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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영필 Zho YP Oct 26. 2022

3박 4일 교토(京都) 자유여행

조영필

교토로 3박 4일간(설날) 가족여행을 하였습니다.


일정과 교통편은 아내가 미리 짜두었는데 다음과 같았습니다.


첫날 : 칸사이공항 12시 - (하루카) - 교토역 3시 - (지하철) - 호텔 체크인 - (버스) - 키요미즈데라(청수사) - 야사카신사 - 기온거리 - [저녁]


다음날 : (버스) - 텐류지(천룡사) - 치쿠린(죽림) - 토게츠쿄(도월교) - (버스) - (버스) - [점심] - 킨카쿠지(금각사) - (버스) - 료안지(용안사) - (버스) - (버스) - 키타노텐만구신사 - (버스) - [저녁]


세째날 : (버스) - 비와코(비파호) 소수기념관 - 난젠지(남선사) - 철학의 길 - [점심] - 긴카쿠지(은각사) - (버스) - (전철) - 쿠라마 데라(鞍馬寺) - (셔틀) - 온천 - (전철) - (버스) - [저녁]


마지막날 : (전철) - 후시미이나리타이샤(여우신사) - (전철) - (지하철) - 니죠성 - [점심] - 만화박물관 - 호텔 - (지하철) - 교토역 3시 - (하루카) - 칸사이공항 5시


교토의 3대 명승지는 청수사, 금각사, 은각사라고 합니다. 각 절에 대한 감상은


청수사 : 건물이 좀 큰 절입니다.


금각사 : 금각사는 금칠한 절로 볼 만한데, 그뿐입니다.


은각사 : 은각사는 은칠한 절이 아닌데, 은각사라고 합니다. 정원이 아름답습니다. 훌륭합니다. 금각사와 은각사 모두 건물의 정수리에 봉황(왜?)이 있습니다. 두 절의 공통점입니다.


천룡사 : 이번 여행에서 가장 감동받은 곳입니다. 천룡사의 정원은 조원지(曹源池)라고 하는데, 건물 내부를 걸으면서 또는 정원을 걸으면서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건물내부를 걸으면서 조망하려면, 요금을 조금 더 내야 하지만, 조금도 아깝지 않습니다. 석정(돌로 된 정원)도 있으니, 한번 봐주고, 건물 안의 운룡도(雲龍圖)도 볼 만합니다.


천룡사를 북문으로 나오면, 죽림이 있습니다. 대단합니다. 다시 천룡사 정문 쪽에는 도월교가 있는데, 왠지 모르게 정감이 가서 한 번쯤 거닐 만합니다.


용안사 : 석정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용안사 석정의 입장료는 수긍이 되는데, 석정을 본 후 지나다 보면, 어떤 통로를 막고서는, 입장료를 또 받습니다. 뭐가 있는가 싶어, 티켓을 끊고 들어갔는데, 볼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무언가 우리가 모르는 영험력이 있는 것에 대한 참배료인 듯합니다.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남선사 : 남선사는 티켓을 세 군데서 파는데, 방장정원만 볼 만합니다. 다른 곳은 돈 아깝습니다. 방장정원은 마침 비가 와서 어차피 비를 피해야 했는데, 일본은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비를 피하면서, 정원을 감상할 수 있게 열린 회랑이 있어 좋았습니다.


키타노텐만구신사 : 매화를 감상하며 차를 마시는 매원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4시까지 가야 입장 가능한데, 우리는 시간에 늦어 신사만 구경하고 왔습니다. 훌륭한 신사입니다.


여우신사 : 교외에 있고 한번 가볼 만한 신사입니다. 신사 방문의 장점은 입장료가 없다는 것입니다. 절은 모든 곳에서 입장료를 받습니다. 1번 받는 곳도 있고, 쪼개어서, 여러 번 받는 곳도 있습니다.


