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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영필 Zho YP Nov 15. 2022

신오스트리학파 경제사상의 계보

강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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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70년대의 이른바 한계혁명이후 Menger - Boem-Bawerk - Wieser로 이어지는 오스트리학파의 경제학체계는 이미 19세기말에 경제학사의 주류를 이루게 된 신고전파체계속에 합류되어 버린 하나의 역사속의 계류에 불과하다고 본다면 이는 당연한 의문이다... 주류 경제학에 대한 기왕의 비판세력인 케임브릿지학파나 시카고학파의 그것에 비해 결코 그 비중이 작은 것이 아닐 뿐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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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에 현대 오스트리학파의 지도자라 할 수 있는 Friedrich Hayek가 노벨경제학상을 받았고...


시원적으로 볼 때 오스트리학파 경제학은... Carl Menger의 주저 <국민경제학의 기본원리>(1871)에서 출발된 것이지만... Menger의 제2저작인 <사회과학 특히 경제학 방법에 관한 연구>(1883)을 계기로 독일역사파경제학의 거두인 G. Schumoller와의 이른바 「방법논쟁」의 전개속에서 모멸적인 뜻으로 쓰이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어 오스트리학파란 명칭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Carl Menger(1840-1921)를 원조로 출발된 오스트리학파는 그의 제자인 Boehm-Bawerk(1851-1914)와 Wieser(1851-1926)까지의 제1세대 이후에도 Ludwig von Mises(1881-1973)와 J.A. Schumpeter(1883-1950) 등의 제2세대를 거쳐 Haberler(1900-1995), Machlup(1902-1983), Hayek(1899-1992), Morgenstern(1902-1977), Rosenstein-Rodan(1902-1985) 등 제3세대에 계승된 후 제4세대라 할 수 있는 오늘의 신오스트리학파의 부활을 보게 된 것이다.


... 오스트리학파의 전통이... 낯설게 보이게 된 까닭에는 몇 가지의 역사적 이유가 있었다. 첫째는 이른바 경제학의 고도이론시대(High Theory Age)라 할 수 있는 1930년대에 오스트리파경제이론은 주류경제학의 조류에 사실상 휩쓸려 있었던 때문이며, 둘째로 대세가 이렇게 된 것은 제1세대에서 Boehm-Bawerk가 C. Menger의 주지로부터 이탈하여 균형이론쪽으로 경도 되어간 사실과 (이 때문에 사제지간의 관계가 극도로 불편한 관계로 전개된 에피소드 참조 - Schumpeter, pp. 846-7) 세째는 제2세대에서 Schumpeter가 Walrasian으로 개종한 사건의 세 가지가 결정적 역할을 했던 데에 원인이 있었다.

그러나 Boehm-Bawerk와 Schumpeter의 이와 같은 변절과 1930년대의 조류(=일반균형혁명과 케인즈혁명)에도 불구하고 Carl Menger의 경제사상을 고수하고 이를 발전시키는 데 고군분투해온 학자가 있었으니 Mises와 Hayek의 두 사람이다...


... 제4세대의 오스트리파 경제학자들... 40년대 런던대학에서 Hayek의 제자였던 L. Lachmann을 비롯하여 50-60년대 뉴욕대학의 Mises 세미나에서 공부한 I. Kirzner와 M. Rothbard 이외에도 오스트리적 접근방법에 동조하는 W. Block, J. Egger, R. Garrison, W. Grinder, G. O'Driscoll, M. Rizzo 등 미국의 소장학자들을 들 수 있으며 비엔나대학의 Streissler, 호주의 S. shenoy...


