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속에 사람들이 서 있다
횡단보도 앞에
같은 바람을 맞고
신호가 바뀌고
우르르 함께 건너도
돌아갈 곳은 다르다
때로는
그곳이 없는 사람도 있고
바람이 자꾸만 앞을 가로막을 때
돌아설까, 계속 갈까
눈물이 찔끔 난다
계속 간다고
바람을 이긴다고
좋은 인간이 될 수 있을까
아무리 세게 밀어도 쓰러트릴 수 없는 것이 있다
아무리 뒤흔들어도 흔들리지 않는 것이 있다
아무리 불어도 날아가지 않는 것도 있다
바람만으로는 안 되는 것이 너무 많이 있다
바람만으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