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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캉생각 Jul 24. 2023

저기요 사진찍지마세요

요새 그런 시대아니에요

우리 집앞 작은 공원에는 여름에만 운영되는 분수가 있다.

가끔 마음먹고 가는 그곳은

이 맘때면 아기들의 웃음소리와 기분좋은 비명으로 가득하다.


오늘도 그렇게 부서지는 물멍과

아이들의 웃음을 5분정도 감상했을까

나보다 더 흐뭇한 미소를 띈 노부부가 멈춰섰다

그리고 묵직한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아마 손자손녀가 생각나서

아니면 모든 아이가 사랑스러워 담고 싶어서겠지.


그런데 그 순간 분수에서 한 젊은 여성이 뛰쳐나와 말했다

"저기요 사진찍지마세요!"

기분좋게 웃던 노부부는 놀랐고, 카메라를 멈췄고

나의 표정도 굳었다.


"요새 함부로 아이들 사진찍고 그러시는거 아니에요.

지워주세요"하며 다시 물속으로 사라졌다.


요즘에는 참으로 하지 말아야 하는 것도 많다.

당연히 사생활은 지켜져야 하므로,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그녀는 알까.

애초에 그녀가 노는 분수가 출입금지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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