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의 결정 및 책임과 권한(13)
필자가 신입직원 때 사장은 멋있고 강하고 항상 보호해 줄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꼭 어릴 때 아버지처럼, 신병 때 대대장처럼 생각되었습니다. 정말 큰 사람처럼 보였고 가장 믿을 만한 사람으로 여겨졌죠. 회사에서 최고의 위치에 있는 사장도 직원들 앞에서 항상 강하고 침착하고 똑똑한 사람처럼 보이길 원합니다. 결코 약 한 모습을 보이려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는 달리 사장도 참 약하고 외로운 존재입니다.
사장은 항상 어려운 의사결정을 해야 합니다. 중요한 일에 결단을 내리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입니다. 누구에게 물어볼 수도 없고 떠넘길 수도 없죠.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이 내린 결정의 모든 책임을 홀로 져야 한다는 것이죠.
사장의 위치는 외롭고 고독한 것입니다. 누군가는 ‘외로움은 사장의 숙명’이라고 합니다. 외로움과 친해져야 한다고도 하지요. 그럼 사장이 외로울 때는 누가 위로해 줄까요? 어렵고 중대한 결 정을 할 때는 누구하고 의논할까요?
집에 가서 부인 또는 남편에게 위로 받을까요? 회사일도 같이 상의할까요? 그건 아닐 것입니다. 회사일을 집에까지 가서 이야기하면 좋아하는 사람 없습니다.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한두 번이지 계속 회사 이야기하면 듣기 싫습니다.
아무리 친한 측근이더라도 그렇게 도움이 안됩니다. 사장 자신의 속내나 약한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지 않습니다. 다만 어려움에 대 한 호소나 의견 정도는 구할 수 있겠죠. 그 측근도 결국 직원이고 직원 앞에서는 강한 모습을 보여야 하니까요.
직원들은 위로가 될까요? 그건 더더욱 아니죠. 직원들이 사장의 심중을 다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사장과 직원은 다른 존재이니까요. '직원들과 같이 기뻐할 수는 있지만 그들에게 함께 아파하기를 요구할 수 없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직원들이 사장을 이해해 줄 것이라는 것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어떤 직원들은 일부러 사장을 피하기도 합니다. 사장이 부담스러운 거죠. 자신들끼리 막 웃고 떠들다가도 사장이 오면 입을 닫아 버립니다. 사장은 그것도 섭섭합니다. 직원들에게 소외당하는 기분입니다.
사장은 주변에 자신을 위로해 줄 사람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여과 없는 진정한 충고나 격려 그리고 칭찬을 해줄 사람도 없습니다. 겉으로는 강한 척하나 속내는 외롭고 쓸쓸한 것이 사장 의 실제 모습인 것이죠.
사장에게는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멘토가 필요합니다. 특히, 중소기업 사장은 더욱 그렇습니다. 사장이 잘못했으면 지적도 하고 잘했으면 칭찬도 해줄 수 있는 그런 사람 말이죠. 거기에 더해 회사의 사정을 잘 알아서 회사 운영에 관한 조언도 구할 수 있다면 더욱 좋습니다.
사장도 의지하고 배울 수 있는 멘토가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힘 들고 외로울 때, 사업상 조언을 구하고 싶을 때 누군가 있어 주었으면 합니다. 자존심 때문에 또 직원들 눈치를 보느라 적극적으로 찾지 않는 거죠. "나는 내 의지대로 사업을 해", "홀로서도 충분히 잘 할 수 있어."라는 사장조차도 멘토는 필요합니다.
<포브스>에 ‘30세 이하 언론 혁신가 30명’ 중 한 명으로 선정된 바 있는 셰인 스노가 그의 저서 『스마트 컷』에서 소개한 연구에 따르면 멘토가 있는 기업가들은 소득이 7배나 높고, 사업도 3.5배 더 빨리 성장시킨다고 합니다.
멘토를 찾아야 합니다. 사장이 직접 찾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멘토라고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일생일대의 멘토를 만나야 한다고 생각하면 너무 부담스럽습니다. 사장의 하소연을 들어주고 회사 운영상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면 됩니다. 이해 관계가 없는 다른 업종의 사장이 좋지만 찾기가 쉽지 않죠. 서로가 바쁘다 보니 시간을 내기도 어렵습니다. 같은 사장끼리 회사 일을 미주알 고주알 이야기하는 것은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경영 컨설턴트, CEO 코치 또 여러 중소. 중견기업에서 기획이나 관리파트를 경험한 퇴직자도 괜찮습니다. 사외 이사나 고문 형식으로 운용할 수도 있고요. 요즘 스타트업은 개인형 액셀러레이터가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중소기업 사장에게 경영 컨설팅이라고 하면 단기에 끝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경영 컨설턴트도 한 회사를 계속 컨설팅할 수 없으니 단기를 선호하기도 하죠. 컨설턴트가 가능하다면 일회성 컨설팅보다는 지속적으로 도움과 조언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CEO 코치는 사장의 심리적인 면까지 봐줄 수 있는 장점이 있 습니다. 경험 많은 코치는 사장의 고민을 함께 나누고 회사 운영 측면에서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여러 중소. 중견기업에서 기획이나 관리파트를 경험한 퇴직자는 풍부한 실무 경험이 장점입니다. 특히, 사장의 심정을 잘 알죠. 또 사장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유사한 경험이 있을 수도 있어 사장 에게 조언하기가 좋습니다.
개인형 액셀러레이터는 스타트업에 얼마간의 지분을 투자하고 그 회사에서 일정한 직책을 받아 업무를 수행합니다. 말 그대로 주 주로서 역할을 하면서 회사 성공을 위해 자신의 경험과 역량을 발휘하는 것이죠.
어떤 사람을 멘토로 구하든 사장에게는 상당히 도움이 될 것입니다. 조금만 자존심을 내려놓고 직원의 눈치도 보지 말고 멘토를 찾아 도움을 구하세요. 시행착오를 덜 겪을 것이고 실수도 줄일 수 있으며 좋은 말 벗도 되어줄 수 있습니다. 사장의 숙명이라는 외로움. 멘토를 찾고 의지하면 외롭고 어려울 때 조금은 위로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