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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Q 립 2 나

사랑과 소유

조영필

by 조영필 Zho YP

보통 대부분 남녀 간의 사랑은 자기애의 표현으로 보인다.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이 남에 대한 사랑으로 나타난다는 것은 기이한 주장 같아 보이지만 사실이다.


자기애와 진정한 사랑의 차이는 소유욕이다. 소유된 사랑은 자기애의 진화이지만 더 강력한 덩어리이다. 자기 한 몸만의 사랑으로는 결단코 자기애를 달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기애 사랑의 경우 배우자가 자기가 원하는 바를 가져다주지 못할 때 그 본색이 드러난다. 그것은 가차 없는 능멸이다. 애시당초 사랑은 자신에게로 집중되는 것이었기에 상대가 기대되었던 그의 기능(먹이 획득 등)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사랑이라는 명패 뒤에 또아리 친 상대에 대한 시기, 질투, 분노가 꼬리를 쳐들게 된다.


그렇다면 소유가 아닌 존재적 사랑은 무엇일까? 그것은 배우자의 자기실현을 도와주는 사랑이다.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설에서 상위의 욕구를 지원하는 사랑이다. 이것은 공동 의사결정의 기준이기도 하다. 하위 욕구인 안전이나 소속감으로 인한 그룹과 상위 욕구인 가치를 지향하는 그룹과는 사랑의 방식도 다른 것이다.


그러나 젊음은 이러한 분별을 미리 알기에는 너무도 찰나 같아서 인간은 철학과 본능 속에서 오늘도 불편한 하루를 견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