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혁명과 기업가활동
김종현
김종현 (1972), 산업혁명과 기업가활동(其一)
I. 서언
1-2/ 애슈톤(T.S. Ashton)은 그의 명저 『산업혁명』의 종장에서 산업혁명이 결과한 「재해」를 강조하는 비관론을 비판하면서 「이 시대의 중심문제는 이전의 어느 시대보다도 훨씬 많아진 몇 세대의 후손들을 어떻게 먹이고, 입히고, 취업시키느냐 라고 하는 것이었다. 아일랜드도 같은 문제에 직면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일랜드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실패함으로써 1840년대에 이민이라든가 기아 및 질병에 의해서 국민의 5분의 1을 상실했다」고 지적하고 뒤이어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 영국의 산업혁명에서 한 기업가의 역할을 다음과 같이 평가하고 있다. 「만약 영국이 경작농민과 수공업자의 나라에 머물고 있었다면 영국도 동일한 운명을 면치 못했을 것이며 기껏해서 증가하는 인구의 중량은 영국의 활력소를 압도했음이 분명하다. 영국이 구제된 것은 그의 지배자에 의해서가 아니라 의문할 바 없이 그들자신의 한정된 목적을 추구하면서 새로운 생산용구와 새로운 공업관리방법을 고안하는 기지와 기략을 가진 사람들(기업가-인용자)에 의해서였다」. 물론 애슈톤은 산업혁명이 기업가활동(entrepreneurship)에 의해서만 이루어졌다고 말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그는 산업혁명이 선행하는 시기에서의 일정한 경제적 발전을 전제로 하고 기술, 자본, 노동 그리고 기타 여러가지 사회경제적 조건의 상호작용에 의해서 이루어졌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는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사회경제적 제조건에 주체적으로 대응해 나가는 기업가활동의 중요성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으며 그것이 산업혁명에서 한 역할을 적극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2/ 기업가활동이 경제발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것이지마는 특히 그것은 전근대적인 사회경제체제가 근대적인 변혁을 수행하는 역사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된다. 그 경우 경제주체로서의 기업가활동은 거센크론(A. Gerschenkron)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구체적으로 그것이 이루어지는 시대와 국가의 조건에 따라서 정부라든가 은행 등에 의해서 주도될 수도 있고 또한 순수한 민간인에 의해서 수행될 수도 있다... 사실 산업혁명기의 영국에는 「생산요소의 새로운 결합을 고안하고 새로운 시장의 발견을 열망하고 또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는 데에 민감한」 기업가가 무수히 나타났으며 그들의 주체적이고 또한 창조적인 활동이 산업혁명의 전개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이다.
II. 산업혁명과 기업가활동-연구사적 배경
3-4/ 기업가활동에 관한 연구가 산업혁명연구 더 나아가서 경제사연구의 중요한 과제로서 인식되게 된 것은 일반적으로 말해서 제2차대전 이후의 일이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산업혁명연구를 포함한 경제사연구 일반은 주로 경제의 구조론적 및 법칙론적인 방향에서 이루어지고 역사과정에 주체적으로 대응해 나가는 기업가는 노동자에 대한 자본가일반으로서 계급관계에 환원되어서 추상적으로 인식되어 왔다... 선구적인 업적들이... 그러나 이들 제연구에서는... 발명가 또는 공업자본가로서 인식되고... 따라서... 다아비(Abraham Darby), 아아크라이트(Richard Arkwright), 웟트(James Watt) 그리고 웨지우드(Josiah Wedgwood) 등의 이름은 교과서에서도 너무나 유명하나... 그러나 웟트의 증기기관의 특허에 재정적인 지원을 하고 활발한 기업가활동을 통해서 산업혁명에 중요한 역할을 한 보울톤(Mathew Boulton) 같은 기업가는 더욱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다.
