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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ze Feb 14. 2016

La Vie En Rose

daniela andrade

그가 나를 품에 안고

가만히 내게 속삭일 때,

나에게는 장밋빛으로 보이지요.

(La Vie En Rose. Youtube.)


daniela andrade의 La Vie En Rose를 들으면 괜히 파리가 생각난다.


2013년 7월

단발머리였던 시절, 단발머리를 좋아하던 사람과 프랑스 파리를 갔다.

많고 많은 유럽의 도시 중  그곳을 선택한 건 가장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

일주일 동안 매일 에펠탑을 갔고, 11시 정각에 반짝이는 에펠탑을 보며 폴짝폴짝 뛰어다녔다.

좋지 않은 컨디션에 매일 아팠지만 그런 것쯤은 이 악물고 참을 수 있을 만큼 꿈이었던 순간들이었다.


지금 가장 생각나는 풍경은

첫날 도착하자마자 에펠탑을 보며 먹었던 크레페와 샌드위치,

바토무슈를 놓치지 않기 위해 달리고 달렸던 센느강,

지치고 지친 몸을 이끌고 먹었던 샹젤리제의 홍합요리,

밤마다 호텔방에 누워 틀어놓았던 프랑스의 만화영화,

베르사유 궁전 역에 도착하자마자 지하철역에서  사 먹은 초코빵,

딱딱한 바게트 빵을 들고 도착한 문 닫은 퐁피두,

그 유명한 루브르 박물관에서 영혼 없이 떠돌다가 잔디밭에서 잠들었던 가장 꿀같았던 시간,

사랑의 벽을 찾아 헤매었지만 결국 못 찾고 얼굴 모양 종이를 얻었던 몽마르트르 언덕,

베르사유 정원에서 자전거를 타고 달리고 또 달렸던 탁 트인 공간,

오페라 하우스를 가는 길에 지하철에서 들었던 음악 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춤을 추던 흑인 2명과 그것을 바라보는 꼬마 아이.


다시 가고 싶으면서도 가고 싶지 않기도 하다.

다시 갔을 때 지금 갖고 있는 이 생생한 기억들이 다른 기억들로 덮혀지는 게 싫어서.


그래도 파리는 한번 더 가야겠다.

Midnight in paris, 2011


daniela andrade 목소리에는 꿀이 흐른다.


수십 개의 커버곡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500일의 썸머의 주제곡이었던  US와

라디오헤드의 creep이 가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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