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바인하커
Eric D. Beinhocker (2006), The Wealth of Origin: Evolution, Complexity and the Radical Remaking of Economics. (안현실·정성철 역), 랜덤하우스, 2007.
1장 부는 어디서 오는가?
주 2)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문제는 '쾌락주의적 심리학'... 에서... 한 사람의 절대적인 부는 유전학, 관계, 그리고 성취 등 다른 요인들과 비교할 때 행복을 결정하는 강한 요인은 아니지만 시간에 따른 부의 변화율은 매우 중요한 요인이라고 한다... Kahneman&Eiener&Schwarz(1999) 참조
주 11) 다른 종들도 동거하는 집단, 노동의 분업, 음식물 거래 등을 특징으로 하는 '경제'를 한다. 사회성 곤충에서부터... 강장동물에 이르기까지... '포르투갈 병정'이라는 영어 이름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혈연관계가 없는 집단 사이에서의 진정한 사회성은 알려져 있지 않다... 수많은 비혈연자 사이의 광범위한 협력이 오랜 기간 동안 끈질기게 유지되는 것은 인간들에게서만 찾아볼 수 있는 독특한 것이다... Bonabeau&Dorigo&Theraulaz(2005) 참조
41/ 경제학과 진화 이론은 오랜 공동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주 29) Hodgson(1993), p. 81을 보면 '적자생존(survival of the fittest)'이라는 용어를 만든 사람은 다윈이 아니라 실제로는 사회학자 허버트 스펜서라고 적고 있다...
43/ 진화철학자 대니얼 데닛 Daniel Dennett은 진화에 대해 '디자이너 없는 디자인'을 만드는 다목적용 알고리즘이라고 말한다.
주 35) 물리적 기술과 사회적 기술이라는 용어의 사용은 Nelson(2003)에서 나온 것...
46-47/ 경제적 진화는 단일 과정이 아니라 밀접하게 연결된 다음 세 가지 과정들을 거쳐서 이루어진다. 첫째는 기술의 진화다... 1750년경 경제의 폭발적 성장이다. 이는 산업혁명을 몰고 온 거대한 기술적 도약과 일치한다... 컬럼비아대 진화경제학자 리처드 넬슨 Richard Nelson은 사실 두 가지 기술이 경제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지적했다.
우선 물리적 기술이다... 다음으로 사회적 기술이다. 무엇인가를 하도록 사람들을 조직하는 방법들이다. 정착농업, 법규, 화폐, 공동 출자 회사, 그리고 벤처 자본 등이 그런 예들이다. 넬슨은 물리적 기술들이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하지만 사회적 기술도 똑같이 중요하고, 이 두 가지는 서로 공진화한다고 특별히 언급하고 있다. 36 예를 들어, 산업 혁명기 동안 18세기 리처드 아크라이트 Richard Arkwright의 정방기(물리적 기술)의 발명은 큰 공장(사회적 기술)에서 옷 만드는 일을 경제적인(규모의 경제로 인한 비용효율적인) 것으로 바꾸어 놓았다. 그 결과 이는 다시 수력, 증기, 그리고 전기를 제조에 응용하는 수많은 혁신들(다시 물리적 기술들)을 몰고 왔다. 농업 혁명, 산업 혁명, 정보 혁명은 모두 물리적 기술과 사회적 기술이 상호 작용하고 서로 보완하면서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내는 춤과도 같은 것이다.
주 36) 사회적 기술은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제도(institutions)라는 것과 유사하지만 동일한 개념은 아니다...
그러나 물리적 기술과 사회적 기술의 공진화도 우리가 이야기하려는 것의 2/3에 불과하다. 아직 하나가 더 있다. 사실 기술은 아이디어나 디자인과 같은 것이다.
... 기술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려면 누군가는 혹은 일단의 사람들이 물리적·사회적 기술들을 개념이 아닌 현실로 바꿀 필요가 있다. 경제 영역에서 이런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기업이다. 기업은 물리적·사회적 기술을 함께 융합시켜 제품과 서비스라는 형태로 만들어 낸다.
... 결론적으로 이 책의 주요 주제 중 하나는 물리적 기술, 사회적 기술, 그리고 경제에서 변화와 성장의 패턴을 보여 주는 기업 디자인, 이 세 가지의 공진화 현상이다.
48-49/... 사실 찰스 다윈의 가장 중요한 통찰력에 불을 붙인 사람은 다름 아닌 한 경제학자였다. 1798년 영국의 경제학자 토머스 로버트 맬서스 Thomas Robert Malthus는 <인구론>에서 경제를 경쟁적인 생존 투쟁, 그리고 인구 증가와 인류의 생산성 향상 능력 간의 끊임없는 경주로 묘사했다. 맬서스는 이 경주에서 인류가 결국 지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 1898년 소스타인 베블렌 Thorstein Weblen은 경제는 하나의 진화 시스템이라고 주장하는 논문을 썼는데... 알프레드 마셜 Alfred Marshall은 <경제학 원리>라는 자신의 역저 서문에서 "경제학자들의 메카는 경제적 생물학에 있다"라고 적고 있다... 1982년 리처드 넬슨과 시드니 윈터 Sidney Winter는 <경제 변화의 진화 이론 An Evolutionary Theory of Economic Change>이라는 기념비적인 저서를 내놨다.
...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중반까지 경제학자들이 영감을 얻은 곳은 생물학이 아니라 물리학이었다. 그중에서도 운동과 에너지의 물리학이었다.
2장 전통 경제학 : 균형의 세계
주 16) Colander(1999), pp. 6-7 참조... "1990년대 동안 경제학자들은 일련의 원칙들을 가지고 출발했다. 예컨대, 소비자들의 효용 극대화, 기업들의 이윤 극대화, 멀리까지 내다보는 개인들의 합리성, 그리고 구조적으로 이런 개인들의 의사 결정들이 무리 없이 서로 잘 들어맞게 돼 있음을 뜻하는 '균형'에 대한 믿음 등이 그것이다. 이 원칙들에 대해서는 드브뢰가 1959년에 발표한 '가치 이론(Theory of Value)'이 가장 구체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 1900년대 후반부 내내 이 원칙들은 미시 경제학에 포괄적으로 녹아들어 갔고, 그 뒤... 거시 경제학 쪽으로도 퍼지게 됐다...