4/ ... 특히 전통적 사회경제의 제관계가 무너지고 새로운 제관계가 형성되는 시기로서의 산업혁명기에는 경제주체의 의식과 활동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5/ 슘페터 이전에 경제발전에서 기업가의 역할을 중요시한 학자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1815년에 이미 고전학파에 속하는 세이(J.B. Say)는 기업가를 노동, 자본 및 토지 등 모든 생산수단을 결합하는 경제행위자라고 규정하고 그들의 정확한 판단과 감독 및 관리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신고전학파의 거장 마샬(A. Marshall)도 생산의 위험을 부담하고 자본과 노동을 결합하고 기획과 관리를 하는 기업가활동이 경제적 진보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5/ 슘페터는 경제발전을 점진적, 지속적 그리고 조화적 과정이라고 보는 신고전학파의 경제학의 정태적 분석에 반대해서 그것은 오히려 은행의 신용창조에 의해서 가능해지는 기업가의 혁신적 활동을 통해서 단속적, 비조화적 그리고 창조적 파괴의 과정이라고 보고 경제의 동태적 분석을 전개한다... 19세기의 철도건설운동과 20세기의 전기 및 자동차공업의 대확장을 들고 있다...
7-8/ 한편 제2차세계대전 이후에 전개된 경제성장론도... 전후에 경제성장 또는 경제발전의 문제가 경제학의 중요한 과제로서 제기됨에 따라서 경제학의 관심도 단기 또는 정태론에서 장기 또는 동태론으로 이행하게 되고 그 속에서 경제성장의 이론적 연구와 함께 그의 실증적, 역사적 연구가 진전되게 되었다... 로스토우(W.W. Rostow)에 의하면... 그 하나는 로스토우가 강조하는 경제사학이 가져야 할 「현실적인 문제의식」이 후진국의 경제개발이라고 하는 점에서 경제이론과 공통의 과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고 둘째는 근대경제학의 테두리 속에서 장기적 동태분석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인구변화, 기술혁신, 기업가활동 등의 여건의 내생화가 필요하며 여기에 경제사학이 이론과 공통의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경제학의 문제가 경제사학의 문제로서 수용되는 속에서 경제성장 또는 경제발전의 중요한 요인으로서의 기업가활동의 이론적 인식이 경제사학에 있어서의 그의 연구를 촉진시키게 되었다는 것이다.
8/ 이윤극대화라고 하는 가설 위에서 기업가를 이기심을 추구해서 가장 합리적인 경제활동을 하는 「경제인」으로 인식하는 전통적인 경제학에서와는 달리 경제성장론에서의 기업가활동은 주체적·선택적인 행동이다. 「인간은 단순히 경제적 이익만이 아니라 권력, 여가, 모험, 경험의 계속 및 보장 등을 추구한다. 그는 그의 가족, 그의 향토 및 민족, 문화의 친근한 가치 그리고 지방의 遊技에 관심을 가진다.」라고 하는 로스토우의 지적은... 경제성장론의 중심과제인 선진국경제의 지속적 성장과 후진국의 경제개발 또는 공업화의 문제가 경제사학의 「현실적문제」로서 인식되고 있는 상황에서... 또한 기업가활동은... 일정한 문화적 환경에 의해서 규정되는 만큼 그에 관한 연구는 비교사적 견지에서도 매우 중요한 의의가 있는 것이다.
III. 산업혁명기의 기업가유형
11/ ... 「어떠한 형태이든 간에 누구든지 그가 현실적으로 신결합을 수행할 때만 기업가이며 그가 기업을 설립하고 그것을 관례에 따라서 운영하게 되면 기업가라고 하는 성격을 잃는다.」 그는 「단순한 관리자(mere manager)」와「기업가」를 명확히 구분해서 일반적으로 알려지고 있는 낡은 방법에 의해서 관례적으로 기업을 운영해 나가는 전자에 대해서 「창의」, 「권위」, 그리고 「통찰력」을 가지고 신결합을 수행함으로써 동태적 과정을 창조해 나가는 후자야말로 경제발전의 중심적 역할을 담당하는 기업가라고 보는 것이다... 슘페터에게 있어서는 기업가라고 하는 것은 직업이 아니고 또한 그것이 계속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주자본가 또는 노동자와 같은 의미에서의 사회계급이 되지는 못한다. 또한 기업가는 금전적 동기만이 아니라 개인왕국의 건설, 우월성의 과시, 그리고 창조 또는 정력과 재능의 행사에서 오는 환희 등 비금전적 동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 이러한 실재하기 어려운 추상적이고 또한 초역사적 개념은 이론적인 모델로서는 어떻든 그것이 바로 역사적 개념으로 이용될 수는 없다. 후에 그는 기업가를 「혁신(innovation)」의 기능을 수행하는 인간이라고 규정하고 경쟁적 자본주의와 거대기업의 시대에 나타나는 그의 활동을 이론적이면서도 역사적으로 고찰하고 있다...
