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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ze Jul 25. 2021

당근마켓 동네생활은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

리버스 서비스. 역기획으로 기획력 키우기


기획을 하면서 생각의 힘을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 중에 하나는 '다른 서비스는 왜 이렇게 했을까?'를 고민해보고, 분석해보는 연습니다. 그런걸 흔히 '서비스 역기획'이라고 한다.


내가 이 서비스의 po라면?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이렇게 한 이유는 뭘까?

여기에서는 어떤 데이터를 봐야할까?


이런 것들을 연습하다보면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고, 생각의 깊이가 깊어지는 걸 느낀다.

힙서비에서 만난 사람들과 리서비라는 작은 모임을 하고 있다.

reverse service. 서비스를 역기획하는 스터디. 리서비다.


리서비의 프로세스는 이렇다.


첫 주에는 비즈니스구조와 ia를 분석한다. 서비스에 대한 큰 구조를 잡는 단계.

그 다음주는 ia기준 혹은, 핵심 서비스 기준으로 주요 화면을 분석한다.

이 때가 가장 재밌다.

각자 분석하고 싶은 화면을 뜯어보면서 아래와 같은 질문들을 한다.


1. 이 화면 내의 핵심적인 서비스는?
2. 이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는?
3. 수집 후에는 어떤 로직으로 데이터를 활용했을까?
4. (옵션) 이 서비스의 유저 플로우는?
5. 왜 이 서비스는 이렇게 했을까? 비즈니스 모델에 어떻게 임팩트를 만들 수 있을지?
6. (옵션) 다른 서비스는 어떻게 하고 있지?
7. 내가 PO라면 어떻게 서비스를 만들었을지? 개선했을지?
8. 내가 PO라면 여기서 주로 트래킹할 수치는?


함께 리서비를 하는 멤버 모두 po로 일하고 있다보니 분석을 하는 과정에서 '여기는 이렇게 하면 더 좋았을텐데, 이런 이유가 있어서 아마 일단은 이렇게 했을거야' 하면서 각자의 고충을 헤아려보기도 한다.


서비스를 정하는 기준도 우리의 관심사와 고민거리가 반영된다. 나는 유저 중심의 콘텐츠가 생산되는 커뮤니티 서비스를 리딩하고 있다보니, 유저콘텐츠가 중심이 되고, 커뮤니티가 굴러가는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많다.


첫 번째 서비스는 스타일쉐어, 두번째는 스푼라디오.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당근마켓을 분석했다.

당근마켓의 비즈니스구조에 대해 다룬 글들은 꽤 많아서 너무 익숙하다. 오픈애즈에서 일할 때 당근마켓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직접 당근마켓 마케터를 게스트로 섭외해 함께 팟캐스트를 진행 하기도 했다.

*마케터의 사적인 이야기_당근마켓 마케터 >


당근마켓은 모바일 중고장터에서 지역 커뮤니티로의 확장을 목표로 서비스의 방향을 잡아나가고 있고, 광고수익이 주요한 비즈니스다.


앞으로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은 구인 구직 (알바천국, 알바몬, 숨고, 크몽, 탈잉)      클래스 모집 (클래스101, 프립, 소모임)      데이트 (글램,  틴더)  부동산 (피터팬, 직방, 다방)      등등 꽤 다양한 방향으로 가능할 것 같다. (이미 구인구직은 시작했고, 부동산 직거래도 이뤄지고 있다. )



나는 당근마켓에서 중고거래만 하는 유저여서 다른 서비스들을 둘러볼 일이 많이 없었는데, ia를 작성하면서 구석구석을 둘러보니 꽤 많은 서비스와 기능으로 확장되어 있었다.


우선 동네생활이라는 당근마켓만의 커뮤니티가 꽤 활성화되어 거래뿐만 아니라 정보공유와 네트워크가 잘 구축되어 있었다. 또한, 내 근처라는 섹션으로 맛집, 생활서비스, 지역광고, 구인구직 등의 카테고리도 활성화되어 있어 b2b 서비스도 함께 크고 있었다. 그 외에도 선물하기나 최근에 등장한 전화하기 등등 디테일한 서비스들이 구석구석 자리잡고 있어서, 서비스의 범위가 정말 크다고 느꼈다.


