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상징에펠탑색
기후 위기로 더더욱 무더운 2024년 여름, 파리 올림픽이 한창이다.
물론 누구나 에펠탑(Eiffel Tower)은 프랑스 파리의 상징이라고 잘 알고 있다. 파리를 한 번도 가보지 않아도 우리나라는 '파리바게트(일명 파바)'에서 에펠탑을 그래픽 로고로 만들어 프랜차이즈 하고 있기 때문에 어릴 적부터 세뇌교육이 잘 되어 있다. 시대가 바뀌었고 문화와 니즈가 바뀌고 있기 때문에 파바에서는 로고에서 과감하게 에펠탑을 빼고 알파벳 PB로 사용하기로 했다. 개인 대표이기 때문에 비용을 지불하고 바꾸는 외부 간판부터 디자인 관련 모든 것들이 바로바로 통일되지 않고 로컬에 따라 다르다. 천천히 모두 바뀌겠지.
프랑스혁명 100주년을 기념하는 1889년 파리 만국박람회(엑스포)를 기념하기 위해 건축되었다.
파리 마르스 광 안나톨 5가(5 Av.Anatole)에 위치하여 1887년에 완공되었다. 본체는 철로 된 블록 구조로, 약 330미터(1083피트)이다. 그 당시 "철"이라는 소재로 크라이슬러 빌딩이 완공되기 전까지는 제일 높은 구조물이었다.
원래는 20년 후에 철거될 예정이었지만, 에펠탑은 20년 간 에펠탑에서 나오는 수익의 독점권을 인정받았다. 건설비가 굉장히 많이 들었는데, 그 대부분을 에펠이 냈기 때문이다. 에펠의 예상대로 3년 만에 투자비를 다 뽑아냈다.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그냥 철거하기에는 너무 아까웠던 에펠의 설득과 송신탑으로 활용할 가치가 있어 한 프랑스 육군 고위층의 결정으로 살아남게 되었고, 그렇게 쭉 있다 보니 결국엔 어느덧 파리 시는 물론 프랑스 전체의 상징이 되었다. 이후 프랑스 육군의 결정대로 1914년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통신 중계탑으로 잠시 쓰이다가, 1925년 첫 라디오 방송을 시작했고, 이후 TV 방송용으로도 쓰여왔다.
실제로 파리에 가서 에펠탑을 보면 높이부터 주변 건물과 이질적인 분위기이다. 자유의 여신상과 비교하여 "저거 무너지면 사람 다 죽는다"는 일반인들의 공포, 그리고 "뼈대만 앙상한 저딴 건물이 파리에 있는 걸 참을 수 없다!"는 예술가들의 항의가 있었다. 덤으로 "비쩍 마른 피라미드"라는 혹평과, "예술의 도시인 파리의 미관을 망치는 흉물"이란 소리도 들었다. 흉물이라고 생각하는 예술가는 파리를 떠나는 경우도 있었다. 주변 건물은 모두 육중한 석조 건물 양식인데, 에펠탑은 선으로 이루어진 철탑이기에 더욱 대조된다.
당대의 파리는 석조 건물들만 즐비한 도시였으며 그중에 홀로 이질적인 에펠탑은 충분히 혹평받을만했었으며 시간이 지나 기차역 등 많은 거대 시설들이 에펠탑과 같은 철골 구조를 사용하여 지어지고 나서는 그럭저럭 도시 미관에 녹아들어 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당시 시대 자체가 석조 건축에서 철과 유리, 콘크리트 건축이 막 도입되던 시기였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에펠은 자신보다 더 유명해져서 질투한다고 했지만 토머스 에디슨도 이걸 보고 신의 기술이라고 극찬했을 정도의 건축물이었다. 질투는 났지만 전문가들은 대담한 추진력에 속으로 부러움의 박수를 보냈으리라. 참고로 토머스 에디슨은 에펠 탑에 설치될 엘리베이터를 설계했다. 겨우 20년간 쓰고 해체할 건물을 짓기 위해 수천 장의 도안을 만들 만큼 정성을 쏟았는데 이후의 기준으로 보아도 수준급이라고 한다.
2022년 7월 4일, 프랑스 언론을 통해 에펠탑이 빠르게 부식되고 있으며 전반적인 보수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긴 기밀 보고서가 유출됐다.
프랑스 잡지 <마리안>이 입수한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에펠탑 표면의 전체 페인트층 가운데 단 10%만이 견고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에펠탑에서 884개의 결함이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에펠탑을 폐쇄하고 전면적인 수리에 나설 것을 권고했으나, 에펠탑 운영사를 소유한 파리 시의회는 이를 무시했고, 심지어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인해 에펠탑 출입이 8개월 동안 중단됐을 때도 파리 시의회는 에펠탑 보수에 착수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마리안>은 "에펠탑을 폐쇄할 경우 초래될 관광 수입 감소를 우려해 전면 보수를 선택하지 않은 것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사실 겉에 아무것도 씌우지 않은 철골 구조물이 야외에 그대로 노출된 상태에서 130년 이상이 지났으니 녹슬지 않는 것이 이상한 일이다. 에펠탑은 강철 골격에 엄청난 양의 페인트로 도색되어 있는데, 페인트를 다시 채색하는 일에 페인트 값만 몇십억이 사용된다고 한다.