12/ 슘페터는 스스로가 제시한 이론적·추상적 기업가활동을 역사적·구체적으로 분석 제시하는 노력을 하고 있으나 그러한 방향에서 결정적 역할을 한 사람은 콜이다. 콜(Arthur H. Cole)에 의해서 기업가활동은 이론적임과 동시에 역사적으로 파악되게 되었다...
콜이 말하는 「기업가활동」은 기본적으로는 슘페터의 그것에 관리적 측면을 추가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콜은 그러한 기업가활동을 이론적으로만이 아니라 역사적, 실증적으로 고찰하고 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13/ ... 만토우(P. Mantoux)는 산업혁명기의 공업가의 재질을 기업의 조직과 시장개척이라고 하는 두 가지 측면에서 논하고 있다. 첫째로 기업의 조직자로서의 공업가는 자금을 조달하고 설비를 갖추고 기업을 설립하여 노동자를 모집하고 그것을 지휘관리하는 참다운 의미에서의 「공업지휘관(captain of indstry)」이었다. 둘째로 공업가는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서 시장을 개척하는 상인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어야 했다. 따라서 「공업가는 동시에 자본가이며, 공장관리자이며, 상인으로서 새로운 형태의 완전한 기업가였다.」 사실 그들은 스스로의 소액의 자본을 가지고 또는 친지의 자본과 공동으로 기업을 설립하여 비용을 절감하면서 실현한 이윤을 끊임없이 재투자함으로써 기업을 점차로 확대시키고 스스로가 기계를 도입하여 노동자를 지휘감독하고 스스로의 제품을 판매한다고 하는 제기능을 한몸에서 수행했다. 그들의 기업형태는 도로, 운하, 철도 그리고 광산 등 제부문에서는 주식회사형태의 대규모기업도 있었으나 전형적으로는 개인 또는 공동기업(partnership)이었다. 그들은 콜이 말하는 혁신, 관리 그리고 외부조건에의 조정의 제기능을 단독으로 또는 공동기업가와 공동으로 수행한 원맨적 기업가였다...
산업혁명기의 기업가활동에 관한 만토우의 종합적인 성격규정에도 불구하고 경제사가들은 일반적으로 기업가활동에서의 생산적 측면을 강조해 왔다는 것은 사실이다. 「경영사학」의 창시자라고도 할 수 있는 그라스(N.S.B. Gras)는 산업자본주의를 3국면으로 구분해서 적어도 1840년경이 이르기까지의 제1국면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시기이며 따라서 이 시기에서 기업가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상품의 판매가 아니라 그의 공급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에서 이 시기의 기업가활동에 관해서는 일반적으로 그의 생산적 측면이 강조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향의 인식에 대해서 윌슨(Charles H. Wilson)은 기업가의 상인적 센스 또는 상인적 자질을 중요시해서 산업혁명기의 기업가활동의 공통된 성격을 「시장기회를 개발하는 데에 필요한 능력과 결부된 시장기회의 센스」라는 면에서 보고 있다... 이러한 수요의 변화와 그에 대응해야 할 수단과는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었으며 그러한 수요가 발명이라든가 기업조직에 의해서 충족되었던 것이다.
15/ 「기업가의 우선적인 노력은 단순히 대량생산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현존하거나 또는 잠재하는 수요에 적절한 고급품 생산을 위한 기술혁신과 조직에 집중되어야 했다.」 윌슨은 그러한 기업가의 예로서 면직물공업에서의 사뮤엘 올드노우(Samuel Oldknow), 요업에서의 웨지우드(Josiah Wedgwood) 및 민톤(Herbert Minton), 강제펜의 생산자로서 버밍컴(Birmingham)에 세계제일의 공장을 건설한 마아손(Josiah Mason), 19세기의 80년대의 일이기는 하지마는 비누공장에서의 레버(William Lever) 등 소비재 생산부문에서의 기업가만이 아니라, 자본재 생산부문에서는 철공업에서 유명한 크로우스베리(Richard Crowsbery), 베이콘(Anthony Bacon), 로벅(John roebuck), 윌킨슨(John Wilkinson), 베세머(Henry Bessemer)와 그의 후원자인 부라운(John Brown), 「공업지휘관」으로서 유명한 보울톤(Mathew Boulton) 등을 들고 있다... 충족되어야 할 수요는 제품일반이 아니라 그 중의 특정제품이었으며 그것을 빨리 감지해서 공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기업가의 재능이었다. 즉 중요한 것은 상업적 안식(commercial flair)이었으며 그러한 의미에서 상인이 공업생산자의 상위에 있었던 것이다.