60/ 아마도 첫 경제학자의 영광은 고대 그리스 철학자 크세노폰 Xenophon(BC 434?-BC 355?)에게 돌아가야 할 것이다. '경제학 economics'이라는 용어는 크세노폰의 저서 <오이코노미코스 Oikonomikos(바람직한 공동체상)>의 제목에서 유래된 것이다.
61-63/... 경제학자들이... 가장 근본적인 의문은 두 가지다. 하나는 부는 어떻게 창출되는가, 다른 하나는 이 부가 어떻게 배분되는가 하는 것이다. 19 스미스는 그의 <국부론>에서 이 두 가지 문제를 다 다루었다... 경제적 가치는 사람들이 자연환경으로부터 원료를 가져다가 노동력을 통해 사람들이 원하는 그 무엇으로 변환시킬 때 창출된다는 게 그의 답이었다... 부의 창출 비밀은 노동 생산성을 높이는 데 있다고 한 점이다... 보다 높은 생산성의 비밀은 노동의 분업과 이로 인해 가능한 전문화에 있다고 보았다. 여기서 스미스는 그 유명한 핀 공장을 예로 든다. 이 공장에서 일하는 10명의 근로자는... 하루에 4만 8천 개의 핀... 을 생산할 수 있게 했다고 지적한다. 이런 노동의 분업이 없었다면, 이 공장은 하루에 단지 20개의 핀만을 만들어 냈을 뿐이며...
... 무엇이 한 사회에서 부와 자원의 배분을 결정하는가?...
... 가장 공정한 메커니즘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기심에 따라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 스미스의 이런 견해는 당시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설파했던 프랜시스 허치슨 Francis Hutcheson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 "우리가 기대하는 저녁은 정육업자, 양조업자, 제빵업자들의 자비심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그들의 이기심에서 나온다."
주 19) 물론 그 외에도 경제학자들이 씨름을 해왔던 많은 중요한 문제들이 있다. 그러나 경제적 가치의 본질과 그 궁극적인 원천, 성장, 그리고 분배는... 핵심 문제였다(Niehans, 1990). 화폐의 역할, 가격의 결정, 교환을 통한 이익... 기본적... 질문 속에 다 포함된 것이다. 예외가 있다면 실업률의 본질 같은 거시 경제의 현상학적인 의문들이 있을 수 있다...
주 27)... 스미스는 요소 비용에다 자본에 대한 자연 수익률을 더한 자연 가격이라는 것을 가정했다... 자연 수익률 개념은 오늘날 '제로 이윤(zero-profit)' 조건이라는 형태로 생산 이론에서 살아남기는 했지만 스미스는 수요 측면에서 제약 조건이 될 효용 이론과 예산 문제에 관한 것은 생각하지 못했다. 그로부터 72년이 지난 뒤, 존 스튜어트 밀이 <정치 경제학의 원리(Principles of Political Economy)>를 출판하고 나서야 비로소 공급-수요에 관한 완벽한 이론이 등장한다. 그리고 1890년 마셜이 그 유명한 공급-수요 그래프(X-diagram)를 제시했다. Niehans(1990)와 Backhouse(2002) 참조.
65/ 한정된 자원을 놓고 경쟁을 벌인다는 것은 경제에 서로 상충하는 힘 또는 긴장이 있음을 의미한다. 17세기 아일랜드의 금융가 리샤르 캉티용 Richard Cantillon에게 경제의 핵심적인 긴장 관계는 인구와 가용한 토지 사이에서 비롯됐다. 캉티용은 과잉 인구와 기아라는 야만적인 메커니즘이 임금과 가격을 스스로 조정되도록 만들어 궁극적으로는 균형점에 이르게 할 것이라고 믿었다. 18세기 프랑스의 지식인 프랑수아 케네 Francois Quesnay에게 핵심적인 긴장은 농업, 제조업, 그리고 토지를 소유한 상류 귀족 사회 사이에서 나오고 있었다... 스미스에게 경제의 핵심적인 긴장은 소비자와 생산자 간에 비롯되는 것으로 달성되어야 할 균형은 바로 공급과 수요의 균형이다.
66-68/ 자크 튀르고 Jacques Turgot는 루이 15세 정부의 각료를 지냈으며, 이른바 자유방임주의, 즉 정부는 시장의 작동을 방해하는 행위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철학의 주창자로 유명하다... 각료로서 튀르고가 맡은 임무는 식량 부족 문제를 다루는 일이었다... 튀르고는 오늘날 '수확 체감의 법칙 law of diminishing returns'이라고 알려진 것을 명료하게 설명해 냈다... 튀르고의 법칙은 공급과 수요의 관계에서 우선 공급과 생산자 비용을 연결시키는 중요한 개념을 제공했다.
거의 같은 시기에 영국의 철학자 제러미 벤담 Jeremy Bentham은 수요 측면에서 튀르고와 비슷한 중요한 업적을 만들고 있었다... 벤담은 개인의 즐거움과 고통을 측정하기 위하여 '효용 utility'이라는 하나의 양적 지표를 생각해 냈다. 35
그로부터 약 50년 후 독일 경제학자 헤르만 하인리히 고센 Hermann Heinrich Gossen은 벤담의 아이디어를 토대로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을 만들어 냈다.
생산에서의 한계 수익 체감과 소비에서의 한계 효용 체감을 결합하게 되면 시장은 자연스럽게 가격이라는 균형 메커니즘을 갖게 된다...
주 35) 효용의 개념은 1738년 맨 처음 네덜란드 수학자 다니엘 베르누이에게서 나왔다. 60년 뒤 벤담은 독자적으로 이 개념을 다시 발견했고, 베르누이와 달리 효용을 수학적 형식으로 표현하지는 않았다...
69-72/ 고전파 경제학의 연구에 뒤이어 등장한 것이 이른바 한계주의자 시대다(1830-1930). 이 시기의 핵심 인물은 레옹 발라 Leon Walras다... 1872년 그의 역작 <순수 경제학 요론 Elements d'Economie Politique Pure>을 완성했다.
특히 발라는 경제 시스템의 균형점과 자연에서의 균형점 사이에는 유사성이 있다고 보았다. 자연의 많은 시스템들은 균형점 balancing point을 갖고 있다...