에펠탑은 사기꾼에 의해 2번 팔려나갔다. 빅토르 루스티히가 그 주인공. 파리의 사업가들을 불러놓고 "에펠 탑의 유지비가 많이 나간다"며 "에펠 탑을 철거하면서 나오는 고품질 철골을 팔겠다"라고 속였고, 첫 번째 사람은 속았으나 부끄러운 나머지 신고하지 않았고, 2번째 사람은 속은 걸 알자마자 바로 신고했다고 한다. 체포되진 않았지만 프랑스의 모든 사람이 이 사기방식을 알게 되어 3번째 사기는 나지 않았다.
심리학 용어 중에 '에펠 탑 효과'라는 용어가 있다. 특정 대상에 대한 특별한 인식이 없어도, 대상이 수용체에게 많이 노출되고 그 대상과 오랫동안 함께 지낼수록 그 대상에 대해 호감을 지니게 된다는 이론이다. 처음에는 파리 시민들에게 무수한 욕설과 비판을 받다가, 시민들과 제2차 세계대전도 겪고 파리의 역사와 동고동락하면서 함께 지내다 어느새 시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게 된 에펠 탑의 상황에 빗대어 표현한 용어이다.
2024 파리 올림픽을 준비하며 2024년 6월 7일 폭 29m에 높이 13m 오륜기 모형이 4대의 크레인이 동원되어 에펠탑 중심부에 설치되었다. 또한 에펠탑의 엘리베이터를 개보수하는 과정에서 나온 폐철은 올림픽 메달의 재료로 쓰였다.
프랑스 및 파리의 상징이자 워낙 국제적으로 유명한 건물이다 보니 모방한 건축물들도 많다. 우선 미국 라스베이거스에는 1999년에 세워진 절반 크기(165m)의 레플리카가 있다. 패리스호텔의 부속 건물. 미국 텍사스주에는 패리스 (Paris)라는 소도시가 있는데, 여기에 카우보이모자를 씌운 작은 에펠 탑을 세워 놓았다. 중국에서도 2007년 항저우 인근 텐두청에 에펠탑 레플리카를 조성하였다. 파키스탄의 라호르 인근의 바흐리아에도 모조품이 있다. 일본에서는 에펠 탑을 모방해서 도쿄타워를 만들었다.
이렇듯, 파리 에펠탑은 어린이들도 다 아는 랜드마크의 상징이 되었다.
건축물을 공부하고 그 당시의 역사와 지금의 현재에 위치한 상황을 공부하고 직접 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걸어서 가더라도 도둑질을 하라 갈지언정 줄을 서서 입장료를 지불해야 하는 경제적으로도 매우 명실상부한 유의미한 건축물이다. 너무 긴 역사를 모두 다 언급할 수는 없지만 꼭 기억해야 할 내용과 색감 등을 다시 되새기며 우리나라의 랜드마크 상징물에 대해서도 회고할 필요가 있다.
건축가 구스타브 에펠의 이름을 딴 에펠탑은 미술가 구스타브 클림트, 음악가 구스타브 말러와도 연관성이 있어 보인다. 그 광장과 맛있는 음식들, 매우 밝은 조명의 야경들.. 전문가의 시도가 누군가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의지로 지켜냈기에 지금까지도 현존할 수 있었던 그 뚝심에도 기립 박수를 보낸다.
명품은 오랜 세월이 지나 수정 보완되고 다듬어져서 질적으로도 서비스적으로도 "가치"를 발휘한다.
그 가치의 기적은 절 때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찮다고 생각되는 일이라도 매일 조금씩 꾸준히 하다 보면 결국 느리더라도 "기적"이 일어나는 것을 느낄 것이다. 절 때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닝기적!
2024 파리 올림픽 개막식은 여느때보다 뮤지컬적이고, 역동적이고, 예술적인, 평등한, 역사적인 느낌이라 감동이었다.
무더운 여름, 에어컨과 함께 간식을 먹으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파리 올림픽 경기를 시청하며
느린 기적을 만들어보자.
나도 벌써 파리에 다녀온 지도 10년째이다. 그 때의 젊음, 부족함, 10년이 지나도 사랑받는 에펠탑을 보니 무언가 도전정신이 깨어나는 듯하다. 누군가 다들 자신의 기준에서 다양한 관점으로 해석하고 평가하며 알록달록한 색상의 기억의 나래를 펼칠 것이다. 나도 Again 파리여행을 꿈꾸며...
8번 넘게 본 레미제라블 영화 및 뮤지컬, 4번 본 노트르담 파리 등의 프랑스 역사와 영화가 뇌리를 스친다. 오늘 하루도 나의 역사는 계속 되리라.
오늘 당신의 색은 무슨 색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