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zeze Apr 11. 2021

2021년, 호비트립 프로젝트

호비클럽 :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갈 세계는

얼마 전, 호비클럽 운영진끼리 강릉을 다녀왔다. 목적이 있었던 건 아니고 굳이 있었다면 '삼교리 동치미 막국수' 정도? 생선구이를 먹고 까페에 앉아 올해의 호비클럽은 무엇을 하면 좋을지 얘기했다. 


작년 우리는 호비클럽을 하면서 막걸리를 만들고, 필름카메라를 찍고, 커피를 배우고, 도자기를 배웠다. 여전히 일상의 순간순간 호비클럽이 함께 한다. 그 경험이 참 좋았다. 내가 잠깐 경험한 세계가 차츰차츰 내 세계에 깊게 물드는 경험. 


나의 꿈은 'hobby club'이 적힌 요트와 캠핑카를 끌고 어디든지 여행을 다니는 멋진 할머니가 되는 거였다. 계절마다 자연을 더 기쁘게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곳들이 많고, 아직 우린 가보고 싶은 곳도, 하고 싶은 것도 너무 많다. 계속 감탄하면서 살아가고 싶다. 


HOBBY TRIP 

2021년은 장기 프로젝트로 가기로 했다. 호비트립.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따라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면서 함께 캠핑카 면허를 따고, 캠핑카를 빌려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그 여행에는 호비클럽의 모든 이야기가 담긴다. 커피를 내려 마시고, 엘피판을 틀고, 필름카메라를 찍으면서, '동백' 칵테일과 '행복하주' 막걸리를 만들어줄거다. 섬진강 근처에서 벚꽃을 보고, 여름엔 고성 바다에서 서핑을 하고, 가을엔 강천섬에서 캠핑을 하고, 겨울엔 평창에서 눈꽃을 볼 수도 있겠지. 중간 중간 클라이밍을 배우고, 서핑을 배우고, 차가 유명한 곳에선 차를 배울 수도 있겠지. 나중엔 호비트립을 함께 떠나고 싶은 사람들을 초대해 함께 할 수도 있을거다. 


아직 캠핑카 면허는 어떻게 따야하는지도 모르고, 캠핑카를 살 돈도 없다. 그렇지만 이렇게 구체적인 상상을 하고, 하나하나 퀘스트를 깨다보면 결국 그 모습이 되어있다는 걸 안다. 우리는 분명 올해 가을이나 겨울 캠핑카를 빌려 아름다운 강가나 산 속에 차를 세워놓고, 검정치마 노래를 들으면서 커피를 내려마시고 있을 거다.

물론 셋 중에 면허 먼저 따는 사람이 운전하기로 했으니까 누가 운전할지만은 미지수다. 


작년 나의 목표는 제철음식과 제철과일을 먹으며 계절감을 온전히 느끼는 사람이 되자는 거였다. 때에 따라 자연이 주는 것들을 챙겨먹고, 관심을 가지다보니 자연의 변화가 더 아름답고, 신비롭게 느껴진다. 아무리 하고 싶은게 많아 바쁜 일상이더라도 계절과 제철은 꼭 챙기면서, 계절별로 아름다운 것들을 잔뜩 흡수하면서 살아가고 싶다.


철이 없다는 건 시골에서 철이 지나는 걸 몰라 할 일을 놓치는 걸 말한다.
지금이 추수를 할 대인지, 씨앗을 뿌려야 할 때인지.


철없이 웃고 지내고 싶긴 한데, 철이 지나는 것도 모르면서 정신없이 치이면서 살진 말아야지. 나의 모든 때를 온전히 느끼면서 살아야지.


올 가을엔 호비트립을 만들어 캠핑카를 타고 떠날거다. 그리고 몇 년 뒤, 혹은 몇 십년 뒤에는 캠핑카를 사서 계절의 모든 아름다운 때를 다 느끼면서 살아가는, 그 모든 하루에 좋아하는 것들로만 꽉꽉 채운 근사한 할머니가 되어야지.  


바다에선 서핑을 할 줄 알고, 산에선 나물을 구별할 줄 알고, 드립 커피의 향을 즐기고, 여전히 좋아하는 음악의 노래를 찾아 듣고, 필름카메라로 나의 시선을 주변에 나눌 줄 아는 할머니가 되는게 나의 꿈이다. 



Hobby club drip kit 

또 하나 해보고 싶은 것중에 하나는 호비클럽의 원두 큐레이션과 텀블러 굿즈 제작이다. 텀블러 굿즈는 시작할 때부터 계속 만들고 싶은 것 중 하나였는데 평범한 건 싫고, 대충 만들긴 싫어서 맘에 쏙 드는 디자인과 상품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 몇 년 뒤에는 모든 까페에서 일회용 컵 사용이 중지될 예정이고, 그렇다면 우리는 텀블러를 항상 지니고 다녀야 할 것이다. 그 습관을 호비클럽이 함께 만들어주고 싶다.


우리는 드립커피를 배운 뒤에 계속 다양한 로스터스의 원두를 경험해보고 있는데 생각보다 '꾸준히 하고 싶지만' 어떤 원두를 사서 먹을지 고민하다가 놓쳐버리고, 결국 스타벅스에서 간편하게 구입해서 한 종류만 먹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우리만의 계절감을 담은 큐레이션으로 원두를 골라 드립백을 제작하고, 호비클럽의 패키지 디자인을 입혀 정기구독 서비스로 해본다면 재밌을 것 같다. 물론 텀블러도 함께. 


우리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늘 얘기하고, 고민하다보니 하고 싶은 것들이 정말 많다. 그 모든 건 '우리의 삶을 더 행복하게 해주는 것' '우리를 한 번이라도 더 웃게 하는 것' '평범한 일상 속에서 조금이라도 나만의 색을 더해 재미를 찾아가는 것'들 인 것 같다.



호비클럽이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을 웃게 했으면 좋겠다. 물론 우리 셋도!

 


hobby club way

be hobby, be happy

find your hobby

fill your hobby with hobby club

no stress, just do hobby   


이전 09화 좋아하는 것에 대한 40가지 질문 ‘호비 노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