얀색의 동백꽃이 있는데 빨강의 동백꽃의 꽃말은 '누구보다 그대를 사랑합니다', 분홍의 동백꽃은 '신중, 당신의 아름다움', 하얀 동백꽃은 굳은 약속, 손을 놓지 않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김유정의 단편소설 <동백꽃>에서는 노란 동백꽃을 말하고 있다. 강원도 고향에서는 생강나무꽃을 '동백꽃'이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우리 민요 <정선아리랑>에서도 "아우라지 뱃사공아 배 좀 건너 주게. 싸릿공 올동박이 다 떨어진다"라는 노랫말에서 '올동박'이 노란 동백꽃이다. 그리고 <강원도아이랑>의 첫 두 구절의 "아주까리 동백아 열지 마라"라는 가사의 아주까리 동백도 생강나무라는 말이 전해진다. 대중가요인 <소양강처녀>의 2절 노랫말에도 동백이 나온다. 매번 아이들의 책을 읽어주거나 말을 전달할 때쯤이면 40살이 넘어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부끄럽게도 너무 많다지금이라도 알게 되어 감사하게 생각하지만 말이다.


오늘 [부산Blanc동백꽃색]은 초심을 잃지 않고, 브런치스토리와 연재하기로 약속한 사실을 굳은 약속으로

다채로운 컬러 이야기가 어른들에게 구전으로 전달되어 아이들에게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으실 분들의 손을 놓지 않음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순수하게 높은 정상을 향하여 앞으로 전진!!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여러분은 이사했던 기억, 몽블랑 브랜드의 기억, 몽블랑 케이크의 맛, 부산동백섬의 추억, 동백꽃말 등

어떤 스토리를 회상하셨나요? 오늘도 다양한 생각이 뇌리를 스치지만 이렇게 작은 단어, 형태 하나에도 파생되는 디자인과 브랜드 이야기, 색 이야기가 연결된다니 놀랍지 않나요? 서프라이즈~~~

끝으로 인구소멸 시대에 부산이 미래를 내다보는 도시전략에 멋진 랜드마크로 부상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부산에서 나고 자란 디자이너로서 기대되는 바이다.


오늘 당신은 어떤 추억을 떠올려보나요? 오늘 당신은 어떤 색인가요?



[*이미지 설명 ] --------------------------------------------------------------------------------------------------------

01 |  좌측 Lab는 CIE(국제조명위원회)에서 1976년 추천하여 균등한 지각적 특성을 가진 색채계.

L*a*b* 색 공간이라고 한다. RGB(빛)나 CMYK(인쇄)가 표현할 수 있는 모든 색역을 포함하며, 인간이 지각할 수 없는 색깔도 포함한다. 헤링의 4 원색(R-G, Y-B)을 기본으로 하며 좌표의 공간 속 부호가 매우 중요하다.

L*는 명도 L의 값이 높을수록 밝고 낮을수록 어둡다. a*의 공간에서 +a는 Red, -a는 Green/ b*의 공간에서 +b는 Yellow, -b는 Blue의 보색으로 인해 더 광범위한 색상의 범위를 연출 함.

02 | 보고 싶은 이미지는 검색하거나 상상에 맡긴다. 매일 보이는 색을 경험에 의하여 일상의 스토리로 재미있게 읽고 유익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최소의 색과 글로 표현된 핵심컬러 카드와 함께 연재 됨.

03 | 아이들에게 혹은 나에게 매일 자기 전에, 심심할 때 읽어주면 귀에 담고 있다가 갑자기 창의성을 발산하는 것을 보게 됨. 그때도 꼭 확인 댓글 달고 소통하면 글을 쓰는데 힘이 날 예정 임. (저의 아이들은 보름 읽어주니 이젠 궁금해하고 궁금한 색에 대해 요청도 합니다^^ 내가 읽고 바로 이해되고 암기가 되었다면 그냥 원래 알고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04 | 매일 읽고 오늘 나의 감정과 색 이야기로 댓글을 달고 함께 소통하여 잠깐의 힐링으로 마음을 치유하길 바람.



이전 01화 [프롤로그] 오늘, 네 마음은 무슨색이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