하단 탭바에서 서비스를 변경할 때마다 상단 gnb가 서비스의 핵심 기능으로 변경되는 부분도 흥미로웠다. 일반적으로 gnb 부분은 글로벌로 사용하기 때문에 최대한 동일한 유저 경험을 주고자 모든 기능에서 공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넣곤 한다. 당근마켓에서는 각 메뉴별로 가장 중요한 기능을 gnb에 배치함으로써 유저의 행동을 더욱 직관적으로 이끌어낸다. (커머스 내에 콘텐츠 커뮤니티를 만들면서 gnb 와 메뉴 구조를 바꾸는 것에 대한 걱정과 고민이 많았는데 이번에 서비스분석을 하면서 그렇구 구성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https://docs.google.com/spreadsheets/d/1IrUWFSt2SVdRYH99FYGEfYtRW7r72MWJcL7FhQSiO6U/edit




이번에 내가 분석하고 싶었던  화면은 '동네생활'이다.

'동네'라는 뾰족한 지역 기반의 플랫폼으로 성장하기 위한 가장 큰 준비과정은 이 커뮤니티에 있지 않을까 싶었다. 중고거래라는 목적에 기인한 방문이 아니라, 습관적으로 방문해서 교류하고, 연대를 쌓아나가는 과정. 거래 뿐만 아니라 다양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방문하는 '동네 플랫폼'으로 가기 위해서는 커뮤니티에서 어떤 대화가 오가고, 어떤 고민과 니즈가 있고, 어떤 가능성이 있는지 들여다보는 일이 중요하다.



당근마켓의 동네생활은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


1. 이 화면 내 비즈니스 모델에서 핵심적으로 보이는 서비스

-콘텐츠 조회 및 반응 (공감하기 / 댓글달기 / 신고하기 )

-게시글 등록

-관심주제 설정 (같이해요, 해주세요, 동네맛집, 일상, 동네소식, 취미생활, 고양이, 강아지, 건강, 살림, 인테리어, 교육/학원, 동네 사진전, 출산/육아, 요리, 기타)

-동네 설정  


2. 이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는? 수집 이후 어떤 로직으로 데이터를 만들었을까?

-유저 동네 정보 : 최근 gps 인증 정보 (2개의 동네정보)

-리스트 : 콘텐츠 등록일시 정보

-상단 추천 주제 : 주제별 콘텐츠 등록수 및 관심주제 등록수 반영 (양과 관심도)

-관심주제 설정 : 사람들이 많이 등록하는 콘텐츠 키워드 추출

-콘텐츠 노출 : 신고횟수 (일정 신고횟수 이상 누적 시, 게시글 미노출 처리)

  

3. 왜 이서비스는 이렇게 했을까?

-게시글 등록 시 유형을 왜 구분했을까

ㄴ 우리동네질문과 관심주제 유형은 ui가 다르다. 우리동네 질문은 질문 아이콘과 '궁금해요/답변하기' 액션이 있는데, 다른 관심주제는 '공감하기/댓글' 액션이 가능하다. 질문과 정보공유를 시각적으로 바로 인지하고, 답변달아줄 수 있도록? 질문에 대한 답변에 더 끌어내기 힘든 액션이라서 더 눈에 띄게 했을까?



-왜 최신순으로만 리스팅할까?

ㄴ일반적으로 콘텐츠 게시판의 정렬방식은 '최신순'과 '조회순' 이 있다. 근데 여기는 좋아요 대신 공감해요를 사용했고, 공감수 기준 정렬하는 옵션이 없다. 사람들이 많이 공감한 콘텐츠보다는 내가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가 중요하다. 그래서 전체 유저/주제 기준으로 인기순을 보여주기보다 '관심주제' 세팅에 더 포커싱을 주고, 내 관심주제 안에서 새로 올라온 신규 콘텐츠(실시간성/최신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조회수로 리스팅 했을 때는 특정 유형의 글(질문글)만 쪼로록 나올 수 있다. 관심주제의 스펙트럼이 다양한 만큼 다양성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최신순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노출시키는게 중요하다.