... 「공공선택」의 문제에 집중하고 있는 J. Buchanan과 G. Tullock 같은 Virginia 학파의 계류와 최근 시카고학파의 또 하나의 강력한 새 계류라 할 수 있는 R. Lucas, T. Sargent 등이 대표하고 있는 합리적 예상학파(Rational Expectation School)의 사고 동향도 주관적인 정보이론적 접근에 역점을 두고 있다는 면에서 보면 신오스트리학파의 전통과 혹사하다고 보아서 결코 무리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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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고전파 종합체계에 대한 비판은 이미 50년대초부터 좌측에서는 Post-Keynesian 내지 Neo-Keynesian인 케임브릿지학파와 우측에서는 통화주의자(Monetarist)인 시카고학파에 의헤 맹렬히 전개되어 왔다는... 일반균형론의 파라다임에 그 논거를 뿌리박고 거시적으로는 케인즈적 재정정책사상에 의지하고 있는 신고전파종합체계에 대한 비판의 촛점이 시간이 갈수록 시장기구의 완전성전제와 경기자들(소비자·기업·정부)의 완전지식에 관한 가설에 집중되고 있어 불완전 경쟁, 불확실성, 불완전정보, 불균형, 시간요소 등의 이론적인 문제와 적자재정의 유효성부정의 방향으로 흐르고 있지만 이와같은 경제학의 정보 이론적 접근방법이나 경제에 대한 정부간섭의 비효율성에 관해서는 Menger 이래 오스트리학파에 의해 기술적 문제가 아닌 전통적으로 다루어져 온 근원적인 문제였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 신고전파에서는 한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경제문제는 선호와 기술과 가용자원이 일정하다는 전제하에서 소여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조건에 초점을 둔다. 그리고 이때의 최적배분조건은 개인(소비자)의 효용극대화와 기업의 이윤극대화목표를 만족시키는 시장ㅇ의 일반적 균형상태에서 결정된다. 그러나 신오스트리학파의 경제문제는 바로 이같은 신고전파의 여건인 선호유형, 기술상태, 가용자원에 관한 지식 내지 「정보」 자체에 있으며, 현실경제는 균형의 상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같은 조건들에 관한 정보획득과 조정과 변화의 지속적 「과정」 속에 존재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 신고전파의 후생경제학적 사고에서는... 강력한 독과점감시기구, 정부입장의 비용·편익분석에 의한 계획사업, 각종 보호시책 등 제도와 기구의 설치·확대가 정당화된다. 그러나 신오스트리파의 사고에서... 시장참입의 자유와 개인의 사유재산권을 발전시키는 것임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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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rl Menger는... 첫째로는 효용 즉 주관적 가치론의 제창이고, 둘째가 한계적 방법의 도입에 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고전파의 주류는 전자의 주관가치론의 문제보다 후자인 한계주의적 방법에 중점을 두어 경제학을 정밀한 수리적 학문으로 발전시켜왔음은... 혁명의 진가인 주관가치론적 측면은... 사상되어 버린 감마저 없지 않게 되었다. Carl Menger의 진면목은 바로 이 효용가치론의 제기에... 가치라고 하는 것은 재화 그 자체에 내재하는 성질이 아니라 이를 평가하는 주체와 그 평가대상인 객체 사이의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Menger야말로 경제학에서의 「지식과 예상」의 역할을 인식한 최초의 학자라는 평을 받게 하고 있다.


... Menger의... 또 하나의 특징은 「원자론적 방법」 바꾸어 말하면 「방법론적 개인주의」이다.


Menger는 또 언어, 종교, 법률과 심지어 국가 그 자체는 말할 것도 없고 시장, 경쟁, 화폐 등 수많은 사회경제현상들이 그 집단 자체가 이것들을 만들려고 한 어떤 의도적 행위의 결과라고는 도저히 말할 수 없는 역사의 각 시대 속에 이미 형성되어져 있는 것으로 인식한다... Menger는 고전파경제학자들이 경제제도라고 하는 것이 언제나 사회전체의 공동의지에 의한 의도적 산물이거나 사회성원들의 합의 또는 법제정의 결과라고 이해했기 때문에 「의도치 않았는데오 생성된 제도들」의 중요성을 파악하지 못했고 따라서 경제학의 이론적 영역을 좁혀 놓았다고 비판한다. 법령이나 의식적인 합의의 결과로 나오는 「실용적」 현상과 대조되는 이같은 자연발생적 현상을 「유기적」이라고 표현하고 이를 이론경제학의 중요영역으로 본 것이다. 결국 Menger는 첫째 주관적 효용, 둘째 원자론적 방법, 셋째 유기적 현상이라는 세 가지 개념에 출발하고 있으며 이것은 신오스트리학파 경제학의 기반을 이루게 되었다.


... 신오스트리파는 신고전파와 아주 대조적으로 지식의 결여 내지는 분산이 일반적으로 되어있는 세계에서의 행위를 설명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에 개인의 특성에 관해서 이같은 기호 이외에도 많은 측면을 고려해야 된다고 보고 있다. 첫째 자기자신의 기호와 가용기회에 관한 「지식」이라든지, 둘째 현재의 사태나 개인의 행동에 관한 「해석」, 셋째 미래의 사태와 행위에 관한 「예상」, 넷째 이전에 예기치 않던 새로운 기회에의 「반응」같은 문제들이 그것인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와같은 지식·해석·예상·반응이 사람에 따라 상이하다는 점이다... 사람이 다른데 의도와 기대가 일치될 수 있는가... 상이한 사람들 사이의 지식의 분산 문제 또는 관련되는 지식이 획득되고 「기대가 형성되는」 과정 등의 문제이다.


... 신고전파가 이 원칙을 관철하지 못하고 있는 차원의 문제들이 허다하다.

첫째 균형가격에 관해서 볼 때 그 「결정」에 관한 추론은 많이 다루지만 실제로 그것이 어떤 「과정」으로 실현되는지에 관해서는 설명이 없다.

둘째 「기업」이 만일 단일의 기업가가 아닌 협동하고 있는 개인들의 집하빌 경우 신고전파경제학은 각기 다른 기호와 목적들을 가진 그 기업의 구성원들이 기업정책을 구상하고 실행하는 데 어떻게 그리고 어느 만큼이나 통합되는지는 설명하지 않는다.

셋째 경제학자들이 흔히 사회의 선호를 충족시킬 목적으로 「사회적 후생함수」를 내세우지만 그러나 후생경제학은 사회의 각 개별성원들의 상충가능성 있는 신념과 선호들을 어떻게 집계해서 이 함수를 달성하는지에 관해서는 설명을 못한다.