여우신사에는 여우들이 항상 신사의 양옆을 지키고 있는데, 신사가 많으니, 여우도 엄청나게 많고, 입에 물고 있는 것도 다양합니다. 내가 보기에 대표적인 것은 두루마리와 구슬을 물고 있는 것이었는데, 웹을 검색해 보면, 물고 있는 것이 벼이삭이라느니, 열쇠(곡식창고 열쇠)이니, 어쩌고 합니다. 벼이삭을 물고 있는 녀석도 있었는데, 열쇠 모양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못 본 듯합니다. 두루마리에 대해서는 이나리신사의 창건시기와 일본고사기의 완성시기의 연관을 추측하는 설이 있다고 합니다. 구슬은 용이 물어야 하는 것인데, 여우가 물고 있어 이상한데, 일본의 삼종신기 중 하나인 구슬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여우신사에서는 정말로 엄청나게 많은 토리이(鳥居)를 보게 됩니다. 예전에 토리이는 솟대와 그 문화적 기원이 같은 것으로 치부하였는데, 그 정도로 생각하고 말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토리이는 엄청나게 많았고, 그 형상적 충격 또한 강렬합니다. 정말 다시 한번 조사해 볼 주제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어떤 일본적인 디자인의 원형 같은 것을 느꼈습니다.


니죠성 : 가볼 만합니다. 안에 전시관이 있어 또 입장료 내고 들어갔는데, 100엔이지만 좀 아까왔습니다. 그냥 1칸 보여주는 것입니다. 거기에는 수야파(狩野派)의 가계도가 있습니다. 수야파와 일본의 화풍, 그리고 서양의 야수파 등 관련해서 생각해 볼 만한 주제입니다. 돈이 아까와서 별 생각을 다합니다.


만화박물관 : 아이가 보고 싶다고 해서 갔습니다. 일본어로는 망가로 되어 있어, 애니메이션이 좀 있을 줄 알았는데, 진짜 만화 박물관이었습니다. 초상화를 만화로 그려주는 이벤트서비스가 있었습니다. 인당 천 엔인데, 1화당 20분이 소요됩니다. 주말 또는 휴일날 이벤트가 있는데, 이날은 금요일인데도, 하여간, 한 여학생이 이 서비스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쿠라마절과 온천 : 데마치야나기역은 케이한연선의 출발선인데, 그곳에서는 인당 1,700엔에 鞍馬·貴船散策치케토(ticket)이라는 것을 팔고 있습니다. 그 티켓은 데마치야나기와 쿠라마간의 왕복차비, 쿠라마절 입장료, 쿠라마온천(노천온천) 입욕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온천을 하러 갔습니다. 일단, 교외열차를 타는 재미가 나름 쏠쏠합니다. 쿠라마절은 비도 오고, 저녁 무렵이라 조금 으스스했습니다. 마침 케이블카가 있어, 케이블카를 타고(편도 100엔/인) 본당에 올라갔다 내려와선, 다시 역에 가서 셔틀을 타고, 온천에 갔습니다. 노천온천만을 이용할 수 있는데, 비를 피할 수도 있고, 비를 맞을 수도 있게 되어 있어, 좋았습니다. 온천에 나와서는 역까지 그냥 걸어 내려왔습니다. 가족이 모두 만족한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참고로 온천역시, 수건이 필요한데, 큰 수건은 빌릴 수만 있고, 400엔, 작은 수건은 살 수 있는데, 200엔이므로, 수건을 가져가면, 절약할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가 일본 피노키오라고 하는 텐구(天狗), 쿠라마역 앞에 있음.


쿠라마역에 가면, 붉은 코를 가진 상징물을 만날 수 있는데, 텐구(天狗)이었습니다. 텐구는 일본전설에 등장하는 괴물입니다. 전설에 따르면, 쿠라마산의 카라스텐구가 일본의 카마쿠라 막부시절의 영웅인 미야모토노 요시츠네(源義經, 아명 우시와까마루牛若丸)에게 검술을 가르쳤다고 합니다. 덕분에 일본 막부 전통의 시작인 미야모토가의 카마쿠라 막부와 그 가문의 후예가 연 무로마치 막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살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금각사는 무로마치의 3대 쇼군이, 은각사는 8대 쇼군이 지은 절이라고 하니, 어차피 무로마치 시대에 대해서는 교토에 가려면 한번 공부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교통편에 대한 안내입니다.


