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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ter

재작년의 어느 날 01

by 초록낮잠

20140222

여행의 마지막 날.


오늘 그저 발길 닿는 대로 여유 있게 걷고 싶었다. 추억을 사는 일을 하기로 하고 하염없이 걸었다. 길가 꽃집에 들어가 연보라색 장미와 베이비 핑크색 튤립이 섞인 한 다발의 꽃을 샀다. 그리고 빨간색에 파랑 자수가 넣어진 머플러 하나랑, 시장이 열렸길래 매운 홈메이드 핫소스 2개(스트레스 풀기용)


그저 꽃 한 다발을 들고 걷는 것만으로도 입가에 웃음이 피고, 생기가 넘치고 이유 없이 설렜다. 지나치는 사람들의 눈인사도 좋고, 그냥 꽃을 든 이방인의 모습-그게 너무 좋았던 것 같다.



다시 읽는 기록은 나를 다시 그때로 돌려준다. 비록 50초 남짓한 시간이지만

요즘 나는 내 감정에 대해 의문이 든다. 스스로에 대한 기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웃음 나. 근데 그거 왠지 더는 실실 안 웃게 되는 날이 딱 오면 되게 슬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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