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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컬러코드 Jul 23. 2024

[관찰담백] 오늘은 무슨 빵 먹었어?

My name is Bread! 천연발효호밀빵색

입맛이 없고 간단하게 한 끼를 해결하고 싶을 때 빵을 산다. 즐겨 먹는다.

어릴 적 추억을 회상하면 매번  기계에 대만 왕 카스테라처럼 엄마가 직접 해준 빵만 먹어서 사실은 다른 빵 맛을 잘 몰랐다. 그 당시 제일 정성껏 사랑이 가득 담긴 음식들을 감사히 잘 먹은 덕에 지금 디자이너로서 밤 세미는 물론, 나름 기초체력이 좋은 이유인 것 같아 감사하다. 카스테라 한 판으로 40명은 충분히 나눠먹었으니 말이다~


이제 우리 가족들은 소시지빵을 제일 좋아하는 것 같고, 나는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치즈 빵을 즐겨 먹는다. 겉바속촉 베이글도^^ 소화가 잘 안되는 밀가루는 먹지 않는 게 좋다 하여 호밀빵을 준비해 봤다.

그런데 밀가루 빵이든, 호밀빵이든 피자든 빵은 구우면 왜 밀가루 흰색에서 미색으로 미색에서 노릇노릇 갈색에서 맛있는 갈색 빵이 되는 것일까?


빵이 익으면 갈색이 되는 이유는 마이야르 반응과 캐러멜화 반응인 두 가지 화학반응 때문이다. 단백질(아미노산)과 당(주로 환원당)이 고온(140도~ 165도 사이)에서 반응하여 일어나고 다양한 복합 화합물이 형성되면서 색은 갈색으로 변하고 코끝을 찌르는 맛있는 빵향기가 난다. 온도가 뜨거워지면 수분도 빼앗아가고 더 짙은 갈색이 되며 딱딱 해진다.

이제 보니 캐러멜화 반응이라는 이름처럼 빵이 구워지면서 캐러멜의 색을 나타내기도 하는 듯하다. 단순한 당류가 고온에서 분해되고 변형되는 과정으로 설탕이 녹고 갈색으로 변하면서 독특한 풍미과 색을 생성한다. 빵 반죽에 포함된 설탕이 고온에서 캐러멜화 되면서 갈색을 띠는 현상이다. 생각만 해도 맛있겠군(군침~)


그런데 천연 발효 호밀빵은 굽지도 않는데 왜 비슷하게 갈색이 되는 것일까. 이 또한 밀가루 반죽과 같은 반응이다. 호밀에도 단백질과 당이 포함되어 있어서 구워질 때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난다. 천연 발효 과정에서 생성되는 다양한 아미노산과 당이 이 반응을 더 활발하게 해 주면서 고온에서 캐러벨화가 되어 갈색을 띠게 되는 것이다. 호밀에는 밀보다 더 많은 효소(아밀라아제)가 포함되어 있어서 발효과정에서 더 많은 당을 생성하여 구울 때 마이야르 반응과 캐러멜화 반응이 더 잘 일어나는 이유이다. 또한 호밀은 자체적으로 더 진한 색소를 가지고 있어서 구운 후 더욱 진한 갈색을 띨 수 있다. 신기하게도 천연 발효를 할 때 생성되는 산(주로 젖산과 초산)은 빵의 pH를 낮추어 바이야르 반응을 더 촉진시키고 더 진한 갈색으로 구워지게 한다. 그래서 밀가루의 식빵이나 일반 빵들보다 호밀빵이 더 진한 이유인 것이다.


캐러멜화 반응은 알겠는데, 마이야르 반응(Maillard reaction)은 사람 이름을 본뜬 것. 어쩐지 조금 어렵더라..프랑스의 화학자 루이 카밀 마이야르에 의해 처음 발견되었고 그 이름이 붙어 마이야르 반응이 되었다.

프랑스의 의사이자 화학자로 단백질과 당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면서 아미노산과 당이 가열될 때 갈색 화합물이 생성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과정에서 색이 갈색으로 변하고, 독특한 맛있는 맛과 향이 형성된다는 것을 관찰하였던 것이 지금까지 불리게 된 유래이다. 그러고 보면 갈색이 아닌 빵은 없네?

이 마이야르 반응은 갈변현상과 맛과 향을 풍부하게 해서 고기, 빵, 커피, 흑맥주, 초콜릿(오우, 모두 갈색이군..) 등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 영양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연구대상으로 현대 요리와 식품 과학에서 널리 연구되고 활용되고 있다.


호밀에는 식이섬유가 밀가루의 2배로 많이 들어있고, 사과, 양배추에 비해 20배가 들어있어서 망간, 셀레늄, 트립토판, 인, 마그네슘, 단백질, 칼륨, 비타민B 등 영양소는 풍부하지만 칼로리가 낮아서 건강한 식사 대용으로 좋을 것 같다.

소화가 잘 안 된다고 느끼는 것은 체내 음식물 흡수를 느리게 하여 혈관을 건강하게 하고 혈관 질환 예방, 혈압을 낮추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식이섬유가 풍부해서 나쁜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막는데 도움을 주고 조금만 먹어도 포만감 충족, 다이어트, 비만 치료에도 도움을 준다.


이렇게 건강한 재료의 빵은 많이 먹어도 되려나...

간편히 우유와, 커피와, 주스와의 궁합은 또 나의 몫이구나..


우리나라는 주식이 빵은 아니지만 군데군데 빵집이 많이 보이는데,, 빵의 맛있는 향기가 나면 밀가루의 빵이 갈색이 되는 이유를 되세김질 하며 주변사람들에게 얘기해 보세요.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나의 지식이 되었다는 증거예요.

웰빙, 힐링 트렌드를 타고 세계적인 건강식품으로 자리 잡은 호밀빵,

"호밀밭의 파수꾼"처럼 내 주변을 지키고 담백한 깊은 갈색의 사람이 되길 오늘도 소망합니다.


방부제 없이, 발효의 화학적 반응으로 순수하게 맛있는 맛을 내는 이유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오늘의 사랑과 관심, 관찰로 우리는 이렇게 무르익어가는 것은 아닐까...


오늘 나는 무슨 색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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