-중간에 '동백동 근처 이웃과 같이해요!' 라는 섹션이 추가됨.

ㄴ '같이해요'라는 카테고리가 유저간의 관계를 맺어주기 좋고, 리텐션이 높아지는 주제여서 이 관심주제에 대해서만 별도 영역을 파서 모아서 보여주는걸까?  다른 동네는 다른 주제로 큐레이션을 해줄까? 피드형 콘텐츠 서비스에서 필터 선택이나 뎁스를 추가해서 추천하지 않고, 피드 중간에 추천하는 방식은 이제는 익숙해진 방식인 것 같다. (특히나 '같이해요'는 동네생활에서 특수한 카테고리라고 한다.)


4. 내가 po라면 어떻게 했을까? 추가로 봐야하는 수치는?

-동네별, 주제별, 유저별 콘텐츠 등록/반응에 대한 데이터를 보고, 동네/유저별로 해당 주제를 푸쉬해줄 듯

어떤 주제가 많이 등록 or 어떤 주제가 반응이 좋은지(조회, 댓글, 알림설정) 파악해서 그 주제 강조, 불필요한 주제 삭제, 신규 주제 확장


-액션 유형별로 리텐션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액션은 무엇이 있는지

(어떤 액션을 했을 때 체류시간, 리텐션 등 관여도가 깊어지는지)


-동네생활 내에서 평균 페이지뷰나 체류시간은 어느정도 되는지


-업체 페이지와 리스트가 있으니까 동네 생활 질문과 업체 정보를 연결할 수 없나


-써드파티 플랫폼(청소연구소, 미소, 세탁특공대)가 들어온다고 하는데, 동네생활에서 업체 질문이 많으니까 여기서 연결해도 괜찮지 않을까. 내근처 x 동네생활이 된다면 좋을듯


-중고판매/내근처와 동네생활을 연결할 수 있지 않을까 > 동네생활 게시판에서 중고판매에 대해 '이 상품 어때요? 이상품 살까요?에 대한 질문을 하고, 의견을 받는? 메뉴간 연결이 더 많이 많이 되면 좋겠다.


-동네생활에서도 바로 '채팅'을 할 수 있게 만들면 안되나? (동네생활에서 질문도 많고, 함께 할 사람을 구하는 것도 많아서 바로 채팅으로 연결해도 괜찮을 듯) > 같이해요 카테고리에서 게시글 작성자가 댓글 작성자에게만 오픈채팅을 할 수 있음 *참여하기를 눌러야만 그룹채팅이 가능함

**많은 사람들이랑 소통하는 것보다, 정말 깊게 참여한 유저들끼리만 대화방을 열어줌!!


-동네생활에 대한 데이터도 프로필 정보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동네생활 게시글 작성 n회, '고양이' 주제에 관심이 많아요. 현재 어떤 '같이해요' 모집중)

현재 프로필은 너무 중고거래에 포커싱되어있는데, 앞으로 커뮤니티와 연결에 더 포커싱맞출거면 마이페이지의 정보에 해당 내용의 비중이 높아져야 할듯


5.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하고,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1)동네 생활 리스트

[받는데이터]

[유저]

-유저별 관심주제 설정 항목

-유저의 인증 동네 정보


[콘텐츠]

-콘텐츠별 공감수/댓글수/조회수

-같이해요 콘텐츠 : 모집 기간 (모집기간에 따라 모집중' 표시), 현재 모집 인원/ 전체 모집 인원)


[주제]

-주제별 등록된 콘텐츠 개수

-주제별 공감수/댓글수/조회수

-동네별 콘텐츠 등록수, 동네별 콘텐츠 주제 분포(어떤 동네에서 제일 많이 사용하는지, 동네별로 어떤 주제에 관심이 많은지)


[뿌리는 데이터]

[콘텐츠]

-인증 동네에 해당하는 콘텐츠

- 등록 콘텐츠 및 등록일시

- 등록 유저 정보 및 유저 동네

- 콘텐츠별 공감 이모지, 공감횟수


[주제]

-추천 관심 주제


[po체크사항]