수학을 경제학에 도입한 발라의 의도는 경제 시스템을 예측 가능하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발라는... 그 시대의 물리학 교과서를 모두 섭렵했다...
주 47) 발라는 실질적으로 균형의 존재, 고유성, 그리고 안정성을 증명한 적이 없다... 이에 대한 공식적이고 일반적인 증명은 노이만이 고정점(fixed technique)이라는 기법을 이 분야에 도입한 20세기까지 기다려야만 했다...
76-77/ 제번스의 개념에서 인간의 이기심은 바로 그 중력과 같은 것으로,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행복과 효용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작용하는 힘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유한한 자원을 가진 세계에 살고 있기 때문에 이는 우리의 행동에 대한 제약 조건이 된다...
... 이렇게 경제적 선택을 제약 조건 하의 최적화, 다시 말해 여러 제약 조건들이 주어진 상황에서 최적화 문제로 표현한 것도 제번스의 업적이다... 개인들 간 효용의 차이는 거래를 위한 일종의 잠재적인 에너지를 만들어 낸다. 제번스는 자신의 저서 <경제학의 이론 Principles of Economics>에서 "우리의 과학(경제학)에서 가치의 개념은 기계학에서의 에너지 개념과 같다"라고 말했다.
81/... 영국의 경제학자 알프레드 마셜은 제번스의 고립된 단일 시장 모델(부분 균형)과, 서로 연결된 시장을 대상으로 한 발라의 모델(일반 균형)을 연결시켰다. 마셜은 또 공급과 수요 곡선을 그래프로 처음 그린 사람이기도 하다...
주 64) 시장 경제 대 중앙 계획 경제의 배분의 효율성에 관한 논쟁은 파레토와 엔리코 바론(19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갈 만큼 역사적으로 오래됐다... 오스카 랭지...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하이에크는 사회주의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복잡계 경제학에 해당하는 많은 주제들을 이미 예견했다...
86/... 요제프 슘페터는 경제 성장은 단순히 이미 생산되고 있는 제품의 양을 증가시키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관찰해 냈다. 즉, 혁신의 역할이 있다는 얘기다. "당신이 원하는 만큼 우편차를 계속 추가해 보라. 그렇게 하다간 결코 철도를 달릴 수 없을 것이다."
87/... 슘페터식 부의 창조는 리처드 아크라이트, 헨리 포드 Henry Ford, 토머스 앨바 에디슨 Thomas Alva Edison, 그리고 스티브 잡스 Steve Jobs 같은 사람들이 악조건과 싸워 기술을 마침내 성공적인 상업화로 연결시킬 때 일어났다.
... 그는 자신의 그런 이론을... 엄밀한 수학적 형태로 바꾸지 못했다... 이런 수학적 결여로 인해 로버트 솔로 Robert Solow가 나타날 때까지 40년 동안 성장 이론은 마치 지적인 '배수 backwater', 다시 말해 '지적 부진' 같은 것으로 취급되고 말았다.
88/ 성장과 균형은 서로가 잘 양립하는 개념으로는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솔로는 1956년 자신의 기념비적인 논문에서 경제를 일종의 '동적인 균형'에 있는 것, 그의 용어로 말하자면 '균형 성장'으로 바라봄으로써 이 두 개념을 조화시켰다... 그는 자신의 모델에서 두 가지 중요한 변수를 외생 변수로 놓았다. 인구 성장률과 기술 변화율이 그것이다. 이 두 가지 변수가 성장률을 이끈다...
89-90/ 솔로 모델은 인구 증가가 국가 전체의 부를 증대시킬지 모르지만, 생산성이 증가해야만 1인당 기준으로 그 국가가 더 부유해질 수 있다는 애덤 스미스의 통찰력과 일치한다. 즉 국가를 부유하게 하는 것은 그 나라가 얼마나 많은 자본을 가지고 있느냐가 아니라 그 자본이 얼마나 생산적이냐에 달렸다는 얘기다. 솔로에 따르면 생산성을 높이는 핵심은 기술이다... 기술 향상이 자본을 보다 생산적인 것으로 만들고, 이것이 다시 높은 저축률로 이어져 보다 많은 자본 투자를 하게 하는 그런 선순환을 통해 부유해진 것이다... 오늘날 지식 경제라는 말이 유행하기 오래 전인 1956년 솔로는 이미 지식 경제를 발견했던 것이다.
... 1980년대 중반 스탠퍼드 대학의 경제학자 폴 로머 Paul Romer가 이끄는 일단의 경제학자들은 솔로 모델에서 실질적으로 성장을 이끄는 기술이 외생적으로 취급되고 있다는 점에 불만을 표시하기 시작했다. 마치 50년 전 경제학이 혁신을 외생적으로 취급하고 있다는 사실에 슘페터가 좌절을 느꼈던 것과 비슷했다. 슘페터와 마찬가지로 로머는 성장을 위한 에너지는 경제에서 내생적인 변수로 간주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1990년에 발표된 로머의 한 논문은 오늘날 잘 알려진 '내생적 성장 이론'의 등장을 알리는 것이었다.
로머는 성장을 위한 에너지의 원천을 영웅적인 기업가가 아니라 기술 그 자체의 특성에서 찾았다. 기술은 누적적이고 가속화되는 속성을 갖고 있다고 로머는 주장했다... 지식에 대해서 경제학자들은 '수확 체증 현상'을 말한다. 앞에서 논의했지만 18세기에 자크 튀르고는 대부분의 생산 공정은 '수확 체감'이라는 반대의 특성을 보여준다고 했다... 로머는 자신의 모델에서 이른바 '양+의 되먹임 고리 positive feedback loop'라는 것을 생각해 냈다. 일종의 '선순환'으로 사회가 기술에 투자를 많이 할수록 사회는 더 부유해지고 수익도 더욱 많아져 기술에 더 많이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92/... 경제학자 워너 힐덴브랜드 Werner Hildenbrand는 일반 균형 이론을 '고딕 대성당'에 비유한 적이 있다. 여기서 발라와 그 동시대인들은 '설계자'이고, 20세기 위대한 경제학자들은 '뛰어난 건축가'라는 얘기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 교구는 너무도 불안한 기반 위에 세워졌다.
