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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일본장기 - 헤이안 쇼기(平安將棋)

by 조영필 Zho YP

일본장기 쇼기의 원형으로 헤이안쇼기(平安將棋)가 있다. 이는 일본의 헤이안(平安)시대(AD 794~1185)에 두어진 2개의 쇼기(쇼기, 대쇼기)를 총칭하는 것으로 여기서는 그 중 쇼기를 소개한다. 이중력 쇼기라고도 한다. 이것은 '이중력'이라는 헤이안시대의 문헌에 기록된 다음글에 따른 것이다. 완전한 설명은 아니지만, 이것으로 어느 정도 옛날의 일본장기를 유추해볼 수 있다.

玉將八方得自在 金將不行下二目 銀將不行左右下 桂馬前角超一目 香車先方任意行 步兵一方不他行  入敵三目皆成金 敵玉一將則爲勝
(참조 : 二中歷‧博棋歷 (1210~1221), 幸田露伴, '象戱餘談'에서 재인용)


1) 현대쇼기와 비교

*기물이 6종으로 옥장, 금장, 은장, 계마, 향차, 보병은 있으나, 각행과 비차는 없다.
*기물의 이름과 그 행마가 정확히 같다
*승진 규칙이 있으며, 동일하다(적진 입성시 승진, 승진은 모두 금장으로)
*제3열이 적진이므로 포진은 제1열에 대기물(옥장~향차), 그리고 제3열에 졸(보병)을 배치하는 방식으로 보인다.
*Bare King을 만든 쪽이 승리 라는 규정이 있다.

*따라서 기물의 재활용 규칙(Drop Rule) 은 없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장기판이 체스판과 같은 8×8=64 칸인지, 현재의 쇼기판과 같은 9×9=81 칸인지 (또는 9×10=90 칸)는 알 수가 없다


2) 경기감상

기물의 수가 8종이 아니고, 6종이며, 기물을 재투입하지 않는 규칙이라면, 서양체스 세트를 활용하여, 8×8 체스판에서 두어볼 수 있다. 즉, 옥장(왕장)은 킹, 금장은 퀸, 은장은 비숍, 계마는 나이트, 향차는 루크, 보병은 폰 이렇게 대응한다, 다만, 보병(즉 폰)은 제 2열이 아니라, 제 3열에 포진시킨다.(물론, 옛날 장기이므로, 금장은 옥장(왕장)의 오른쪽에 포진시킨다.)

이렇게 두어보면, 장거리 기물(차나 포 또는 퀸, 루크, 비숍 등)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속도감이 나지 않는 점을 우선 느낄 수 있다. 결국 일본장기는 이런 점을 만회하기 위해 각행과 비차를 개발하였을 것이다. 따라서 장거리 기물은 아니지만, 그나마 고공 행마를 할 수 있는 계마를 잘 활용하여야 한다. (P.S : 현대쇼기를 직접 두어보니, 각행과 비차만이 장거리 기물 만은 아니었다. 재투입되는 그 순간에는 모든 말들이 장거리말이었다. 그야말로 하늘에서 침투하는 것이 되니까.)

일본장기의 기물은 계마나 향차를 보더라도 오직 전진만이 가능한데, 이들과 함께 보병과 같은 전진기물들 뿐 아니라, 은장도 포함하여 결국 모든 기물이 전진을 통하여 승진의 효과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장거리 기물이 부족하다 보니, 일부 지역에서의 우세 특히, 적장 근처지역에서의 우세는 바로 승부의 관건이다.

옛날 장기의 느린 흐름과 함께 독특한 이국정서를 느낄 수 있어서, 나름 꽤 재미있다.


(2009.12.6. [쓰지 않는 배:티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