넷째로 후생경제학에서는 정부정책은 일단 결정만 되면 옳게 효율적으로 실천되는 것으로 암묵리에 가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과업을 위해 선정된 정치가들과 관료들이 그 안에서 협동하고 조정하는데 적합한 제도·조직을 구상하는 문제에 관해서는 전혀 논급이 안되고 있다.

바꾸어 말하면 주류경제학은 이러한 조직이 택한 행동을 그 구성원들의 선호·지식·해석·기대 및 계획과 관련시키는 데 실패한 것이다. 그 결과 전통적 이론은 그러한 조직 자체의 행위마저 적절히 설명하지 못하게 되었다. 따라서 정부가 특히 최적의 산업정책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관한 규범적 처방이 너무 안이한 것이 아니면 비현실적인 것이 된다고 보았다.


MIses는 경제이론의 과제가 어떤 행위로 인한 직접적이고도 분명한 결과를 판명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보다 원거리의 보이지 않는 결과들을 평가함에 있다고 보았다. 또 Hayek는 경제학의 과업은 인간행동의 의도치 않았던 결과들을 해명하는데 있다고 보며 멩거는 많은 사회제도가 인간행동의 결과이지 인간의 구상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보았는데 이와 같은 오스트리학파의 통찰은 특히 정부의 적합한 역할이 무엇인가의 문제에 관해서 중요한 함축성을 갖는다.


... 화페, 시장같은 유기적 현상은 시간을 거치는 과정에 의해서만 발달된다. 어떤 조직을 구성하는 개인들이 공동의 계획을 짜는 것도 시간이 걸리는 협의에 의해서만 가능하며... 시간의 「경과」야 말로 ... 신오스트리학파적 접근방법의 넷째번 요소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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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류경제학... 시카고학파에서도... 경제법칙과 이론이 물리학과 같은 자연과학의 방법을 원용해서 확립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적 원자들에 대한 가설을 찾아내서 이를 검증하고 개선하는 절차를 밟는다... 가설이 얼마나 예측가능한가를 검토한다... 그 가정들이 얼마나 현실적인가는 문제밖이다. 이는 사실 현실에 관한 유일한 검증이 예측의 검증뿐이라는 말이 된다. 이른바 「실증경제학」으로 알려져 있는 이같은 행위주의적 접근방법이 바로 그것인데 여기에서는 이 방법론이 아닌 경제학방법은 비과학적인 것으로 간주한다.


신오스트리학파가 이 시점을 긍정치 않는 이유로서 Kirzner는 아래의 네 가지를 들고 있다.

첫째 타인의 행동을 관찰... 행동의 의미는 「이해」하는 능력의 도움을... 통찰을 하는 것이지 수량적인 측정을 하는 것이 아니다... 미제스는 이같은 의미에서 인간행동에 관한 학문을 praxeology라고 부르고 있다... 우리는 관찰된 행동만으로는 이해가 불가능...

둘째로 ... 필요한 정보를 완전히 얻는다는 것이 불가능... 수요변세의 정확한 범위는 보통 예측하기 어렵다...

셋째로 경제이론이 경험적으로 검증될 수 있는 것인지... 수요법칙을 경험적으로 정립한다는 것은 도대체 가능한 일인지...

넷째로 ... 인간의 선호·기대·지식에 있서서의 불결정성과 예측불가성이다. Shackle과 Lachmann은 신택행위의 임의성과 창의성을 강조한다... 사회과학에는 자연과학에서와 같은 불변의 매개변수란 있을 수 없다...


... 선호·지식·기대 등의 현실생활내용에 관한 가정이 아니라 인간본질에 관한 근원적인 통찰에 입각한 정리에서 출발할 때... 모든 시기와 장소에 적용되는 경제학을 확립할 수 있다는 것이다.



6


... 신오스트리학파의 경제이론은 주관주의와 방법론적 개인주의라는 두 가지 원칙에 근거하여 경제를 유기적 현상과 시간성이라는 두 가지 개념에서 파악하고자 한다...

신고전파의 주류경제학은 이같은 원칙을 표면상으로만 내세우지 이론내부에까지는 관철시키지 못한다... 이에 반해 신오스트리파의 경제학은 인간의 행위가 불완전지식하에 이루어진다는 것을 출발점으로 삼고... 「바로 근방의」 조금이라도 나은 기회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하는 그러한 존재인 것이다... entrepreneurship이라는 개념으로 대변되고 있다. 이것은 계획의 「수정」을 이론에 내재화시킴으로써 경쟁과정의 기초를 투시하는 개념인데... 정책이 해야 될 규범적 관점에서 보더라도 경제시스템의 적격성은 어떤 특정시점에서 자원이 배분되는 효율성에 의해서 판정할 것이 아니라 시간이 걸리면서 새 기회를 발견하고 여기에 반응하는 속도에 의해서 판정되는 것이다.


... 「시장의 실패」를 구실삼아 정부의 역할을 내세우는 방법을 취한다. 그러나 이른바 시장실패란 대부분의 경우 「정보의 결여」로 인한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정부의 간섭으로 해결된다고는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신오스트리학파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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