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제목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겠고 저 병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겠고, 왜 다들 이렇게 밖에 이런 말들 밖에 할 수 없는가 싶기도 하고 나는 무슨 생각으로 숨을 쉬고 있는 건가 신기하기도 하고.
내년 달력을 보는데 끔찍한 기분이 들었다. 빽빽한 숫자들이 가득가득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에. 여기 이렇게 지금 이런 일을, 회사라는 곳에서 업무를 하는 것이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인지도 모르겠고 답답하고 답답하다. 그럴수록 그냥 조용히 묵묵히 하루하루 버티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일지도 모르겠고. 내가 왜 인간으로있는지 하루 종일 대상 없는 '미친 새끼'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카페에 잠시 도망을 왔는데 문틈 사이로 우연히 예쁜 무지개를 보았다. 어딘가 숨어서 앨리 이야기만 끄적대다가 100년이 흘러버렸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