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은 무엇을 경험하고 있을까
CS든 CX든 결국 우리가 원하는 것은 사용자가 우리의 서비스 또는 제품을 다시 구매하는 것이다. 그 재구매가 이루어질 때 사용자에 충성도(loyalty)가 생겼다고 표현한다. 그리고 이 충성도에 영향을 미치는 만족도를 높이는 요인이 무엇인지 밝히는 작업을 반복해서 해 나가는 것이 우리가 하는 일이다.
결국 앞서 다루었던 지표와 데이터 분석의 목적은 재방문하는 서비스, 재구매하는 제품을 만들고자 함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 만족을 만들어내는 경험이 어디서,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 모든 메이커들은 결국 서비스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이다. 히치하이커들에게는 지도가 필요하다. 그리고 CX에서는 지표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하나 있다. 바로 Customer Journey MAP이라는 지도이다.
Customer Jouney Map은 고객여정지도로 사용자가 서비스 또는 제품을 인지하고 구매하게 되기까지의 전 과정을 일정 단계로 구분하고 각 단계에서 어떤 경험이 발생하는지, 그 경험에 따라 사용자에게 인지적, 정서적 반응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분석하여 작성한다.
이 고객여정지도를 작성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이 있는데 바로 우리 사용자를 대표하는 인물, Persona를 설정하는 일이다. 이 Persona는 전략적으로 타게팅 될 수도 있고 로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제 주요 사용자 그룹을 뽑아내고 그 사용자 그룹을 대표하는 하나의 가상의 인물을 설정할 수도 있다.
페르소나를 설정했다면 이제는 우리 서비스나 제품을 이용하는 사용자가 어떤 과정을 겪는지 가입부터 최초 구매 / 재구매까지의 단계를 재구성해본다. 이때는 우리가 가진 가설적 단계를 설정하고 각 단계를 어떻게 경험하고 있는지 실제 사용자 인터뷰를 통해 재구성한다. 그렇게 설정된 서비스 이용 과정을 퍼널데이터와 비교해보며 '정의'한다. 이렇게 정리된 단계별로 사용자가 완수해야 하는 필수 과업을 정의하고 해당 과업을 할 때 사용자의 인지적, 정서적 반응을 확인한다.
예를 들어 커플 매칭 앱을 서비스하는 회사의 기획자라고 생각해보자. 서비스를 기획하며 가장 쉽게 정의할 수 있는 사용자 집단은 연애에 관심이 많은 20대 / 결혼적령기에 다다른 30대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사용자 집단이 우리 서비스에서 첫 데이트 할 때까지 어떤 단계를 거치는 지 가설을 세우고 사용자를 인터뷰한다. 이때 사용자가 앱의 가입부터 데이트 신청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직접 앱을 사용해보게 할 수도 있고 질문을 통해 단계별 경험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전자를 UT(Usablity Test) 후자를 IDI(Indepth Interview)라고 한다. 어떤 방법을 사용하든 우리는 우리의 가설을 인터뷰 결과와 정리하여 각 단계를 정리할 수 있다. 그 후 실제 로그 데이터와 각 단계를 비교하면서 사용자가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이 특정 단계를 거쳐간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지를 확인한다.
그렇게 우리가 마주하는 현실은 대략 3가지의 상황이다.
축하한다. 우리는 초기의 주 사용자 집단을 잘 셋팅하였고 가설에 맞는 적합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크게 2가지 정도의 이후 작업을 할 수 있다.
1) 현재보다 더 빠른 속도로 DAU를 높이고 싶다.
- 우선 DAU를 집계할 때 어떤 사용자를 Active User로 정의하고 있는지 확인한다.
- 예를 들어 우리의 Active User는 "본인의 프로필을 입력한 사용자"라고 한다면 그 행동 직전에 많은 사용자들이 반드시 하고 있는 행동을 찾는다.
- 그 행동에 대한 사용자의 정성적 반응을 탐색한다. 이때 다시 인터뷰, UT 등이 활용된다.
- 정량 및 정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선해야 할 지점을 찾아 서비스에 반영한다.
- 실제로 DAU의 증가 추이가 바뀌는지 확인한다.
2) 이제 DAU는 충분하다. 전환 사용자를 늘리고 싶다.
- DAU는 서비스 초기에 얼마나 빠르게 사용자 층을 늘리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지표이다.
- 이제 서비스는 자리를 잡았다고 판단되니 실제 서비스의 이용률을 높이고 싶다.
- 실제로 데이트를 신청한 사용자들이 서비스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탐색한다.
- 탐색한 활동들에서 어떤 만족/불만족이 있는지 실제 사용자를 인터뷰한다.
- 밝혀진 사항들을 기반으로 서비스에 반영한다.
아직 실망하기는 이르다. 우리의 서비스 피쳐가 우리가 타겟한 주 사용자 집단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할 뿐이다. 이때도 2가지 정도의 이후 작업을 해볼 수 있다.
1) 과감한 스핀오프를 계획한다.
- 안타깝지만 서비스 피처를 변경하기에는 시간과 비용이 없다.
- 그렇다면 우리의 타겟 사용자를 변경하여 다시 고객 여정 지도를 그려본다.
- 그리고 동일하게 각 단계별로 피처를 고도화하며 새로 정의한 타겟 사용자 집단이 반응하는지 확인한다.
2) 우리의 주 타겟 사용자는 변할 수 없다. 서비스 피처 개선을 준비한다.
- 20~30대 사용자를 인터뷰하면서 어떤 지점에서 활성화가 더딘지 확인한다.
- 활성화된 20~30대 사용자들은 어떤 지점에서 활성화가 되는지 확인한다.
- 발견된 개선사항을 서비스에 반영한 후 DAU를 관찰한다.
안타깝지만 고객 여정 지도가 문제가 아니다. 서비스의 가설부터 피처까지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보자.
마케팅의 문제일 수도 있고 서비스 피처의 문제일수도 있고 가설 설정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그 모든 것이 답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3가지 상황에서 우리 서버 혹은 클라이언트에 쌓이고 있는 데이터와 실제 이용자들의 반응을 확인하는 것이 모두 중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작업은 당연히 일회성의 작업은 아니다. 적어도 주기별로 지속해서 진행해야 우리의 진짜 목적(북극성 지표)을 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사실 서비스를 개선하는 것만도 버겁다. 어떻게 이 일을 지속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