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에 이모지를 쓰고 싶은데 어떻게 하죠?
요즘 내 일상생활에서 단연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이모지다. 이모지를 정말 사랑한다!
단순하게 내 감정을 표현하기도 좋고, 빠르게 액션을 하기도 좋다. 긴긴 문장이나 단어를 전달하는 것보다 이모지 하나를 툭 던지는게 효과적일 때도 있다.
요즘은 많은 서비스에서 이모지를 만날 수 있다. 유저들이 텍스트 영역에서 직접 입력하는 이모지 뿐만 아니라 서비스 기능에서 녹여진 이모지 스티커나 공감 리액션, 댓글 유도, 유저간 소통 등에도 다양하게 활용된다.
그 중 내가 가장 주목하는 이모지 활용법은 '이모지 공감 리액션'이다.
이모지 리액션은 특히 앱 서비스내에서 유저간 네트워킹이 필요한 커뮤니티에서 강력한 효과를 낸다고 생각한다.
커뮤니티 플라이휠을 돌리기 위해서는 가변적인 보상과 빠른 피드백, 나의 콘텐츠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반응이 있다는 것으로부터 발생하는 내적동기가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좋아요, 저장같은 퀵액션을 유도하고, 조금 더 나아가서는 팔로우와 댓글같은 행동까지 유도하는 게 활성화에 중요한 요소이다. 콘텐츠에 대한 퀵액션과 유저간의 소통에 이모지를 도입했을 때 서비스의 속도는 빨라지고, 말랑말랑해진다. 인게이지먼트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느낌을 주고, 계속 무언가 새로운게 업데이트 되는 최신성을 줄 수 있다.
슬랙의 add reaction
마이루틴의 유저간 리액션 응원
카카오 음의 이모지 공감
당근마켓의 이모지 공감
토스의 이모지 메시지
이러한 감정을 느끼게 된 자연스러운 계기는 '슬랙(slack)'의 add reaction 이다.
일반적인 콘텐츠에 대한 '공감' 리액션은 1가지 종류로만 가능했다. 페이스북의 '좋아요'. 인스타그램의 '하트'
공감 리액션 종류가 다양해져서 멋져요, 슬퍼요, 화나요 등등 선택의 폭은 넓어졌지만 여전히 '유저당 1회' 카운트 제한은 유효하다. 이 제한 해제를 처음 경험한 곳이 슬랙이었다.
콘텐츠당 리액션의 제한이 없다는 건 활성화에 엄청난 부스터역할이 되었다. 콘텐츠에 걸맞는 이모지를 찾아 반응을 해주는 건 물론이고, 종류별로 하나씩 다 눌러줄 수 있으니 반응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받는 사람 입장에서도 재밌는 유저 경험이 되는 것이다.
슬랙에서는 '커스텀 이모지'를 사용할 수 있는데, 나만의 이모지를 만들어서 도장을 찍듯 흔적을 남기고, 슬랙만의 방식으로 소통을 한다. 이모지를 종류별로 붙일 수 있으니 어떤 걸 눌러야 할 지 고민할 필요도 없고, 오해를 사진 않을까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누가 이모지를 남겼는지 보여주지 않으니 더 마음 편하게 재밌는 흔적을 남길 수 있다. 내가 이 콘텐츠를 인지하고, 확인했지만 댓글을 남길 정도의 액션은 하지않아도 되는 방법을 제공해줬다. 사용자를 생각하게 하지 않는 방법이다.
최근 이렇게 이모지를 활용한 리액션 기능을 도입한 서비스들이 굉장히 많다.
마이루틴, 카카오 음, 토스, 당근마켓도 다양한 방식으로 이모지 리액션으로 도입했다.
'습관 형성 서비스' 마이루틴은 본인의 루틴을 체크하고, 관리하는 것 뿐만 아니라 유저끼리의 소통도 가능하다. 다른 유저의 습관 목록을 확인하고, 응원을 해주거나 칭찬을 해줄 수도 있다. 응원해요, 퍼가요, 돌아와요 등의 마이루틴 서비스에 맞는 레이블을 더해 서로 동기부여를 해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카카오 '음'은 최근 출시된 서비스다. (지금은 식었지만) 압도적이었던 클럽하우스의 행보에 자극을 받아 탄생한 오디오 기반 소셜 서비스다. 클럽하우스와 유사하게 유저들이 생성한 룸에 들어가면 서로 오디오로 소통할 수 있는데 여기에도 '이모지 리액션'이 반영되었다. 인스타 라이브 방송은 '하트'를, 배민의 '라이브 커머스'는 ㅋ 를 날려주는 기능이 있다면, 카카오 '음' 에서는 5가지의 이모지를 날려줄 수 있다. '공감되는 이모지를 선택해주세요' 라는 문구가 있지만, 이 부분을 조금 더 재밌게 풀어낼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모지를 터치했을 때 살짝 뻠삥하는 마이크로 인터랙션도 디테일한 부분이다.
