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컬러코드 Aug 05. 2024

[다른관점] 투명하고, 똑소리 나고, 경쾌해.

슈베르트가곡송어색

상쾌한 아침에 참 듣기 좋은 음악이다. 슈베르트 피아노 5중주 Op.114. '송어' 4악장.

https://youtu.be/NF9DrUXowBo?si=DSfZ2oz07BqhzZJE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나의 식물들에게 분무기로 물을 주며 인사하고,

맑은 시냇물이 힘차게 돌미끄럼틀을 향해 아래로 아래로 흐르는 장면~

토스트와 모닝커피를 마시며 긍정적인 아침을 시작하는 상쾌한 하루의 시작.

난 경음악을 좋아한다. 하루종일 들어도 100만 번 들어도 질리지 않고 새롭다.


(1절)

거울 같은 강물에 송어가 뛰노네

화살보다도 더 빨리 헤엄쳐 뛰노네

나그네 길 멈추고 언덕에 앉아서

거울 같은 강물에 송어를 바라보네

거울 같은 강물에 송어를 바라보네


(2절)
젊은 어부 한 사람 기슭에 서서

낚싯대로 송어를 낚으려 하였네

그걸 내려보면서 나그네 생각엔

거울 같은 물에선 송어가 안 잡혀

거울 같은 물에선 송어가 안 잡혀


(3절)

젊은 어부는 마침내 꾀를 내어 흙탕물을 일으켰네

아~그 송어 떼가 모여들고 이윽고 송어는 낚여 올렸네

마음 아프게도 나는 그 보았네

마음 아프게도 나는 그 보았네


31살에 생을 마감한 슈베르트가 20살 때 작곡한 곡이다. 놀랍지 않은가.

나의 20살을 떠올려본다. 차마 부족했던 그 시절이 속상하여 지금껏 견뎌온 나에게 수고했다고,

고맙다고 말하지만 맑은 강물의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는 송어를 노래한 시인 슈바르트도 대단하고,

슈베르트의 작곡까지 더하여 얼굴 모르는 나도 노래할 수 있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특히, 독일 시인 크리스티안 슈바르트의 시에 작곡했다는 사실이 더 리스펙이다.


"신은 슈베르트에게 짧은 삶을 허락하는 대신에 시를 대하면 즉석에서 악보로 옮길 수 있는 직감력을 주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1,000여 곡이 넘는 곡을 작곡하였고, 그중 603곡이 가곡이다.

그래서 가곡의 왕으로 불린다.


중학교 때 슈베르트의 곡을 처음 접한 것 같은데 분명 '숭어'였다. 일제강점기 이후 내가 학교를 다닐 때까지도 '숭어'였는데, 숭어와 송어가 다른 어종일뿐더러 표현이 잘 못되어서 2010년도에 '송어(Die Forelle)'로 정정되었다. 피아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의 5중주로 2년 뒤 사람들의 권유에 이해서 실내악으로 디벨롭되었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자기만의 색으로 다양하게 연주를 하고 있다. 고등학교 때에는 합창부였는데 이 음악으로 합창대회도 나갔던 것 같다.


송어는 연어과에 속하는 민물고기로 슈베르트가 가곡에서 말하는 물고기이다.

숭어는 바닷고기라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랐고 생김새도 다르다. 맑은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며 유쾌하게 뛰노는 송어를 낚시꾼이 잡으려 하니 주의하라고 하지만 결국 속임수에 세상을 원망하는 조금은 익살스러운 음률을 노래한다. 꼭 우리들의 철없는 시절, 순수한 시절을 가볍게 표현한 음악처럼도 들린다.


안단티노(Andantino)의 빠르기에 4분의 2박자, 라장조로 되어있고 5개의 변주로 구성되었다.

내용도 익살스럽지만 듣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을 하게 만드는 가볍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깊은 음악인 것이다.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오스트리아 작곡가 '프란츠 페터 슈베르트(1897~1828)'는 모차르트나 베토벤과 비교하면 음악적으로 미성숙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나이를 생각하면 어린 나이에 그 음악성은 가히 천재적이라 할 수 있다. 교장선생님의 아버지 밑에서 자라 집에서는 교사가 되길 원했지만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작곡에 몰두했던 가난한 작곡가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음악이 있어 행복했던 그의 마음이 음악에서 강렬히 전해진다.


나이를 불문하고 전문가로 인정해줘야 하는 업적은 많이 남긴 슈베르트에게 멀리서나마 전해지지 않을 박수를 치며 순수하고 맑은 에너지의 연노랑에 연어와 같은 열정으로 맑은 강을 헤엄처 올라가는 여린 금빛색을 조심스레 선물한다.


악동같이 맑은 물에서 송어가 안 잡히니 흙탕물을 일으키고, 결국 송어를 잡는 낚시꾼들의 교활함을 빠르고 재미있는 운율로 교묘하게 묘사하여 즐겁게 뛰어노는 송어의 움직임으로 들리지만 그 속에는 흥분과 초조함이 함께 섞여있다. 마치 우리들의 하루처럼 묘사된 느낌이라 중, 고등학교 때 들었던 음악과 지금의 음악은 또 다르게 해석된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미꾸라지처럼 나를 방어하여 요리조리 피하고 햇살 한 모금, 물 한 모금,

산소한모금씩 하며 행복한 하루 되길,


송어 음률에 맞추어 스타카토로 노래한다.

초심을 잃지 말자고^^


나는 오늘 무슨 색인가요?



이전 15화 [박수쳐봐] 느린 기적을 만들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