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네 이발관
오월의 향기인 줄만 알았는데
넌 시월의 그리움이었어
슬픈 이야기로 남아
돌아갈 수 없게 되었네
그런 순간이 있다.
다른 관계로부터 비로소 이해가 가능해지는 순간.
오늘 출근길에는 문득 그때 그 사람의 감정이 이해가 되었다.
그때는 왜 그렇게 화를 내는지 이해를 못하던 순간이었는데,
같은 상황에서 새로운 사람에게 화를 내는 내 모습을 보면서
아.. 화가 난 게 아니고 걱정이었구나. 를 깨달았다.
오늘도 수천수만 가지의 인간의 감정 중 또 하나를 더 알게 된 것 같다.
그 관계는 이미 지나갔지만.
언니네 이발관은 고등학교 때 처음 알게되었다.
EBS문제집을 풀면서 아무생각없이 흘려들었던 노래들이었는데,
이석원이 산문집을 냈을때는 왠지 모를 친근감에 찾아 읽었고,
지금은 보통의 존재, 실내인간, 언제 들어도 좋은 말 모두 내 책장에 가지런히 꽂혀있다.
그렇게 생각없이 흘려들었던 노래들이었는데
얼마 전 이 노래를 다시 들었을 때는 단지 4줄일 뿐인 이 가사가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어떻게 4마디에 오월의 향기와 시월의 그리움을 담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