-동네별, 콘텐츠별, 주제별 특징을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 트래킹을 꼭 하고, 동네별로 '동네생활'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기 .(ex. 동백에서는 '같이해요' 를 한 번 더 푸쉬해주는 섹션이 있음)

*동네별 특징 파악하는게 제일 중요하고, 전체적으로 어떤 주제로 많이 등록/반응하는지 파악해봐야 할듯

(등록이 많이 되는 콘텐츠 유형이 있고, 반응이 좋은 콘텐츠 유형이 다를 수도 있으니 그것도 체크)

*콘텐츠 등록, 혹은 '공감해요'나 '같이해요_참여' 같은 engagement 가 있었던 유저의 리텐션, 체류시간, 페이지뷰가 더 좋은 지표를 보여주는지 (즉, 유저의 참여도가 리텐션에 영향을 주는지 > 이게 'true'가 된다면 작은 engagement라도 만들어내는게 중요한 미션일듯)

*어떤 유형 콘텐츠가 많은지 '키워드' 추출이 어렵다면 자주 들여다보면서 뭐가 올라오는지 봐야함.



2)관심주제 설정

[받는 데이터]

-유저별 설정 관심주제

-주제별 설정 횟수

-유저 정보 기준으로 관심주제 분포 (연령별/성별/지역별로 어떤 관심주제를 좋아하는지)

>>어떤 중고거래(상품/카테고리 등)를 하는 유저는 어떤 주제에 관심이 많은지까지 연결 가능


[뿌리는 데이터]

-관심주제 리스트


[po체크사항]

-유저들에게 필요한/필요없는 주제를 주기적으로 파악해야함. 시간이 지날수록 변하는 항목들.

-시의성에 맞는 주제도 꼭 포함(이벤트성)

*반응이 없는 주제는 삭제하고, 등록 키워드 중심으로 & 유저 인터뷰 중심으로 새로운 주제 확장이 필요할 듯

*유저 정보 기준으로 관심주제 분포를 파악해두면 관심주제 세팅 화면에서 도움을 줄 수 있음 (20대 여성이 많이 선택한 주제, 30대 남성이 많이 공감하는 주제 등)

>>회원가입할 때 설정할 수 있도록 제안해주면 좋을듯


**궁금한 점 : 관심주제 리스트는 초반에 어떻게 세팅했을까?

1) 많이 등록하는 키워드를 추출해서 했을까?

2)유저인터뷰를 했을까?

3)수동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주제 클러스터를 만들었을까?

4)mvp로 던지고 콘텐츠 어떻게 쓰는지 보나??

5)애완동물에서 고양이/강아지가 많이나와 > 점점 쪼개서 주제로 만들기

6) 네이버/다음 까페 일상 수다방에서 어떤 대화가 많은지 1차로 나눔




3)콘텐츠 등록

[받는 데이터]

-게시글 주제 설정

(기본주제/내 관심주제 > 전체 중 택 1)

-내용

-이미지

-동네 업체 정보


[뿌리는 데이터]

-동네 업체 정보 검색에서 '위치' 기반으로 업체 리스트 뿌려줌

-설정 주제에 따라 입력폼이 달라지고, 입력 가이드가 되는 placeholder 문구가 변경됨.


[po체크사항]

-텍스트 입력량이 어느정도 되는지, 가이드를 더 해줄건 없는지

-업체 정보 외에 추가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보 유형이 없는지 (위치 기반/지역 기반이라서 업체정보를 넣는게 추가된듯)


4)콘텐츠 상세페이지

[받는데이터]

 [인터랙션]

-공감하기 유형

-공감하기 개수

-댓글 내용 및 개수

-댓글 입력 일시

-댓글 입력 시 '위치, 사진'


[더보기]

-신고횟수(게시여부에 반영)

-사용자 게시글 차단 여부

- 관심목록 여부

-게시글 댓글알림 여부


[뿌리는 데이터]

[콘텐츠]

-등록 유저 정보

-등록 유저 동네 인증 정보 및 횟수

-콘텐츠 등록 시간


[인터랙션]

-공감하기/댓글 개수

-댓글 좋아요

-작성자 여부

-댓글 입력 일시


[Po체크사항]

-게시물 퀄리티 컨트롤에 대한 신고정책, 미게시 정책 기획 필요

: 신고가 되는 항목들에 대한 모니터링 어떻게 할건지, 어떤 기준으로 신고 게시글 처리할 건지, 신고 사유는 어떻게 구성할 것이고, 신고 프로세스 어떻게 기획할 것인지. 신고횟수 누적으로 자동 미게시처리할 건지, 그 이후 모니터링으로 인한 재게시는? 신고되지 않았지만 삭제가 필요한 게시글에 대한 정책은?


