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은 언제나 갑작이

#일기#청춘#글

by 공영

우울은 언제나 그랬듯이 갑작스레, 예고도 없이 찾아 온다.


어제, 나는 내가 비로소 내 멘탈을 쥐락펴락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며, 친구에게 이야기를 했었다.


"나나, 멘탈은 정말 종이 한 장 차이인 것 같아."


우울과 행복의 경계가 내가 마음 먹기에 달렸다며, 이제야 비로소 내 마음을 잘 다룰 수 있게 되었다 생각을 했다.

역시나 어리석은 생각이었을까. 요 며칠, 무탈하게 하루하루를 보내서 그랬을까. 일을 하며 웃는 내 모습이, 진짜 내 모습이라고 착각을 했던 것일까. 내가 나를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내 모습에 가두었던 건 아닐까. 알맹이는 그렇지 않으면서.


나는 정말 괜찮았었다. 약발이 이제 다 떨어진 것일까. 밀려왔다. 그제도, 어제도, 오늘도 똑같이 퇴근 후 열시가 될 즈음, 아이를 업고 재우러 밖으로 나가 똑같이 노래를 불렀다.


"달, 달, 무슨 달, 쟁반 같이 둥근 달... 바람이 불어 오는 곳, 그곳으로 가네... 붕붕붕 아주 작은 자동차..."


아파트를 몇 바퀴나 돌았을까. 오늘 따라 유난히 울컥이는 목소리를 삼키기에 급급해하며, 촛점없는 노래를 이어갔다. 행여 나의 아이에게 울먹이는 목소리를 들려줄까. 이미 내 안에 있었을 시절, 세상의 온 슬픔과 고통을 보게 된 아이에게 더는 보여 주고 싶지 않았다.


마음이, 낫지를 않는다. 언젠가 내게 다 낫게 해준다던 이는 내 손을 놓았고, 언젠가 나를 행복하게 해준다던 이는 나를 기만했다. 모든 걸 절대 타인에게 기대어서는 안 됨을 알지만, 이런 날엔 기대고 싶어진다. 기댈 곳도 없으면서 말이다. 온전히 내가 견뎌야 하는 내 몫인데, 역시나 변함없이 무겁.다.


병원에 가기엔 사실 지금은 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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