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날 강아지

by 게으른 성실
비를 잔뜩 맞은 풀잎은 더 예쁘다,아파트화단,2025

나는 어릴 적부터 비 맞는 걸 좋아한다.

나이가 들면서 뚜껑싸움이 시작될까 봐

조금 겁나긴 하지만

지금도 비가 오면 애지간 해서는 맞고 다닌다.


비를 같이 맞고 누군가랑 깔깔거릴 수 있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간혹 있는데

이제는 그게 너무 큰 기대라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는 별것 아니지만

함께 하기엔 너무 어려운 일들이 있는가 보다.


같이 비 맞고 웃을 수 있는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


물론 집에 와서는

후드득 털어내는 물에 소리 한 번 지르고

뽀송하게 말려줘야지


그러면 털에서

뭔가 마음 편하게 해주는

구수한 냄새도 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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