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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ze Jul 26. 2020

붕뜨는 시간을 잘 보내는 취미 많은 할머니가 될래

계절 따라 취미 만드는 커뮤니티, 포시즌 호비클럽

붕 뜬 시간을 ‘좋아하는 일들’로 채워나가는 할머니는 얼마나 멋지고, 귀엽고, 섹시한가.


시간이 생겼을 때 어정쩡하게 흘려보내지 않고, 나를 행복하게 하는 일들로 척척 시간을 메꾸면서 나의 행복을 챙겨주는 일. 시간을 메꿔줄 좋아하는 것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무엇보다 할머니가 되었을 때, 아니 지금부터라도 시간이 생기면 ‘나를 행복하게 하는 확실한 무엇’으로 시간을 채우는 현명함을 갖고 싶었다. 그래서 만들었다. 사계절 취미 잡화점, 호비클럽


사실 나는 취미가 뭐냐고 묻는다면 한도 끝도 없이 대답할 수 있다. 취미는 취미 만들기.

친구들은 좋아하는 게, 하고싶은 게 너무 많아 매일 ‘이거 하고싶다’라는 말을 달고 사는 나에게 ‘하고싶병’이라는 병명을 붙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난 요즘 테니스 치는 걸 좋아하고, 여름엔 웨이크보드와 수상스키, 겨울엔 스노우 보드를 좋아해. 아! 1년에 한 번 하는 서핑도 빠질 순 없고, 스노쿨링은 그 중에 최고지. 평소엔 달리기를 하고, 맥주 한 캔하는 걸 좋아하고, 제철 식재료를 챙겨가며 집에서 요리를 하는 것도 좋아해. 책 읽고, 노래 듣는건 빼놓을 수 없이 제일 좋고! 뮤직 이즈 마이 라이프거든. 페스티벌과 공연에서 방방뛰는 것도 좋아하고, 영화도 물론 좋아하지. 가죽공예랑 도예는 원데이클래스로 해봤지만 계속 해보고 싶을 만큼 좋았어. 엄마랑 가끔 가는 백패킹도 물론 너무 좋고, 여행도 너~~무 좋아하지!”


이렇게 줄줄 늘어놓았지만, 오히려 좋아하는 것들이 너무 많아서 고민에 빠졌다.

1년에 한 두번 하는 것들을 취미라고 할 수 있을까?

이렇게 좋아하는 것들이 많은데 정작 나에게 시간이 주어졌을 때 고민도 하지 않고 달려갈만한, 열성적으로 빠져있는,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는 그 '하나'가 없었다. 정작 빈시간이 생기니 뭘로 채워야 할 지 몰랐다. 취미가 많다고 생각했는데 난감했다.


시간이 났을 때 고민도 않고, 바로 날 행복하게 하는 '그 무엇'이 없었다. 이 모든게 분명 날 행복하게 한다. 하지만 취미라고 하면 우리엄마처럼 매주 주말 백패킹'만' 간다거나, 누구처럼 매일 런닝'만' 한다거나, 겨울엔 스키장에서'만' 산다거나 해야할 것 같은데 난 그렇진 않거든.


겨울엔 스노우보드 한 번이면 족하고, 백패킹도 몇 달에 한 번이면 충분한 행복이다. 좋아하는 건 많지만, 앞으로 남은 살아갈 날에 고민없이 날 행복하게 하는 확실한 ‘취미’를 찾고 싶었다. 그래야 슬픔에 빠진 나를 언제고 구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호비클럽을 1년 넘게 해오면서 지금 하게 된 생각은 ‘하나의 취미’를 찾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취미'라는  정의하기 나름이겠지만  생각에 ' 몰라도, 자주하지 못해도, 잘하진 못해도 좋아하는 모든 '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웃음짓게 하는 모든 일들이 빈도와 전문성에 상관없이 나의 취미고 나의 퀘렌시아다. 좋아할  있잖아.  하는 것과 별개로 좋아하는   마음이니까. 조재는 커피를 못마시는데도 커피냄새를 좋아해서 까페를 가는게 취미고, 나는 수상스키를 1년에 다섯번도 안가지만 생각만해도 자유롭고, 행복하다.


그래서 사계절 따라 우리가 좋아하는 '모든 것'을 경험해보며, 남은 인생 나를 행복하게 하는 모든 것들을 찾아내는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윤영이, 조재와 함께.

그렇게 계절따라 취미 만드는 커뮤니티 '포시즌 호비클럽'이 탄생했다.


호비클럽의 소개 페이지

시작할 때 이런 글을 적었다.


hobbyletter 01

이 클럽의 시작은 간단하다.

취미가 무어냐는 질문에 단박에 웃으며 얘기하고 싶었다. 일상 속에 빈 틈이 생긴다면 ‘뭐하지’ 고민없이 ‘내가 좋아하는 것’을 바로 해낼 수 있는 강단과 확신을 갖고 싶었다. 난 그걸 할 때 행복하다고!

우리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법에 익숙해져서 무용한 시간에 에너지를 쓰는 것에 대해 냉정하다. 사실 많은 경험이 있어야 선택으로 고민하는 시간이 줄어드는데 말이다.

그래서 사계절을 따라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시도해보면서 우리들의 취미찾기를 시작하려고 한다.

최대한 많은 것들을 ‘함께’ 해보면서 어떤 것에 내 마음이 좀 더 기우는지, 시간을 쏟고 싶은지 알아보는 거다.


한 계절이 지날 때마다 시간의 흔적이 나에게 남기를, 나에게 마지막으로 남는 무언가가 있기를 바라며 좋아하는 것들의 목록이 가득차길 바란다.

나의 남은 계절들에 좋아하게 된 것들을 느긋하게 즐기면서 살아갈 수 있게!


우리와 함게 계절따라 취미를 찾아갈 사람들을 찾아

함께,

찾아야지!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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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시즌 호비클럽을 함께 하는 멤버들은 '더 많은 취미(hobbier)'를 찾는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hobbier(호비어)'라고 불렸고, 우리는 아래와 같은 생각들로 우리의 호비클럽을 만들어 나갔다.


주변에 ‘취미’가 뭐냐고 물어보면 자기소개서의 ‘취미란’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그래서 딱딱하고 어렵게 느낀다.

우리는 더이상 자기소개서의 취미를 적을 필요가 없다. 누군가에게 나를 설명하기 위한 ‘취미’말고 내가 나를 웃게 하기 위해서 ‘취미’를 알아야 한다.

당신의 취미를 3가지 적으세요. 라는 부담없이 그냥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꾸밈없이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앞으로 남은 매 계절은 호비클럽과 함께 세상을 넓혀가며, 근사한 할머니의 모습으로 성큼성큼 다가가야지.


hobby club way

be hobby, be happy

find your hobby

fill your hobby with hobby club

no stress, just do hob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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