3장 비판적 고찰 : 혼란과 쿠바의 자동차
97-98/... 바로 쿠바 자동차와 유사하게 느껴졌다는 얘기다... 물리학자들이 본 것은 바로 발라와 제본스의 유산들이었다. 경제학에서 패커드와 데소토 같은 수학적 유물들은 100년 전에 물리학 교과서에서 한계주의자들이 훔쳐 왔던 바로 그 방정식과 기법들이었던 것이다...
... 과학자들은 이러한 가정들이 현실을 단순화시키지만 그것이 현실세계와 모순되지 않는다는 점을 확실히 할 정도로 신중하다. 그리고 과학자들은 또 이 가정들이 자신들의 이론에서 도출된 결론에 중요한지, 아닌지를 신중하게 검증한다... 과학자들을 놀라게 한 것 중 하나는 경제학자들의 완전 합리성 가정이다... 일상생활과 명백히 배치되는 이런 모델의 사용에 물리학자들은 단호히 반대했다...
... 가정이 현실에 맞지 않으면 당신들은 잘못된 문제를 풀고 있는 것이다.
... 발라는 균형이라는 개념을 물리학에서 수입함으로써 경제학에서 수학적 정확성과 과학적 예측성이라는 이득을 얻었다. 그러나 그는 그에 대한 높은 대가, 다시 말해 현실주의의 희생이라는 비용을 지불했다... 전통 경제학은 컴퓨터 프로그래머들이 말하듯 '쓰레기를 넣으면 쓰레기가 나온다'는 꼴이 됐다.
99-100/... 1901년, 레옹 발라는 프랑스의 전설적인 수학자 앙리 푸앵카레 Henri Poincare에게 자신의 저서 <순수 경제학 요론> 복사본을 보내 그의 의견을 물었다... 푸앵카레는 경제 주체들의 무한한 예지력에 대한 발라의 가정을 특히 우려했다... "당신은 인간을 무한히 이기적이고 무한히 멀리 내다볼 줄 아는 존재로 간주하고 있다. 첫 번째 가정은 그런대로 인정될 수도 있지만 두 번째는 좀 보류가 필요할 것 같다.
101-102/... 1953년 시카고 대학의 밀턴 프리드만은 이 논쟁을 다시 촉발시켰다. 그가 <실증 경제학의 방법론 The Methodology of Positive Economics>이라는... 경제 이론에서의 비현실적 가정은 그 이론이 예측을 정확히 하는 한 중요하지 않다는 얘기였다. 예컨대, 경제가 마치 사람들이 완전히 합리적인 것처럼 움직이면 인간이 완전히 합리적이냐 아니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얘기다. 그러니까 결과만 옳으면 가정은 더 이상 정당화가 필요치 않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결과가 쓰레기가 아니면, 무엇이 투입되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다.... 카네기멜론 대학의 허버트 사이먼 Herbert Simon은 이에 반대하는 주장을 폈다. 과학적 이론의 목적은 예측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설명을 하는 데 있다. 예측은 이 설명이 맞느냐 맞지 않느냐에 대한 테스트다. 그러나 테스트하려면 궁극적으로 도출된 결론만이 아니라 설명의 전체적인 논리 구조를 따져 봐야 한다고 사이먼은 지적했다.
102/... 가정의 사용과 관련한 두 가지의 황금 규칙이 있는데, 과학철학자들은 일반적으로 이에 동의한다. 첫째, 가정은 모델의 목적에 적절한 것이어야 한다. 둘째, 모델이 그러한 목적을 위해 제시하는 답에 대해 이 가정들이 영향을 미치지 말아야 한다....
103/... 지도를 작성할 때 지도를 그리기 쉽게 할 목적으로 도로와 강을 마음대로 옮겨선 안 된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비판가들의 눈에는 전통 경제학의 많은 가정들이 경제학자들이 주장하듯 적합한 큰 단위의 지도로 보이지 않는 것이다.
105/... 정보가 그 획득에 비용이 들고, 불완전하며, 급속히 변화하는 세계에서는 우리의 뇌가 '완전한 최적'보다는 '충분히 좋은' 것을 빨리 고르는 의사 결정 쪽에 맞추어질 것이라는 주장이 더 설득력 있다.
106/... 대부분의 전통 경제 모델은 실제로 시간을 고려하지 않는다. 대신 경제는 하나의 균형에서 다른 균형으로 순간적으로 이동하며, 균형 간의 이행 조건은 중요하지 않다고 간단히 가정해 버린다. 만약 어떤 모델이 시간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단기와 장기이거나 단순히 상상 속의 지수 시간, 예를 들어 게임 이론 모델에서의 라운드, 거시 경제학 모델에서의 세대 등과 같은 것들이기 십상이다. 분, 시간, 주와 같은 정상적 의미에서의 시간을 실제로 고려하는 모델은 거의 없다...
109-111/... 전형적인 외생 변수로는 소비자 취향 변화, 기술 혁신, 정부의 새로운 조치, 기후 등이다....
... 경제학자들에게는 이것이 하나의 피난용 비상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경제학자들은 이런 접근 방식을 이용해 가장 어려우면서도 종종 가장 흥미로운 궁금증들을 경제학의 경계 밖으로 밀어낼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술 변화를 돌발적인, 외부의 힘(기후처럼)으로 취급하면 기술 변화와 경제 변화 간의 상호 작용에 관한 근본적인 이론은 필요치 않다. 25
... 그러나 과학이 발전하려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설명의 영역을 넓혀 가야 한다...
주 25) 이렇게 말하면 누구는 '내생적 성장 이론(endogenous growth theory)'과 같은 연구(Aghion & Howitt, 1998)를 그 반증 사례로 제시할지 모르겠다... 혁신을 블랙박스로 만든 채 단지 경제 모델 내로 가져온 것에 불과하며 그 박스 안에 무엇이 실제로 있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말하는 게 없다...
113/... 현실 세계에는 장기란 없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 John Maynard Keynes는 이런 유명한 표현을 했다.
이 장기란 것은 현재의 일들을 자칫 오도하는 그런 역할을 한다. 장기로 가면 우리 모두는 죽는다. 경제학자들은 지금 폭풍우 치는 계절에 폭풍이 지나간 뒤 한참 시간이 흐르면 바다가 다시 잠잠해질 것이라는 정도를 말할 수 있는 너무도 쉽고, 쓸모없는 일에 매달리고 있다.
