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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영필 Zho YP Mar 18. 2021

소주에 대하여

조영필

CNN에서 우리가 술을 물고기처럼 먹는다고 합니다...


H兄: 이것은 그리 좋은 뉴스는 아닌 듯. 우리 비즈니스 세계의 문화가 바뀌어야 하는데, 문제야.

내가 제일 싫어하는 술은 소주. 그래서 학교 다닐때 소주는 절대로 안마시기로 했지. 맛도 그렇고 독하고 그리고 술잔이 적으니 늘 권하고 받고 이러면 몸이 망가지지… 술 먹을 돈도 없었지만... 한국사람들은 왜 소주를 좋아하는지 정말 지금도 이해가 안됨.


나: 소주는 한국을 상징하는 술입니다. 희석주이어서 다음날 숙취가 반드시 생기지요. 즉 고통을 각오하고 먹는 술이지요. 또 특정한 맛이 없어 술맛이 그때 그때 달라요. 즉 마시는 사람의 감정과 컨디션에 따라 단 술도, 쓴 술도 되지요. 값이 싸서 누구나 취할 수 있고. 맥주처럼 배가 부르지도 않고. 맥주와 섞어 먹으면 빨리 취할 수도 있지요. 회사에서 회식할 때. 서로서로 빨리 취해버리면 업무상 앙금도 그냥 씻겨주는 고마운 술이지요. 세계사상 전무후무한 고도 압축성장은 이 희석식 소주가 있어서 더욱 가능했다고 하면 억설일까요? ^^*


H兄: 소주는 일본에서도 엄첨 인기거든. 그것도 나는 이해가 안되더라고. 예전에 김치는 마늘 냄새 난다고 차별하고 그랬지. 입맛이 바뀌는 것인데. 일본에서는 소주를 그냥 스트레이트로는 안먹고 미즈와리 물에 타서 언더락으로 마시는 것이 주이고. 그래서 마시는 지는 몰라. 한국사회와 소주는 정말 상관관계가 많은 것을 느낍니다. 그래도 이제는 좀 바뀌어도 될 것 같은데. 폭탄주. 나는 한번도 폭탄주를 경험하지도 못했지만 앞으로도 영원히 없을 것 같음. 몸이 망가지는 데 안되지.


나: 술을 마시면 책을 못 읽지요. 연구자는 술이 독인데. 말씀이지요. 그러나 모두가 책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소주와 한국사회에 조금만 더 너그러운 시각을 가져주소서. 전 한국사회와 폭탄주에 완전 적응 했어요. 남들은 그렇게 생각 안하겠지만. ㅋㅋ


H兄: 나는 극히 건강을 생각해서 소주는 그렇다 치더라도 한국사회의 술문화는 좀 불가사의함. 이제는 압축성장도 끝났으니 술문화도 바뀌면 좋은데. 일본에도 회사문화는 많이 달라요. 아마도 한국과 비슷할 듯. 단 폭탄주는 아직 없는 것으로 추측.


(2011년의 페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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