당근마켓은 '동네생활'이라는 커뮤니티 메뉴가 있다. 커뮤니티의 핵심은 곧 '공감'. 콘텐츠 등록 유형에 따라 '우리동네질문'과 '관심주제' 항목으로 구분되는데, '관심주제' 카테고리에서 게시글을 등록했다면 '공감하기'라는 퀵액션이 가능하다. 6가지 공감액션 중 1가지만 선택 가능하다.
토스에서도 재밌는 이모지 리액션 기능이 있다. 당근마켓과 같이 중고거래를 하는 경우 서로의 계좌정보를 주고받는 경우가 생기는데,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해 '토스아이디' 생성 기능을 만들었다. 아이디를 전달하면 그 아이디로 송금할 수 있는 기능. 여기에 이모지 리액션이 붙었다.
토스아이디 '받은 메시지'함에 들어가면 쿨거래했어요, 고마워요, 좋아요 라는 리액션 개수가 나온다. 예전에는 당근도 있었는데 변경된 것 같다.
이 뿐만 아니라 댓글을 유도할 대도 이모지로 가이드를 줘서 빠르게 댓글창을 채울 수 있도록 부담을 줄여주기도 한다. 인스타그램과 스타일쉐어는 댓글입력창 상단에 '댓글 도움' 영역을 둬서 간단한 터치로 댓글까지 작성할 수 있게 만들었다. 댓글이라고 꼭 긴긴 문장을 적어야하는 건 아니다. MZ세대는 이모지 한 두개로도 충분히 소통할 수 있다.
기능이나 디테일한 부분은 다를지언정 '이모지리액션'을 사용해 사용자의 반응을 빠르게 얻어내고, 재미요소를 줬다는 점은 동일하다. 내가 기획하는 커뮤니티에도 가장 넣고 싶은 건 '이모지 리액션' 기능이었다.
기획 전 고객개발단계에서 진행했던 유저인터뷰에서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
상위에 랭크되고, 레벨이 올라가서 금전적인 리워드를 받는 것보다 누군가 도움이 되었다는 '댓글'을 남기고, 콘텐츠에 공감해주는 사람들이 많았을 때 계속 활동하고 싶은 동기가 생긴다는 것이다. 금전적인 보상보다 내적동기가 중요하고, 콘텐츠에 대한 빠른 피드백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모지 리액션'을 넣겠다고 결정했지만 자체적인 디자인보다는 기본 이모지, 가장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는 애플의 이모지를 사용하고 싶었다. 여기서 퀴즈.
이모지는 저작권이 있을까요?
정답!
이모지(emoji)는 텍스트가 이미지로 인코딩되어 나타나는 유니코드 문자로써, 어떤 기기에서 보내더라도 동일한 의미로 그대로 표시되어야 하는, 폰트(Font)와 유사한 개념이다. 이 때 문자 A가 저작권의 대상은 아니듯이 특정 그림(예를 들면 하트표시) 자체가 저작권 보호의 대상은 아니나, 폰트와 같이 각 기기 또는 어플리케이션에서 해당 이모지가 표시되는 방식에 대해서는 저작권이 적용된다.
하지만 유니코드를 활용하여 노출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저작권 침해문제 없이 사용이 가능하다.
특히, 구글의 경우 Noto Font Project의 일환으로 저작권자를 표시하고 그 변형을 기록하는 한, 별도 승인없이 특정 이모지를 상업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기도 하다.
https://www.google.com/get/noto/
https://www.google.com/get/noto/help/emoji/
이모지별 유니코드를 확인해서 원하는 이모지를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주의해야할 건 유니코드를 사용하게 되면 OS 환경에 따라 보여지는 이미지가 다르다.
emojipedia에서는 이모지별 유니코드값과 OS별 노출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으니 꼭 테스트를 해봐야한다.
사실 이런 이슈 없이 이모지를 자체 디자인, 제작하여 사용하면 편리하다. OS 구분 없이 동일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고, 업데이트나 외부 이슈에 종속되지 않고, 내부적으로 쉽게 관리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 이모지가 주는 그 감성은 놓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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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버에는 이렇게 넣었었다.
6가지 종류별 이모지를 추가하고, 시즌별로 변경하고 있다.
코드값은 동일하고, 유니코드값만 변경해주기 때문에 데이터는 그대로 쌓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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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저의 행동을 유도하고 싶은 기획자의 고민이 가득 담긴 이모지 리액션 기능들.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만드시겠나요?
여기에 이모지로 댓글달면 힙한 새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