19세기 영국의 풍자가 토머스 러브 피콕 Thomas Love Peacock은 자신의 소설 <기상성奇想城, Crotchet Castle>에서 고대 그리스 시대 이후 세계가 진보한 것인지, 아니면 도리어 후퇴한 것인지에 대한 두 신사의 논쟁을 적고 있다.
115/ 과학은 연속적인 학습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서로 경쟁하는 설명들의 주장은 검증을 받게 되고, 그 결과 시간이 흐름에 따라 증거들이 축적된다. 1930년대 카를 포퍼 Sir Karl Popper가 말했듯이 어떤 이론이 옳다는 결정판 같은 증명은 없다...
118-119/... 보다 세밀한 수준에 들어가면 현실 시장은 공급과 수요가 같아지는 상황에 결코 있지 않으며 시장은 거의 균형에 이르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시장들은 균형보다는 불균형이란 가정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 대부분의 시장을 보면 재고, 주문 잔고, 여유 생산 능력, 그리고 이런 불균형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중개자들이 존재한다... 자동차 딜러는... 주차장을 가지고 있고... 인기 차종에 대해서는 주문 잔고를 갖고 있다... 슈퍼마켓은 거의 균형 상태에 있지 않다... 가게의 재고가 오르락내리락하기 때문이다... 변호사와 회계사... 도 자신들의 가용 능력을 100% 활용하지 않는다... 이론적인 이상과 가장 가까운... 금융 시장조차... 불균형을 다루기 위한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공급과 수요의 법칙은 결국 법칙이 아니다(최소한 과학적 의미에서는 그렇다. 그보다는 '공급과 수요에 대한 개략적인 근사적 표현' 정도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재고와 생산 능력의 역동성은 가격 변동과 경기 사이클과 같은 현상들(전통 경제학은 대개 외생 변수에 의존해 이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을 설명하는 데 도움을 준다. 40
주 40) 역설적이게도, 미시 경제학은 재고 효과를 전형적으로 무시하는 반면, 재고의 역동성은 거시 경제학에서 그 중요성을 크게 인정받고 있다...
121/ 전통 미시 경제학에서 두 번째로 유명한 법칙은 일물일가의 법칙이다... 수송 비용과 거래 장벽이 없다면 동일한 제품들은 모든 시장에서 같은 가격에 팔려야 한다는 얘기다...
122-123/ 1970년대 예일 대학 경제학자 허버트 스카프 Herbert Scarf는 균형에 이르는 시간은 경제에 있는 제품과 서비스 수의 4 제곱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고 주장했다...
123-124/ 전통 금융 분야에서 가장 잘 알려진 예측 중 하나는 주식 시 장이 '랜덤워크 random walk(무작위적 산책)'을 따른다는 이론이다... 모든 경우에 랜덤워크 가정은 기각됐다...
124/ 전통 경제 이론의 예측들이 대개 완전히 잘못된 것은 아니다. 공급은 근사적으로 보면 수요와 일치한다. 가격은 항상은 아니지만 때때로 수렴한다. 시장은 현실적으로 보면 결코 균형에 도달할 수 없지만 마치 균형이란 형태에 놓여 있는 것처럼 움직일 수 있다. 그리고 금융 시장은 조용하고 정상적으로 움직일 때... 마치 랜덤워크를 따르는 것처럼 표면적으로 나타난다. 이런 얘기들이 그렇게 과학적으로 들리지 않는다면 실제로도 과학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127/ 불행히도 발라가 경제학을 과학으로 바꾸겠다는 사명을 가졌을 당시의 과학은 과학 발전 과정상 좀 특이한 시기로, 중요한 개념들이 아직 나오지 않은 때였다...
128/... 열역학 제1법칙은 19세기 초반에서 중반까지 개발되었기 때문에 발라, 제본스, 그리고 다른 경제학자들이 읽었던 교과서에 분명히 설명되어 있었다...
129/ 노트르담 대학의 필립 미로스키 Philip Mirowski가 지적했듯이 발라가 균형을 물리학에서 차용한 결과의 하나는 전통 모델에 고정 또는 보존된 양을 위한 수학적 필요성으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전통 경제학은 흔히 가치를 한 형태에서 다른 형태로 변환되는 고정된 양으로 묘사한다. 여기서 한 형태에서 다른 형태로 바뀐다는 것은, 예를 들어 자원이 상품으로 바뀌고, 그 상품이 돈으로 교환되며, 돈이 다시 상품으로 바뀌고, 그 상품이 소비되고 효용을 창출한다는 그런 의미다. 그러니까 새로운 부는 창출되지 않는다...
고정된 부를 강조하다 보니 이게 원인이 되어 영국 경제학자 라이오넬 로빈스 Lionel Robbins는 1935년 경제학에 대해 그 유명한 '희소성의 과학'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134-135/... 미시간 대학의 이론가 존 홀란드는... "사실상 시스템이 결국 균형에 이른다면 그 시스템은 안정적이지 못하고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발라와 제번스는 제2법칙을 몰랐고 따라서 열린 계와 닫힌 계의 구분, 그리고 복잡 적응 시스템의 존재 등을 인지하지 못했다... 전통 모델은 경제는 열역학적으로 닫힌 계라는 묵시적 가정 하에 만들어졌다... 그다음 100년 동안 경제학과 물리학이 서로 제 갈 길을 감에 따라 이 가정은 전통 경제학의 수학적 핵심에 박혀 버렸다.
... 경제는 닫힌 균형 시스템이 아니라 열린 불균형 시스템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복잡 적응 시스템이다...
136/... 사회 시스템은 경제학자들의 마음 속이나 교과서의 방정식에 존재하는 그런 추상적인 수학적 모델이 아니라는 점이다. 사회 시스템들은 물질, 에너지, 그리고 정보들로 이루어진 현실적인 물리적 시스템들이다... 다른 현상들처럼 물리학의 법칙을 적용받고 있다... 에너지는 경제에 들어와 엔트로피에 대항할 힘을 주고 질서를 창조한다. 마찬가지로 경제는 제2법칙에 순응한다...
경제는 단순히 은유적으로만 열린 계와 비슷한 게 아니다. 말 그대로, 물리적인 열린계들로 이루어진 집합에 속하는 한 시스템이다...