IV. 산업혁명기의 기업가활동의 환경
19/ 사실 「그들(기업가-인용자)은 모든 사회계층과 국내의 모든 지방에서 발생했다.」
홀캄의 코오크(Coke of Holkam) 즉 레스터伯(백)(Earls of Leicester)는 농업경영에서 핏즈윌리엄伯(백)(Earl of Fitzwilliam)과 그의 소령지배인들은 탄광개발에서 그리고 서상한 부리지워터公(공)(Duke of Brigdewater)은 無學(무학)의 부린들리(James Brindley)와 함께 운하開鑿(개착)에서 기업가적 역할을 했다. 한편 대모직물공업자가 된 곳트(Benjamin Gott)는 리이즈(Leeds)의 상인이었으며, 재정지원을 통한 웟트와의 공동기업경영자 보올튼(Mathew Boulton)은 버밍검(Birmingham)의 금속잡화제조업자의 아들이고, 대방직업자가 된 아아크라이트는 이발사였으며, 도기공장에서의 대표적 인물인 웨지우드는 빈곤한 도기제조업자의 아들이고 슈롭셔(Shropshine)의 제철업자 다아비(Abraham Darby) 1세는 반농반공의 자물쇠 단야공의 아들이었다. 또한 역직기를 발명한 카아트라이트(Edmund Cartwright)는 목사였고 대규모공업의 지휘자가 된 로벅(John Loebuck)은 의사였고, 광공업에서 유명한 기업을 설립한 스터브(Peter Stubs)는 여관주인이었으며, 북부 잉글랜드의 철공업에서 지도적 기업가가 된 워커(Samuel Walker)는 교사였다...
산업혁명기의 기업가가 모든 계층과 모든 지방에서 나타났다는 것이 하나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그들이 특히 비국교도 프로테스탄트의 중산층에서 다수 나타나고 있다는 것은 다른 하나의 특징일 것이다. 1800년에는 퀘이커교도(Quakers)인 바아클래이(Barclay), 퍼킨즈家(가)(Perkins), 트루맨家(가)(Trumans), 그리고 햄버리家(가)(Hamburys)는 곡물거래, 제분업, 양조업에서 로이드家(가)(Lloyds), 다아비家(가)(Darbys), 크로울리(Ambrose Crowley)는 철공업과 상업에서, 바아클래이家(가)(Barclays), 베반家(가)(Bevans), 로이드家(가)(Lloyds) 그리고 거니(Gurney) 등은 은행업에서 각각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또한 철공업에서의 로벅과 도우슨(Joseph Dawson)은 독립교회파이며 맥콘넬家(가)(M'Connels)와 그레그家(가)(Gregs) 등 유니타리아파의 기업가는 면방적 공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이다.
19-20/ 敍上(서상)한 바와 같이 산업혁명기의 기업가의 광범한 배출의 사회적 조건으로서 우리는 일반적으로 사회적 可動性(가동성)의 증대와 새로운 가치관에 따르는 기업가에 대한 높은 사회적 평가=승인의 의의를 강조했었지마는 그러면 그 중에서도 비국교파프로테스탄트 속에서 다수의 유력한 기업가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 것인가.
김종현 (1973), 산업혁명과 기업가활동(其二)
V. 산업혁명기의 기업가활동
1. 자본조달
2. 노무관리
3. 수요의 창조
VI. 결어
120/ ... 기업가에 의해서 일반적으로 추구된 분업체계의 진전 그리고 기술혁신은 그 자체가 노동강화 및 노무관리의 수단이 되었지마는 그위에 공장규율이 철저히 강요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