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변하는 세상을 실험하다.
CS가 다소 구식이기는해도 통계적 방법론과 요인분석 기반의 모델링을 통해 객관적인 만족도를 측정할 수 있다는 장점과 '구매'라는 실제 결과를 바탕으로 원인을 추론해가는 과정을 통해 설득력 있는 원인 분석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다면 굳이 CX라는 개념을 새롭게 들여와야 할 필요가 있었을까?
CS가 결과로부터 원인을 추론하는 과정이라면 CX는 원인을 가정한 후 결과값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끊임없이 실험하며 검증해가는 방법론이다. 즉, CS는 '구매'라는 행위가 일어나지 않으면 원인을 추론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CX는 '구매'의 결과와 관계없이 우선 현재 사용자의 상태값을 분석하여 전략을 수립하고 각 액션플랜에 따라 사용자의 상태값이 어떻게 변하는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보다 애자일하게 사용자의 긍정적인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다.
CX는 결정된 변수들이 어떤 영향을 주고 받는지에 대한 모델링보다 가설설정, 실험, 검증이 중요한, 사용자 경험에 대한 보다 실증적 접근을 필요로 한다. 물론 이러한 실증접 접근을 위해 CX에서도 통계적인 방법론은 반드시 필요하다.
CX의 과정은 실험의 연속이기 때문에 가설 설정과 검증에 대한 통계학적 방법론이 필요하다. 바로 귀무-대립가설 검정과 관련한 통계적인 처리이다. 대립가설은 우리가 검증해야 할 사용자의 변화된 행동을 정의하고 귀무가설은 변화되지 않은 행동을 정의한다.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각기 다른 액션플랜을 적용한 두 개 이상의 사용자 집단이 필요하다. 이때 이전과 동일하게 아무런 처치를 하지 않은 집단을 통제집단, 사용자 행동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변화를 준 집단을 실험집단이라고 한다. 통제집단과 실험집단이 각 1개씩 이라면 두 집단의 평균의 차이를 비교하는 t-test를, 세 개 이상의 집단이면의 anova 분석을 시행하게 된다.
각 테스트는 집단의 개수에 따라 달라질 뿐 봐야할 결과값이 p-value인 것은 동일하다. 이에 대한 공식, 정리 등은 기타 통계 이론 책에 잘 나와있으니 생략하도록 한다. 결과 역시 엑셀, R, 파이썬 등 다양한 패키지를 통해 구할 수 있다.
p-value란 두 집단의 차이가 우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확률이며 통계적으로는 귀무가설이 사실임에도 귀무가설을 기각할 확률, 즉 아무 처치 없이도 일어날 수 있는데 어떤 처치가 필요하다고 결론을 낼 확률을 의미한다. (이를 1종 오류라고 하며 확률을 알파로 정의한다.) 이 확률이 작을 수록 집단 간 차이를 발생시킨 원인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데 보통 0.05보다 작으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고 판단한다.
이렇게 각 집단의 차이가 유의미하다고 판단된 후에는 회귀분석 혹은 다중회귀분석을 진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각 집단의 차이를 만든 처치가 얼마나 설명력이 강한지 추정할 수 있는데 결과값 중 R제곱 값을 확인하면 된다. R제곱 값은 독립변수와 종속변수로 만든 방정식이 데이터들을 얼마나 잘 설명하는가를 의미하며 만일 값이 0.5라면 각 데이터의 관계를 회귀 방정식이 설명할 수 있는 양이 50%, 오차가 50%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가설검정의 대표적인 테스트 방법으로는 A/B 테스트가 있다.
CX를 도입하는 것은 사용자의 행동 전환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즉 사용자의 유입, 정착, 이탈, 구매, 재구매 등 단계별로 사용자의 단계를 정의하고 전 단계에서 이후 단계로의 전환이 더 많이, 더 빠르게, 더 자주 일어나도록 서비스를 조율해가는 과정이다. 이를 그로스해킹에서는 AARRR, 퍼널 분석으로 지칭한다.
즉 최종적으로 목표하는 사용자의 행동을 유도하기 위해 중간 목표점을 두고 사용자의 유입부터 최종 목표 행동까지 단계별 전환을 유도한다. IT 서비스와 같이 애자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서비스라면 CX를 기반으로 빠르게 사용자의 전환을 유도할 수 있다. 특히 최종 목표 행동에 이르지 못한 사용자의 데이터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CS보다 더 다양하게 사용자를 바라볼 수 있다.
또한 CX에서 중요한 것은 전환되지 않은 사용자의 데이터인데 이는 로그로 남지 않기 때문에 UX리서치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할 수 밖에 없다. UX리서치는 익숙한 Usability Test(UT)부터 Indepth interview, diary study, FGI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할 수 있는데 특히 정량적인 데이터까지 확보할 수 있는 UT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앞서 정량적인 가설검증을 통한 사용자 행동 전환 유도의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로그는 '왜'를 말해주지 않지만 UX 리서치는 '왜'를 찾을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CS로도 부족하지는 않지만 빠르게 변하는 세상을 검증하고 우리의 리소스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CX관점에서 단계별 사용자의 전환을 유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구매가 일어나지 않은 경험까지 다룸으로써 보다 적극적인 사용자 대응이 가능하다.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도 변하지만 사용자도 변한다. 더 미시적으로는 사용자의 맥락도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동일한 사용자의 타임라인에 따라 서비스를 대하는 태도도 달라진다. 이러한 관점에서 CX는 CS 대비 매우 유리하다. 그런데 이러한 변화가 시시각각 일어날 때 CX적인 접근에서도 그 변화 자체 또는 변화의 원인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이 복잡하고 빠르게 변하는 세상을 검증하는, 제대로된 CX를 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