138/... 추상의 수준을 제기하는 그런 주장이 유효하려면 설사 경제가 현실에서는 열린 불균형 시스템이라고 하더라도 어떤 이유로 이를 닫힌 균형 시스템으로 모델화하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을 우리가 확신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다... 비현실적인 가정과 실증적 타당성의 결여라는 문제점들은 열린 불균형 시스템을 닫힌 균형적 기법을 사용해 잘못 모델화한 것에서 비롯된 것이다
4장 큰 그림 : 설탕과 향료
복잡계 경제학과 전통 경제학의 구분 : 5대 빅 아이디어
[역동성]
- 복잡계 : 균형과는 거리가 먼 개방적, 동태적, 비선형적 시스템.
- 전 통 : 폐쇄적, 정태적, 선형적 균형 시스템.
[행위자]
- 복잡계 : 개별적인 모델링, 귀납적 경험 법칙, 불완전 정보, 착오와 편견의 제약, 시간에 따른 학습과 적응.
- 전 통 : 집단적 모델링, 복잡하고 연역적인 계산에 의한 의사 결정, 완전한 정보, 착오와 편견 배제, 학습과 적응 필요성 없음(행위자는 이미 완벽).
[네트워크]
- 복잡계 : 개별 행위자 간 상호 작용의 명시적 모델링, 시간에 따른 관계 네트워크의 변화.
- 전 통 : 행위자들은 경매 등 시장 메커니즘을 통해 간접적으로만 상호 작용.
[창발성]
- 복잡계 : 거시와 미시 간 구분 없음. 거시 패턴은 미시적 행태와 상호 작용의 창발적 결과.
- 전 통 : 미시와 거시 경제학은 별도의 분야로 존재.
[진화]
- 복잡계 : 차별화, 선택, 그리고 확산이라는 진화 과정이 시스템의 혁신을 가져다주고 질서와 복잡성의 증대를 가져옴.
- 전 통 : 내생적으로 새로운 혁신을 창출하거나 질서 및 복잡성의 증대를 가져오는 메커니즘은 없음.
복잡계 경제학적 접근의 중요한 한 측면은 이들 다섯 가지 영역이 수학적 정리만으로는 분석될 수 없다는 점이다.
5장 동태성 : 불균형의 즐거움
6장 행위자들 : 심리 게임
209/... 대부분의 사람들은 설사 확실한 금융적 이득을 거둘 수 있는 제안이라고 하더라도 불공평하다고 여겨지는 제안은 거절했다(대개 30% 미만이면 일반적으로 불공평하다고 하지만 정확히 어느 정도면 불공평한지에 대해서는 문화마다 차이가 있다).
210/... 웨이터들이 청구서와 함께 사탕 하나를 놓았을 때의 팁은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 18%나 더 높았다(물론 사탕 두 개는 그보다 훨씬 많은 팁을 가져다주었다)는 점을 발견했다.
... 매사추세츠 대학과 산타페 연구소의 허버트 기티스와 그 동료들은... 최후통첩 게임과 다른 여러 실험에서 도출된 증거들은... 인간은 계산된 합리성을 무시할 만큼 공평성과 상호주의에 대한 아주 뿌리 깊은 규칙을 갖고 있다... 인간은 다른 사람들이 아량을 보이는 한 이쪽에서도 아량을 보이는 '조건부 협력자'라는 점을 알아냈다. 또 인간은 불공평하게 행동하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직접적인 이익을 희생해서라도 한 방 먹이려는 '이타적인 징벌자'라는 점도 발견했다.
211/ 우리의 원시 조상들은 협력적 행동과 생존이 결코 분리될 수 없는 소규모 무리로 살면서 약 200만 년간이나 존재했다. 오늘날 사람들은 여전히 상호주의가 중요한 사회적 상호작용의 네트워크 속에서 살아간다... 아주 조그만 정도의 무임승차는 용납할 수 있지만 만약 그것이 만연한다면 서로 등을 긁어주는 시스템은 붕괴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모든 사람들이 나빠진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협력을 보상하고 무임승차자는 벌하는 뿌리 깊은 행태를 우리가 갖고 있다는 것은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211-213/ 과오는 인지상사다
-구조화 액자 편견
-대표성
-가용성 편견
-위험 판단의 어려움
-미신에 사로잡힌 추론
-정신적 회계
223/... 연역은 단지 장기의 수처럼 매우 잘 정의된 문제에서만 효과가 있다... 연역은 추론을 하는 데 매우 강력한 방법이지만 본질적으로 차갑고 냉담하다. 귀납은 연역보다 잘못될 경향이 있지만 보다 유연하고, 또 우리가 흔히 부딪히는 불완전하고 모호한 정보상황에서는 더 적합한 측면이 있다. 따라서 우리가 귀납 쪽으로 치우치게 되는 것은 진화론적으로는 설득력이 있다.
7장 네트워크 : 오! 너무나 복잡한 거미집
271-272/ 카우프만의 초기 연구 결과를 그 뒤의 계층적 구조와 치우침에 관한 연구들과 결합하면 국면 전환은 6개에서 9개의 노드 범위로 이동한다. 흥미롭게도 불리언 네트워크에 대한 분석에서 나온 이 수치들은 인간 조직에서 효과적인 워킹 그룹 working group의 규모에 대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것과 꽤 근접한 것이다... 어떤 인류학자는 이런 전형적인 구조와 규모는 수렵·채집민으로서의 오랜 진화의 유산이라고 추측했다... 이런 전형적인 워킹 그룹의 규모는 이것이 규모의 경제라는 이점(혼자서 사냥하는 경우보다 무리를 지어 사냥할 경우 소비된 칼로리당 보다 많은 음식을 얻을 수 있다)과 복잡성의 불경제 사이에서 균형을 나타낸 것이기 때문에 그 수준으로 진화했을 것이다.
8장 창발성 : 패턴들의 퍼즐
9장 진화 : 그건 바로 저기에 있는 정글이다
332/... 좋은 복제자들이 복제된다...
