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마음에도 웅크릴 곳이 있나요?
축축하게 젖어 번들거리는 보도블록 위, 얇은 골판지 상자 하나가 위태롭게 놓여 있습니다. 차가운 냉기가 스며들 법도 한데, 녀석은 신문지 몇 장을 이불 삼아 세상에서 가장 평온한 표정으로 잠들어 있네요.
누군가에겐 그저 길가에 버려진 쓰레기일지 모르지만, 이 치즈색 고양이에겐 비바람을 막아주는 유일하고도 견고한 성(城)입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불안한 건, 가진 것이 적어서가 아니라 나를 지켜줄 최소한의 울타리를 믿지 못해서는 아닐까요?
세상이 아무리 차갑게 젖어들어도, 내 몸 하나 뉘일 수 있는 이 작은 사각형의 온기만 있다면 충분합니다. 행복은 거창한 지붕 아래가 아니라, 비젖지 않은 마음 한 켠에서 시작되는 일이니까요.
오늘 당신을 포근하게 감싸줄, 당신만의 작지만 확실한 '상자'는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