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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그게 뭔지 알아야 측정을 하지

정성적인 행동을 정량화 하기

by Jay Lee

안타깝게도 우리가 만나는 사용자의 모든 행동은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없는, 혹은 측정하기 어려운 정성적인 행위이다. 따라서 정성적인 사용자의 행위를 정량적으로 측정하려면 각 행위에 대한 조작적 정의가 필요하다.


조작적 정의란 특정 변인을 숫자나 데이터로 표현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정의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사용자란 최근 한 달 내 앱 서비스에 로그인 한 사용자로 정의해야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한다고 할 때 범위를 규정할 수 있다.


그로스해킹에서 흔히 다루는 AARRR을 사례로 생각해보자.


1. Acqusition 획득

획득이란 "신규 사용자가 +1 되었습니다."로 정의한다. 그런데 이 획득이 시점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우리가 봐야 할 지표가 달라진다. 대부분 "가입 = 획득"으로 정의하고 있지만 획득이라는 사용자의 목표 행동은 정말 가입 뿐일까? 첫 가입 후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은 사용자는 "획득된" 사용자일까? 회원 가입을 했다고 해서 우리의 "신규 사용자"일까?

만일 가입 후 대부분의 사용자가 활성화된다면 가입을 획득으로 정의해도 되겠지만 적어도 중요한 기능을 사용하기까지 3번의 로그인이 필요하다라는 분석을 한다면 우리의 신규 사용자는 가입이 아닌 3번째 로그인부터로 정의해야 한다. 즉, 신규 사용자의 획득이라는 개념적인 행위를 측정할 수 있는 구체적 행위로 바꾸어야 한다. 이것을 실험방법론에서는 "조작적 정의"라고 한다. 여기서 조작은 Opeation, 즉 input과 output이 있는 구체적 행위를 의미한다.


2. Activation 활성화

활성 사용자는 서비스의 "주요 기능"을 사용하기 시작한 사용자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여기서 조작적으로 정의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바로 "주요 기능"이다. 로그인을 하면 활성화 된 것일까? 1번 하면? 2번 하면? 로그인 후 서비스 내의 어떤 버튼이라도 하나 누르면? 스크롤을 하면? 그 어떤 것도 정해진 것은 없다. 서비스의 특성에 따라 로그인이 될 수 있고 스크롤이 될 수 있고 어떤 버튼을 누른 것이 될 수 있고 아티클을 읽거나 적어도 1개 이상의 쓰레드를 생성했을 때 일 수 있다. 이러한 것을 알려면 결국 현재 사용자 경험을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사용자가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간 사용자라고 정의할 수 있을지 기존 사용자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준점을 잡아야 한다.

유틸리티 서비스라면 최종 행위(택시 호출, 내비게이션 안내, 예약하기)를 최초 1회 완료한 사용자를 활성 사용자라고 할 수 있고 컨텐츠 서비스라면 아티클을 1개 읽은 사용자, 검색 서비스라면 검색창을 눌러 단어를 입력한 사용자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정의를 내리든 중요한 것은 활성화 이후 단계로의 전환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행위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존 사용자의 경험(Customer eXperience)을 충분히 분석해야 한다.

다음 단계부터는 진짜 고객이 되는 순간이다. 어떤 경우에는 2. 활성화와 3. 매출이 동시에 일어날 수 있고 어떤 경우에는 활성화 된 후에 매출이 발생할 수 있다. 결국 활성화 단계를 잘 정의하려면 그 다음 단계인 매출을 발생시킨 사용자가 그 직전에 가장 많이 한 행동을 찾아야 한다.

커머스 서비스라면 최초 1회 구매가 발생한 사용자를 정의할 수 있는 행위를 찾아야 한다. 3번 이상 같은 상품을 검색하였는가? 자동 로그인을 체크했는가? 찜하기를 눌렀는가? 이렇게 정량화 될 수 있는 행동을 정의해야 한다.


3. Revenue 매출

획득과 활성화를 거쳐 드디어 사용자가 우리 서비스에 돈을 쓰기 시작했다. 앞선 단계를 조작적으로 잘 정의했다면 각 단계의 행동을 유도하기 위한 기획을 해야 한다. 기획이 적절하게 이루어졌다면 획득된 사용자는 활성화를 거쳐 매출을 발생시킨다. 사용자의 경험을 분석하고 조작적으로 정의하고 실험해서 도달하는 우리의 1차적 목표는 여기이다. 최초의 매출.


4. Retention 리텐션

이제 1회의 매출을 일으킨 사용자가 2회차, 3회차의 매출을 일으켜야 한다. 리텐션은 사용자가 우리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구매하는 상태로 남는 것이다. 어떤 사용자를 리텐션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2회 이상 구매했으면? 3회 이상 구매했으면? 구매하지 않아도 탈퇴하지 않으면? 마지막 로그인 일시가 현재로부터 30일 이내이면? 역시 마찬가지로 지속적으로 구매하는 사용자의 기준을 정의하고 그러한 사용자들이 어떤 상태값을 갖는지 찾아야 한다.


5. Referral 추천

여기가 CX의, 혹은 그로스해킹의 핵심이다. 이제는 공급자가 사용자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설득하지 않아도 된다. 사용자가 또 다른 사용자를 데리고 오기 시작한다. 이 단계도 정의가 필요하다. 단순히 추천한 행위 하나로 볼 것인가? 그렇다면 무엇이 추천인가? 리뷰를 쓰면? SNS에 게시물을 올리면?

혹은 실제 1명의 추천인이 등록되었을 때? 2명 이상이 등록했을 때?

이러한 질문들을 꾸준히 해결해나가다보면 각 단계를 명확하게 정의할 수 있는 기준을 찾을 수 있다.


이 기준을 찾는 것이 왜 중요하냐면 이 기준으로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가입한 사용자가 1주일 이내에 버튼을 눌러야 매출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와 같은 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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