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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궁리인 Sep 21. 2022

역시 실행이 답이었네

일이 다는 아니었는데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올 초에 은퇴를 했다. 팀장 때는 6시 30분 전후로 출근하고 집에 와서도 일 생각으로 가득했던 회사 인간으로 살았다. 스스로 새로운 일을 벌여서 하는 성향이라 스트레스가 심했지만 재미와 보람도 많았다.


 시간에 여유가 있으니 유튜브를 자주 접한다. 그동안 소홀했던 재테크 영역을 보다 보니 ‘너무 회사만 바라보고 살았구나’하고 생각하곤 한다. 전문가나 재야 고수들의 식견과 경험을 들으면서 ‘하루에 10분이라도 재테크를 생각했더라면 더 나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언론 기사 등을 참조해 몇 년 전부터 펀드나 ETF도 하고 있지만 실력의 미흡함을 절감하고 있다.


 회사에 부동산 투자 동아리가 있어서 전국을 돌아다니며 현장을 탐방하는 임장을 하고, 몇몇은 투자 귀재로 수십억을 벌고 퇴사했다는 말도 들었지만 그런가 보다 했다.



 

#1  발 빠른 이들은 어디에나


 몇 달 전에 강원도 고성으로 여행을 간 적이 있었다. 현지 지인의 소개로 간 카페는 기업형이었다. 해변에 접해 있었는데 커피를 마시다가도 드넓게 펼쳐진 백사장을 바로 거닐 수 있으니, 사람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최고의 장소였다.


 서핑 보드를 비롯한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와 실내의 소규모 공연시설까지 곳곳에 고민의 흔적이 엿보였다. 옥상에도 보드를 설치해 타보게 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옆 건물을 신축 중이어서 물어보니 카페 운영자가 풀빌라를 짓고 있는 것이라 한다.

 

 전망 좋은 해변을 선점해 트렌드에 맞게 개발한 것을 보니 연 매출 수십억은 족히 예상되었다. 아마도 속초, 양양을 비롯해 관광객이 확대되니 앞을 내다보고 실행에 옮긴 듯하다.

 

 

 오래전에 봤던 TV 프로그램의 내용도 비슷한 맥락이다. 일본에서 유학하던 부부의 이야기였는데, 임팩트가 컸다. 휴일에 취미 삼아 습관적으로 우리나라의 KTX와 같은 일본 신간센 노선을 두루 탐방했다고 한다.


 노선 개통 전후의 주변 부동산 시세의 변화를 알아보는 것이 재미있었다는 것이다. 이후 한국에 들어와서 KTX 개통 이야기를 듣고 마찬가지로 실행에 옮겨 역사 주변 등 땅을 매입했다.


 여행을 하며 스트레스도 풀고 변화의 흐름을 좇아 관찰하고 연구하며 성공 재테크로 연결한 것이다.  투자 성공으로 당시 국내 최고의 건물에 거주하던 젊은 부부의 통찰력과 실행이 더없이 훌륭하게만 느껴졌다.


 이런 실행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일생일대의 기회를 놓친 쓰라린 경험이 있다.



#2  안 사려면 그만 와요


 십여 년 전 지방에 근무할 때다. 마케팅 협의차 관광지에 있던 업체를 방문하고 나오던 길에, 천천히 주변을 둘러봤다.


 미소와 밝은 표정으로 거니는 사람들의 모습과 특색 있는 박물관들과 공방 등 풍성한 콘텐츠가 눈에 띄었다.


 외국 관광객의 만족스러운 얼굴에 나도 덩달아 어깨가 으쓱했다. 편안하고 차분한 느낌이 마치 일본 교토를 연상하게 했다.


 충동적으로 눈앞에 보이는 부동산 중개업소에 들어갔다. 70대 할머니가 식사를 하고 있었다. 찬찬히 보니 이 분이 운영하는 듯하다. 무슨 일이지요? 하는 눈초리에,


 “요즘 여기 시세는 어떤가 해서요?”


 “2차선 대로변은 평당 2백이고 골목 쪽은 1백 아래예요. 벌써 작년보다 2,30프로 올랐어” 하고 차분히 말씀한다.


 “주로 누가 삽니까?” 하니,


 “무슨 정보를 들었는지 이 지역 출신 서울과 수도권 사람들이 사요. 좋은 기회이니 잘 생각해 봐요” 한다.


 가게를 나오며 역시 사람 생각하는 것은 다 비슷한 모양이구나 싶었다. 재방문율을 살펴보니 98%였다. ‘사면 틀림없겠는데’ 하는 확신이 더욱 들었다.



 실적에 쫓겨 정신없이 일하다 보니 또 몇 달이 흘러 연말이 다가왔다. 근처에 들를 일이 있어 다시 가 보았다.


 “지난번 왔던 사람이지? 그새 또 올랐어. 빨리 결정하는 게 좋아. 안 살 거면 그만 와” 한다.


 이번에야 말로 진지하게 고민해보자 생각했지만 연말의 어수선한 분위기와 본사 발령으로 인해 또 잊고 말았다.


 그로부터 5,6년이 흘렀던가? 매일경제 1면 상단에 크게 난 기사를 보니 절로 한숨이 나왔다. 그 관광지가 5배에서 10배가 올랐다는 내용이었다. 오를 줄 알면서도 망설이고 실행이 옮기지 못한 나를 자책할 수밖에 없었다.


 바쁜 일상에 쫓기다 보니 막상  자신의 일은 못 챙겼다. 경제적 자유를 누릴 기회를 놓친 것이다.



 

 구글은 업무시간의 10%는 개인 시간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선진기업은 다르구나 하고 생각한 적이 있다. 사색과 여유를 누릴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리라 본 것이다.


 또한, 벌써 시행한 지 수년이 흐른 <멍 때리기 대회> 상시 경쟁 상태인 현대인에 필요한 훌륭한 기획이라고 감탄한 적이 있는데, 이 또한 시의적절하다.


 

 직장에서 업무에만 몰두하지 않고 자기 계발, 취미활동 등 관심 영역도 함께 하며 슬기롭게 생활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바람직한 현상이다. 동학 개미로 대표되는 최근의 재테크 열풍도 시대에 따른 당연한 귀결일 것이다.


 직장과 가정, 일과 자신을 균형 있게 유지, 발전해 가는 것이 앞으로의 직장, 직장인의 모습일 듯하다. 이런 방향으로 세상이 변화할 때 우리 삶도 더 빛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미지 출처 : 제목 #1 - 픽사베이, 위키백과 #2 – 픽사베이,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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