-유저 분석 : 관심 목록 추가/게시글 차단별로 상위 유저 그룹 확인 필요

-안 볼 권리 : 유저를 관심목록에 추가하는 것 뿐만 아니라, 특정 유저의 게시글 안보기도 얼마나 사용하는지 궁금. 커뮤니티를 이용하면서 중요한 건 보고싶은 정보를 보는것 뿐 아니라 보고싶지 않은 정보를 보지 않는 것도 중요





지금까지 적은 내용들은 모두 나의 생각들일 뿐이다.

내부에서 하나의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과 고충이 있었는지 알기 때문에 의도를 100% 파악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정렬 옵션 하나를 만드는 것에도, 추천로직 하나에도, 관심주제 범위 설정에도 이렇게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나중에 내 서비스에서 어떤 고민들을 해야하는지 범위가 잡힌다.

다른 서비스를 뜯어보는 이런 시각으로 우리 서비스를 한 번 더 애정어리게 뜯어보기도 하고.



최근 이사를 준비하면서 당근마켓을 더더더욱 자주 이용하게 되었다.

이용 과정에서 한가지 더 궁금한 점이 생겼다.


유저당 동네 설정은 2개까지 가능한데, 내가 중고거래를 올리면 설정해둔 한개의 동네에만 올라간다. 두 동네 모두 올라가게 할 수는 없을까? 모두 거래가 가능한 범위이기 때문에 설정해두었는데. 빠르게 처분하고 싶어서 두개 동네 모두 올리는 작업을 하다보니 일 최대 등록개수 20개에 도달했다. 왜 20개일까. 도배글을 방지하려는 의도일까? 머신러닝으로 도배글을 걸러낼 수 있다면 일 제한 횟수를 조금 더 늘려도 괜찮을 것 같다.


나같은 성향의 유저는 평소에 하나한 올리기보다 날잡고 하루에 모두 올리기 때문에 일제한이 오는 순간 나머지는 또 까먹게 된다. 여튼 물건을 많이 올렸고, 많이 팔았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나에겐 물건이 너무너무 많다.

미리 쟁여둔 것, 궁금해서 사본 것, 여기저기서 받은 것들. 정말 많다.

버리고, 당근을 하고, 비워냈는데도 여전히 많다. 불필요한 것들이 많다고 느껴진다. 그와중에 버리기 어려운 물건들도 있다.


소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소비를 넘어 무언가를 가지는 소유의 행위에 대해서도. 많이 사고, 많이 버리는 과정을 겪으면서 너무 많은 불필요한 에너지가 소모된다는 것을 느꼈다.


나의 공간에 물건이 들어오게 될 때는 다시 한 번 생각하기. 불필요한 것들은 그 때 그 때 처분하기.

이번에 당근을 하면서 다시 느꼈다.


+)생각해보니 당근에서 이런 콘텐츠들도 함께 풀어내주면 너무 좋겠다. 버리고, 정리한다는 건 곧 삶의 태도와 연결되는 문제이니까? 곤도마리에의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 를 보면 집을 정리한다는건 삶을 재정비하는 일이라고 했다. 무엇을 버릴지 고민함으로써 무엇을 남길지, 내 삶을 어떤 것에 집중하며 살 것인지를 정하는 과정이라고. 내 삶에는 어떤 것들을 남기며 살아갈지 고민하는 과정에 당근마켓이 함께 한다고 생각하면, 이 서비스의 가치는 단순히 집을 정리하는 것 외에, '삶의 정돈'을 도와주는 어마어마한 가치가 있는 서비스라고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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