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벚나무를 벚꽃나무라고 부른다
고작 며칠 꽃을 품을 뿐이어도
언제가 되면
우리는 벚나무를 벚꽃나무라고 부른다
일 년 중 고작 며칠 꽃을 품을 뿐이어도
나무 인생의 대부분이지만
나머지로 불리는 푸른 잎의 날들
며칠의 진짜를 보지 못한 이들은
이것은 그냥 평범한 나무라고 한다
화려함은 없을 거라 한다
이 나무의 대부분의 생을 보았는데 그렇다 한다.
그들은 기다림을 모르는 자다.
내면의 아름다움을 모르는 자다.
세상을 경험하지 못한 자다.
우리는 저 푸른 잎 속에
빛깔을 가지고 있음을 알고
가지 끝 속에
봉오리 있음을 믿고
그러므로 벚꽃 나무라고 부른다.
그렇게 약속된 분홍의 향연
시간과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반드시 기쁨으로 돌아오겠다는 다짐.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