10장 디자인 공간 : 게임에서 경제까지
384/... 사업 디자인이란 무엇일까?... 사업의 목적, 경쟁 전략, 제품과 서비스, 이들의 구성도, 마케팅 및 판매 계획, 생산 계획, 필요한 기계 및 기술, 경제학적 모델 등에 관한 설명을 적을 것이다... 사업 계획서를 작성할 것이다. 14
주 14)... Hannan & Freeman(1977)은 계획(blue print)을 조직적 구조, 과정, 그리고 조직의 목적을 포함하는 것으로 보았다. 나의 정의에 의하면 이러한 요소들은 사회적 기술에 포함되며, 사업 계획은 구체적 기술의 혼합 방법(물리적 기술)과 전략을 포괄한다... 사업 계획은 선택의 단위가 아니라 상호 작용자를 위한 도식이며 거기에 포함된 사업 모듈이 선택의 단위이다.
388/ 경제의 진화는 하나의 단일 디자인 공간에서 일어나는 진화의 결과가 아니라, 3개의 디자인 공간에서 일어나는 공진화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사업 계획서는 물리적 기술과 사회적 기술을 '전략'이라는 이름으로 혼합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하며 경제 상황에 적합한 디자인을 제시한다.
... 경제의 진화를 물리적 기술 공간, 사회적 기술 공간, 사업 계획 공간이라는 이 세 공간에서의 합동적인 진화의 산물로 본다. 세 공간은 별개의 개념이면서도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고 함께 진화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각 공간마다 진화가 작동한다...
11장 물리적 기술 : 석기에서 우주선으로
주 5) 진화의 과정으로서 기술 혁신에 대한 문헌은 많다. Ziman(2000)이... "생물적 진화와 문화적 진화의 기본적인 유사성은 사람들이 알고 있었다..."
주 6) 물리적 기술이라는 용어를 처음 소개한 학자는 Richard Nelson(2003)이다.... 구체적인 정의는 나의 독자적인 것이다. 그 용어는 노스웨스턴 대학의 조엘 모키어가 창안한 기술(technique)의 의미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
403-404/... 물리적 기술 공간을 추적하는 인간의 경우 연역적 추론 deductive-tinkering을 통해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 내가 말하는 연역적 추론은 심리학자 도널드 캠벨 Donald Campbell의 아이디어들과 허버트 사이먼의 '의도적 적응 purposeful adaptation'이라는 개념을 빌려 혼합한 것이다. 18 기본적으로 인간은 두 가지의 인식 과정을 거치게 된다.
하나는 연역적인 논리적 사고다...
두 번째는 궁리한다는 것, 즉 무언가 한 번 실험을 해 추론하는 것이다. 현대의 엔지니어들이 과학을 활용하듯이 "어떻게 되는지 한번 실험해 보자"라고 하는 것이다... 1980년 3M의 화학자인 스펜스 실버 Spence Silver는 강한 접착제를 만들려다 거꾸로 우연히 약한 접착제를 만들고 말았다. 그런데 그의 동료인 아트 프라이 Art Fry가... 포스트잇 Postit... 포스트잇은 연역적 과정으로 발명된 것만은 아니다. 이 경우 궁리 끝에 나온 뜻밖의 생각도 중요한 역할을 한 셈이다. 듀크 대학교의 공과대학 교수인 헨리 페트로스키 Henry Petroski는 이를 두고 "실패를 해야 전적이 쌓이는 법이다"라고 하였다...
연역적인 논리와 귀납적인 추론뿐만 아니라 그 어떤 것에 열광하는 인간의 속성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주 18) 연역적 추론은 Donald Campbell(1960)의 창조적 사고 프로세스에 있어서 맹목적 변이와 선택적 유보의 역할에 대한 아이디어로부터 빌려 온 것이다. 또한 Herbet Simon(1996) pp. 55-58의 의도적 적응 참조. 여기에 더하여 Boyd&Richerson(1985)은 그들의 '편기 된 전달(biased transmission)' 아이디어를 캠프벨의 결과를 활용하여 창안하였다. Aldrich(1999), pp. 22-26은 의도적인 변이와 맹목적인 변이를 구분한다...
409-410/ 기술 S커브
1980년대 맥킨지의 리처드 포스터 Richard Foster는 기술의 자연적 생명 주기에 대한 이론을 개발하여 <기술 혁신 : 공격자의 이점>이라는 저서에서 이를 소개하였다...
415/ 혁신을 기술 적합도 지형에서의 탐색으로 본다면 포스터, 크리스텐슨, 그리고 헨더슨과 클라크 간에 일맥상통하는 논리를 발견할 수 있다. 즉, 기존 기술로 성공한 기업일수록 기술 적합도 지형에서 새로운 기술로 갈아타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어떤 기업이 정상에 있을 때는 다른 정상으로 올라가기보다 밑으로 내려가기가 훨씬 쉬울 뿐 아니라, 다른 정상으로의 점프는 위험하기 짝이 없다. 기업가나 신제품으로 시장에 진입하는 신규 진입자 입장에서 보면 산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새로운 길도 많고 도전할 수 있는 정상도 많다.
12장 사회적 기술 : 수렵·채집민에서 다국적 기업으로
419/ 2002년 국제경제연구소의 윌리엄 이스털리 William Easterly와 미네소타 대학교의 로스 레빈 Ross Levine은 72개의 부유한 나라와 가난한 나라들에 대한 상세한 연구를 실시하면서 "한 나라를 다른 나라보다 더 부유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했다... 가장 의미 있는 요소는... 법률 규정, 재산권의 존재, 잘 조직된 금융 제도, 경제적 투명성, 부정부패 척결...
420/... 더글러스 노스 Douglass North는 제도를 '사회 내에 존재하는 게임의 규칙'으로 정의한다.
443/... 이런 혁신 중에는 2,600년쯤 전에 메소포타미아에서 처음으로 사용되었으며 본질적으로 보편적인 효용 변환 수단이 되는 돈과 같은 사회적 기술이 포함된다... 13세기의 이탈리아 상인들이 처음 개발한 복식 기장 회계라는 사회적 기술이 제공하는 금융 정보로 이루어진 중앙의 신경 시스템이 없었다면... 1825년과 1862년 사이에 일련의 법령으로 영국 의회에서 창안한 유한 합자 회사가 시작되지 않았더라면...
