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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영 Apr 05. 2020

일기-그때와 같은 마음

#일기

이 감정에 대해 무어라 명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전에는 우울, 자괴 혹은 이와 비슷한... 단어들로 불렀지만, 지금 난 우울하지도 자괴에 빠지지도 않았으나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거리엔 봄이 오는 소리가 아니라 이미 충분히 봄인 장면들로 가득하다. 하늘의 높이가 달라졌고, 빛의 시간이 달라졌고, 앙상했던 가지엔 어느새 벚꽃이 만개했다. ... 이렇게 시간은 어느 틈에 벌써 ...

습관성 죽고 싶은 마음은, 애초에 나라는 사람의 디폴트 값이 평균적 영점보다 낮기 때문에 드는 기분일 것이다. 그려려니하지 않는 게 좋다고 하셨지만 그러지 않는 마음 또한 쉬운 것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나는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작지 않아 죽지는 않지 않을까. 짧지 않은 이 한 문장을 적어 내려 감에도 어느 한 음절에도 그렇지 않다는 확신을 실을 수 없다. 창호지 보다 잘 뚫릴 살가죽이다.

나의 일주일이 마무리되는 날이라, 입 안이 다 헐고 부을 정도로 몸이 따라주지 않아서, 곧 PMS의 기간이 다가와서 ... 그래서 그럴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꼭 다듬고 다시 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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