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미술침묵이금색
색채는 건반이고 그것을 보는 눈은 하모니다.
영혼은 많은 줄을 가진 피아노이며 예술가는 영혼을 울리기 위해
그것을 연주하는 손의 역할을 한다.
칸딘스키가 말합니다.
칸딘스키는 공감각적 경험을 통해 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한 대표적인 러시아 추상 화가입니다.
그의 작품 ‘최후의 심판’은 음악적 요소와 시각적 표현이 결합된 사례로, 추상적인 색과 형상이 조화를 이루어 관람자에게 깊은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칸딘스키는 음악을 그림으로 ‘번역’하며, 소리가 색으로 변환되고 리듬이 형태로 나타나는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했습니다.
음악을 들으면서 어떤 이미지가 연상된 적이 있으셨나요?
미술작품을 감상하면서 떠오르는 음악이 있으셨나요?
글을 읽으면서 향기를 맡은 적이 있으셨나요?
공감각은 한 가지 감각이 자극되었을 때 다른 감각이 동시에 활성화되는 신경학적 현상입니다. 예를 들어, 특정 음악을 들을 때 특정 색상이 떠오르거나, 단어를 볼 때 고유한 색이 느껴지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칸딘스키는 음악을 들을 때 색과 형상을 떠올리는 공감각적 능력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를 그의 회화 작업에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아마도 칸딘스키의 '최후의 심판'이라는 작품보다 '구성'시리즈가 더 익숙하실 수도 있습니다. 제 메인사진도 칸틴스키의 '동심원이 있는 사각형'이라는 작품입니다. '구성'시리즈 또한 소리를 들으면서 떠오르는 이미지를 그림으로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공감각적 접근은 예술의 다양한 분야에서 발견됩니다. 스크리아빈(Alexander Scriabin)과 같은 작곡가는 음악에 색채를 결합한 작품을 창조했으며, 현대에 이르러서는 멀티미디어 아트가 공감각적 표현의 한계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예술가는 관객에게 단순히 보거나 듣는 것을 넘어, 감각 간의 융합을 체험하게 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지요.
오늘날 공감각적 표현은 디지털 기술을 통해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구현되고 있습니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은 관람자에게 시각, 청각, 촉각이 통합된 몰입형 경험을 선사하며, 음악과 영상이 결합된 퍼포먼스 아트는 감각 간의 상호작용을 극대화합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TV영상들, 영화도 모두 공감각을 요구하는 환경이라고 말할 수 있지요.
칸딘스키 시대의 추상미술은 우연히 발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칸딘스키가 어느 날 자신의 화실에서 아름다운 그림을 보게 되었는데, 바로 자신이 그린 그림을 거꾸로 돌려놓은 것이지요. 순간 그림이 뒤집혀 형태를 알아볼 수는 없어도 색과 구성만으로 느낌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감정과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추상미술로 표현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위의 최후의 심판은 누군가의 형상이 아니라 알 수 없는 선과 색상만 있을 뿐입니다.
오늘의 컬러카드는 그 수많은 인간의 감정에서 목표지향적이고 열정이 담긴 빨간색을 배경으로 선정하고, '침묵의 금'에서 받은 영감의 모티브로 글자는 금색과 비슷한 노란색으로 믿음을 상징했습니다. 선과 색으로 작품을 표현하였지만 말 그대로 추상적이기 때문에 해석하기 나름이지요.
어릴 적 멜로디언으로 연주한 기억이 있으신가요.
도레미파솔라시도에 빨주노초파남보의 스티커를 붙인 기억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냥 만들어진 스티커가 아닌 것이지요. 빛의 스펙트럼을 발견한 아이작 뉴턴(Isaac Newton)이 ‘도레미파솔라시’로 구성된 7개의 음계와 빛이 가진 색의 수를 동일하게 맞추기 위해 ‘빨주노초파남보’의 7가지 색으로 무지개의 색을 정의했습니다. 결국 빛과 음악 사이를 색으로 표현한 것이지요. 매우 과학적인 이야기입니다.
빛과 음악을 연결하고자 하는 노력은 1893년 알렉산더 리밍턴이 컬러 오르간(Color Organ)을 개발하기에 이르러 건반의 각 음마다 다른 색의 불빛이 나도록 만들어져 연주하는 음악의 음들을 시각적으로 표현해 주었습니다. 청각장애인들도 이를 통해 음악을 ‘볼’ 수 있도록 만든 것이지요.(*출처:음악과 빛이 만나면 벌어지는 일들 내용 일부)
소리는 참 신기합니다. 태아는 태어나기 전 뱃속에 있을 때부터 귀가 제일 먼저 발달이 된다고 하지요. 수정이 되면 사람의 형태는 아닌 콩의 형태인데도 심장은 띠고 말입니다. 사람이 죽을 때에도 귀는 제일 늦게 닫히기 때문에 임종을 맞이하는 사람들 앞에서도, 관에 들어가기 전까지 좋은 말, 못다 한 말을 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클래식을 듣고 자란 식물이야기들도 많이 들어보셨듯이 사람의 말에도 온도가 있고 높낮이의 힘이 있지요.
저는 어릴 적부터 음악에 관심이 많습니다. 어릴 적에는 거짓말을 많이 보태어 성악가가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디자인을 하고 있네요. 하지만 감각이 뛰어난 것은 아닙니다. 공감각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석사 졸업논문은 디자인전공이지만 음악에서 "크로스오버"라는 개념의 용어를 시각디자인에 적용한 첫 연구자입니다. 그래서 제 회사 이름에도 "크로스"라는 말이 들어갑니다^^
태어날 때부터 감각이 있는 사람만 예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조금 더 풍요롭게 살아가기 위해 음악, 미술, 체육 등의 예술은 빠질 수 없지요. 이제는 우리의 삶에 '디자인'도 빠질 수 없는 계획이 되었지요.
결론은 "관심과 노력만 있다면 즐기면서 발전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것이다"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물론 예술을 전공하고 그것을 업으로 하시는 분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상상하기 어렵지만 예술의 크로스오버가 저에게도 탄생을 했다고 말하고 싶네요.
새해를 앞두고 올 해의 계획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세우셨나요. 저는 아직 추상적인 계획들만 한가득입니다.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다방면으로 목표를 향해 하루하루 즐겨야겠지요. 전공은 디자인이지만 내 인생의 디자인을 위하여 추상적인 계획은 무조건 글과 그림으로 정리해야 상상하는 꿈(이미지)이 현실로 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 같습니다.
침묵을 하고, 또 침묵을 하고 말입니다.
최후의 심판,
때로는 침묵이 더 많은 얘기를 합니다.
컬러카드를 보시면서 어떤 음률이 떠오르시나요?
바그너 음악과 스크리아빈 음악(아래 링크)을 들으며 고독에 잠시 빠져보렵니다.
*공감각에 대한 참고 자료*
*바그너, 로엔그린 1부, 2부*
*스크리아빈(Alexander Scriabin) 음악 감상*
*음악을 빛과 색으로 연주하는 이다희 작가작품*
*음악과 빛이 만나면 벌어지는 일들*
*그림이 들리다 AI작품 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