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 아닌 입사제안?
그건 나같은 영감스러운 사람에게 굉장히 영광스러운 기회일 것이다. 최근 그럴 기회가 생길 뻔(?) 했는데, TV(요즘은 유튜브인가? 아무튼)에서만 보던 롤모델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입사 제안> 비스무리한 것을 받았기 때문이다.
지금 회사에 입사한 지 1주쯤 되었을 때, 이전에 불합격했던 회사에서 연락이 온 것이다. 그것도 내가 제일 가고 싶었던 회사 중 하나였던, 롤모델인 그녀가 운영하는 회사에서! 말이다. 이직 1주만에 퇴사 플렉스를 지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그녀가 나의 롤모델인 이유를 잠깐 설명하자면, 명문대 출신으로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훌륭한 직업을 가졌으면서도, 거기서 안주하지 않고 본인이 좋아하는 것으로 사업을 하고, 그 사업이 성공을 거두었고, 이제 또 다른 사업을 시작해 급속도로 성장하는 중이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본인의 일과 삶 모두에 진심을 다하고, 사람을 위하고, 진정성을 담는 애티튜드를 존경한다.
메일에서부터 느껴졌던 그 회사의 진정성과 지원자를 위한 섬세한 피드백은 이렇게 냉정하고 무자비한 채용 시장에서 내가 그간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감동이었다.
보통 다른 회사들 같으면 ‘결원으로 인한 인터뷰 제안’ 정도로 심플하게만 왔을 터인데, 여기는 나에게 연락한 이유에 대해 100% 납득할 수 있도록 정말 상세한 배결설명을 덧붙여주었다. ‘왜 갑자기 이제와서? 회사가 별로라서 바로 퇴사한 거 아니야?‘에 대한 의문을 풀어주기 위한 노력 말이다.
한 번 떨어뜨린 지원자에 대한
어떤 배려이자 예의임을
나는 단 번에 느낄 수 있었다
채용 시장에서 이런 프로세스가 존재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 회사는 진짜 멋졌다. 덕분에 더욱 선명해진 그녀에 대한 존경. 잘 되는 데에는 진짜 다 이유가 있다!
나를 불합격시킨 회사에 감사 메일을 보낸 것도 나로선 처음 있는 일이었다. 위에 메일을 받기도 한 참 전, 그러니까 이 회사 면접 불합격 결과를 전달받고 나는 그 메일에 아래와 같이 회신을 했다.
불합격 통보에도 굳이 회신을 한 건, 낙담했을 지원자에 대한 개별 디테일한 피드백이 타사와는 다른 행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말로 나에겐 감사하고 영광스러운 기회였기에 그 마음을 지금이 아니면 그녀에게 전달할 일이 없을 테니까! 흔치 않은 기회를 이렇게라도 누리고자 한 나의 선택이었다.
그 회사에 다니면 정말 재밌게 열심히 일할 나의 모습이 뚜렷하게 상상이 되어 많이 고민했지만, 이미 재직 중인 지금의 회사도 그에 준할 만큼 나의 니즈를 충족시켜 주고 있기 때문이다. 각각 장단점이 너무 상이한 회사지만, 나는 지금 내 커리어에서는 현 회사의 메리트를 더 크게 평가했던 것 같다.
아쉽지만 이럴 때도 역시 '타이밍' 이구나!!
1) 잘 되는 데에는 ‘진정성‘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수가 없다는 것. 번지르르하기만한 포장 껍데기는 결국 벗겨지고 부서지는 법.
2) 고용인도 갑, 피고용인도 갑. 사실은 취업시장은 ‘을 없는 싸움’. 서로에게 잘 보여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원자도 채용 프로세스 내내 회사를 평가한다. 언제든 끈을 놓을 수 있는 권한, 피고용인에게도 있다!
3) 혹시나 실례가 될까 하여 그 분의 정체와 회사명을 언급하지 않는 것이 너무 아쉽지만, 그래도 이 신기한 경험을 공유하는 것에 의미를 두자.
이 일화를 계기로, 자존감을 한컵 채우고 나의 노력을 더 믿기로 한다. 이 좋은 자극을 나다운 일을 해보는 데 더욱 쓰기로 한다. 이 글을 쓰는 지금의 나는 지금 위치에서 더 열심히 후회없이 일해야 겠단 다짐을 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