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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영 Oct 01. 2022

일기

#일기 #에세이 #단문

선생님, 저는 사는 게 진짜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버티는 게 삶인가요. 다들 죽고 싶어 하진 않던데, 전 왜 늘 살고 싶지 않을까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무엇이 즐거운지, 삶의 행복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응원을 해주는 사람이 있어도, 위로를 건네는 사람이 있어도 와닿지가 않습니다. 그들이 제 삶을 살아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겠지요. 저도 잘 살고 싶습니다. 십 년 넘게 그리던 바람인걸요. 저라고 어찌 삶을 잘 살고 싶지 않겠습니까. 선생님, 삶이 무겁습니다. 아직 제가 어려서 그런 걸까요. 등이 굽고 굽습니다. 삶이 제게는 맞지 않는 옷 같은 느낌이랄까. 삶이 이런 거라면, 살려내지 말지 그랬어요.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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