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필
중국 사이트를 검색하다가 중국인이 그린 미얀마 장기 포진도(A)를 보게 되었다. 그리고 특이한 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것은 양진영의 포진이 정확히 대칭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이것이 왜 특이한 점인가 하면, 현재의 미얀마 장기 싯투린은 그 장기판에 아래 B 그림과 같이 대각선이 그어져 있으며, 그림에 나타난 바와 같이 폰의 배치만 정해져 있을 뿐 나머지 기물의 포진은 대국자가 임의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진영이 같은 포진을 하게 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런데, 중국인이 그려놓은 싯투린의 전통 포진(A)을 보게 되면, 분명히 양진영이 동일하며 또한 정형화되어 있슴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더더욱 놀라운 것은 장군의 위치이다. 장군이 놓인 곳이 분명히 구궁의 중앙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무슨 뜻인가 하면, 또 다른 싯투린 장기판(C)을 보면 이해할 수가 있는데,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싯투린의 옛날 장기판에는 B와 같이 장기판 전체의 대각선만 그어진 장기판만 있는 것이 아니라, C와 같이 보다 작은 사선이 추가로 그어진 장기판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밖에도 유사한 여러 변형이 관찰자들에 의해 보고되어 왔다 (Murray, a History of Chess, p 110).
결국 A에 포진된 싯투린의 두 장군은 C에서는 좌상의 구궁과 우하의 구궁의 중앙에 정확히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구궁이 샹치와 장기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싯투린에도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더 거슬러 올라가면, D그림은 차투랑가가 그 대국판으로 사용한 아슈타파다 판이다. 아슈타파다란 동명의 경주게임(우리의 윷놀이와 같은 Race Board Game)을 즐기는 말판이었는데, 체스의 원형인 차투랑가(2인 및 4인)가 두어지던 바로 그 판이다. 여기에도 ×표시가 있는데, 아슈타파다(경주게임)에서는 옥좌(King's Throne)라 하여, 특수한 게임 규칙이 적용되는 곳이다. 4인 차투랑가에서도 4개 진영의 각 왕(Raja)이 이 들 ×표시가 된 옥좌 중의 한 곳에 자리한다.
미얀마 장기는 샹치와 장기(한국)의 초한 테마와 같이 양진영에 선과 악의 스토리가 가미되어 있다. 물론 양진영의 폰의 이름도 다르다. 이러한 유사성에 더하여, 구궁의 존재가 또한 확인됨으로 인하여, 체스의 이동경로를 확인하는데 싯투린은 더욱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고 할 것이다.
(2015. 01.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