13장 경제적 진화 : 빅맨에서 시장으로
454/... 실제 기업의 사업 계획서를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시장 환경
-전략
-제품 및 서비스
-운영
-마케팅과 판매
-조직
457/ 영국의 경제학자 알프레드 마셜은 기업가를 중세의 기사에 비유하여 자본주의의 영웅으로 칭송한 바 있다...
460/ 사실 역사상 모든 경제는 통치자 경제와 시장 경제의 혼합체였다...
461/... 기업 역사 전문가인 알프레드 챈들러 Alfred Chandler는 1970년대에 기업의 계층 조직이라는 '보이는 손'이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보다 훨씬 더 많은 경제적 의사 결정을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471/... 과학 혁명, 즉 첫 번째 메타 혁신을 논의... 인간의 지식은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축적된 것이었다. 그러다 과학의 출현으로 물리적 기술을 이용한 인간의 탐구 노력은 가속화하였고 새로운 지식의 창출에 있어서 합리적인 연역과 실험적 사고가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다.
두 번째 메타 혁신은 시장의 조직화와 함께 일어났다... 이러한 진화의 핵심 동인으로는 영국 의회민주주의 발전과 미국 혁명을 들 수 있다.
472/... 역사가 폴 존슨 Paul Johnson은 식민지에 대한 영국의 경제 정책은 다른 유럽 국가들과는 매우 달랐다고 한다.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은 식민지에 대해 매우 중앙 집중적 정치, 군사, 종교 체제를 이식하고 하향 통제식으로 경제를 관리하였다. 이에 반해 영국은 식민 통치에 필요한 군사에 대규모 투자를 할 여유가 없었다. 사실 영국은 항시 유럽 대륙과의 복잡한 관계 관리에 신경을 더 많이 써야 했기 때문이다... 초기부터 영국의 북미 식민지는 무역의 자유, 생각의 자유, 종교의 자유가 허용된 그야말로 자유로운 곳이었다. 영국의 식민 당국이 억압하려고 하면 주민들은 억압을 피하기 위해 더 먼 곳으로 이주해 버렸다.
따라서 1776년 혁명이 일어났을 때 그 새로운 국가 미국은 이미 한 세기의 경제적 자유를 경험하였고 1인 통치가 불가능한 평등한 대중적 문화가 형성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때 이미 미국에는 두터운 중산층이 형성되어 있었다...
14장 부의 새로운 정의 : 적합한 질서
475/ 니콜라스 제오르제스쿠-로에겐 Nicholas Georgescu-Roegen은... 진화적 이론 및 물리학을 통해 전통적 경제학의 오류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했으며, 그 결과 1971년 <열역학 법칙과 경제 과정 The Entropy Law and the Economic Process>을 발표했다.
480/... 제오르제스쿠-로에겐의 주장을 좀 더 명확히 하기 위해... 이를 G-R 조건이라 부르자.
물체, 에너지, 그리고 정보 등의 어떤 패턴은 다음의 세 가지 조건을 만족시킬 때에만 경제적 가치를 지닌다.
1. 불가역성 Irreversibility...
2. 엔트로피 Entropy...
3. 적합도 Fitness...
497/ 핀커는 예술을 가리켜 '정신적 치즈 케이크'라고 표현했다.
503/ 부는 반엔트로피의 형태다... 부는 적합한 질서이다...
... 캉티용은 가치는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한정된 땅을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라고 믿었으며, 마르크스는 노동력이 가치의 궁극적인 원천이라고 보았다. 리카르도는 노동 못지않게 자본도 중요한 요소라고 주장했다... 제번스와 한계 효용주의자들에 따르면 가치는 수요 측면에서 나오는 것으로, ㄱ들은 가치란 한 상품에 대한 사람들의 상대적 효용의 차이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504/ 진화론적 관점으로 보는 가치 역시 공급과 수요의 측면을 모두 가지고 있다. 공급 측면에는 낮은 엔트로피를 가진 사물이 경제학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당연하게도 낮은 엔트로피를 지닌 사물은 흔치 않으며 이를 창조해 내기 위해서는 에너지, 물질, 정보 등이 요구된다... 화폐는 이러한 상호 작용을 가능하게 한 사회적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 "경제는 궁극적으로 유전자의 복제 전략이다."...
504/... 우리는 부를 가리켜 적합한 정보, 달리 말하면 지식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 복잡계 경제학적 관점은 지식을 가설, 외적 주입, 경제학 경계 밖의 이해할 수 없는 과정으로 취급하기보다는 경제학 내부의 가장 중심적인 곳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
진화는 지식을 창출하는 기계, 즉 학습 알고리즘이다.
주 52) 역사적으로 신고전파 경제학은 지식을 외생 변수로 취급하였으나 경영, 조직론, 사회학 연구자들은 지식을 연구의 중심에 두고 있다. 특히 1950년대 Edith Penrose(1959)는 지식과 조직적 학습이 기업의 부 창출에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설명하였다...
15장 전략 : 진화의 경주
주 1) 1920년대 프랭크 나이트는 확률이 알려진 위험과, 확률을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을 구분하였다...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1954년 레오나르드 새비지가 그의 저서 <The Foundations of Statistics>에서 제시하였다(New York: John Wiley&Sons). 새비지는 행위자가 잘 정의된 확률적 신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모형화할 것을 제안하였다. 새비지의 주관적 확률 이론은 그 후 전통 경제학에서 불확실성을 모형화하는 표준 기법이 되었다...
517-518/ 1890년 어린 황태자 빌헬름
519-520/ IBM과 마이크로소프트
주 28) 1980년대 중엽 이후 전략 분야는 구조와 자원이라는 두 캠프로 나누어졌다...
16장 조직 : 사고하는 사람들의 사회
17장 금융 : 기대의 생태계
18장 정치와 정책 : 좌우 대결의 종말
주 1)... 사유 재산권을 비판하는 좌파 연합은 마르크스 이전에도 있었으며 루소는 그의 저서 <Discours sur L'inegalite>와 <Narcisse>의 서문에서 사유 재산과 경쟁이라는 악에 대하여 언급하였다. Johnson(1988), p. 4 참조.
702/... 시장과 과학이라는 두 가지 제도가 경제적 진화의 기반을 제공한다고 주장하였다. 거기에 세 번째 요소를 가미한다면 그것은 민주주의다. 민주주의는 그 자체가 정책 아이디어의 진화 시스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