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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ㅡ바라기

#일상#일기#그림#에세이

by 공영
해바라기.2016

오늘 아이가 낮잠도 자지 않고 불도저처럼 돌아다니더니, 해가 제 일을 마치자 낮잠 아닌 낮잠에 들었다. (이대로 쭉 잤으면...)

그렇게 갑자기 찾아 온 시간에 해바라기 한 송이를 피웠다. 물감도 없어 몇 자루 없는 수채 색연필에 물을 발라 색을 입혔는데, 아무래도 물감을 사야겠다.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희안하게 내가 그리고 색을 입히면 탁해진다지. 어릴 때부터 그랬다. 예쁜 꽃을 그리고 싶었으나 망한 걸 이렇게 핑계대는 것이다.


요즘은 정말 바쁘고 바빠서 뭔가를 할 시간이 마땅치 않지만, 불행하다고 느끼지는 않으니 다행인 것 같다. 그래도 매일 조금씩이라도 책도 읽고 음악도 듣고, 나를 잃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우울증에 물구나무서기가 좋다고 해서 며칠 전 부터는 물구나무서기도 하고 있다. 잘 버티고 있는 것 같다.

잘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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