칸사이공항에서 교토역까지는 하루카 직행열차가 좋습니다. 하루카는 사전에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고 칸사이공항에 가서 현금으로 티켓을 발권합니다. 왕복으로 인당 4,000엔 정도 되는데, 이 경우 1,500엔의 금액이 티켓머니로 들어있는 교통카드를 주는데, 이 카드를 귀국 시 반환하면, 카드 보증금으로 500엔을 돌려줍니다. 결국 2,000엔으로 칸사이와 교토를 왕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 교통카드로 대중교통(버스, 전철)을 이용해도 되고, 편의점에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전철(지하철)을 탈 때에는 따로 표를 끊지 않고 주로 이것을 사용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교통카드에 남아있는 돈은 나중에 편의점 같은 곳에서 다 써버려야 합니다. 만약 잔액이 남아 있을 경우에는 220엔을 반환수수료로 제하고 돌려주므로 그만큼 손해입니다. 그렇다고 미리 쓸 필요는 없습니다. 교통카드를 1번 충전할 때의 최소단위는 1,000엔이므로, 미리 쓰다가 잔액이 부족해지면, 철도표를 발권하거나 또는 거금을 충전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습니다.


처음에 교토역에 도착해서 2층에 올라가면, 안내소가 있습니다, 거기에서 교토관광지도와 버스지도를 얻을 수 있습니다. 마침 한국어를 하는 분이 있어, 호텔로 가는 교통편과 호텔에서 청수사로 가는 교통편 안내까지 받았습니다. 또한 버스 1일권도 샀습니다. 아주 많은 도움이 됩니다.


두 번째날 뿐 아니라, 세 번째날도 버스 1일권을 편의점에서 사서(버스에서 살 수도 있음) 사용했는데, 하루에 3번만 타면, 본전을 뽑습니다.


두 번째날 아라시야마 지역을 갈 때, 버스를 이용했었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그보다는 아라시야마행 1량 철도 1일권을 이용하는 것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그 철도로 금각사도 갈 수 있기 때문에 버스로 다니는 것보다 좀 더 빠르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열차를 잘못 탈까 불안해서 버스를 이용한 것입니다.


마지막날 후시미 지역을 갈 때, 호텔에서 교토역까지 지하철(남북선) 타고 가서, JR을 이용하는 방법과 케이한 철도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었는데, 우리는 갈아타는 것이 귀찮고 어렵다고 보아서, 도보로 가까운 역까지 가서는 케이한 철도를 이용하였습니다. 예상외로 편하고 좋습니다. 돌아올 때는 자신감이 생겨서 케이한 철도를 타고 다시 케이한산조역까지 와서 지하철(동서선)로 갈아타서 니죠성으로 갔습니다. 그러니까 교토의 지하철인 남북선과 동서선을 다 타본 게 되었습니다.



식사에 대하여


조식은 무조건 호텔 예약 시 추가하여 호텔에서 든든히 먹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으로는 중식과 석식이 문제인데, 이번에 점심은 지나가다 대충 때운다, 저녁은 호텔 근처 적당한 곳에서 먹는다 이렇게 생각하고 갔는데, 예상보다 만만치 않았습니다. 가격 및 메뉴를 합리적으로 고려하며, 주저하다 보면 끼니를 놓치기 십상입니다. 그리고 7시쯤 되면, 비는 추적추적 오고, 거리는 어둡고, 식당은 문을 닫고 이런 식입니다. 그러므로 중식과 석식의 경우에도 맛집이나, 여행안내를 잘 살펴서 추천 음식점을 찾아가는 것이 실패하지 않는 여행이 됩니다. 식사여행도 외국여행의 중요한 부분이므로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는 것을 이번 일본여행에서 처절히 느꼈습니다.


교토는 3박 4일 동안 여기저기 다니고 보니, 이제는 거리랑 교통편이랑 이런 것이 머릿속에 훤히 잡힙니다. 약 120만 명이 사는 도시라고 하니, 작은 도시도 아니지만, 대도시도 아닙니다. 다시 올지 모르겠지만, 다음에 가게 된다면, 그냥 어슬렁거리며, 슬슬 거리를 좀 더 여유롭게 구경하며 다니고 싶네요. 또 교토에서 그리 멀지 않은 비와코(琵琶湖)도 하루 정도 시간을 내서 유람하고 싶네요.


(2015. 0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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