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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영필 Zho YP Aug 07. 2021

방귀와 트림

조영필

라피노오스, 스타키오스, 베르바스코스, 생소한 이 것은 장내가스를 유발시키는 세가지 당의 이름이다. 인체는 이들을 소화흡수할 수 없기 때문에 이 당들은 대장에서 장내 미생물들의 활동에 의해서 분해되고 가스를 발생시킨다.


이는 [미생물의 힘] 238쪽에 나온다.


생식은 선식을 발효하여 소화하기 좋게 만든 건강음식이다. 장을 맑게 하고 영양의 과다섭취를 방지함으로써 비만방지에도 효과가 좋은 간편한 대용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섭취자들에게서 방구가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것은 어떡할 것인가?


가장 난감한 때는 엘리베이터 안에서이다. 선식 회사에 전화를 걸어보았다. 방구가 너무 자주 나오는 데, 회사에서는 알고는 있는 것인지요? 대답인즉, 신체가 적응하는 기간이라서 그런 것일 뿐, 장복하면 괜찮아질 것이라는 것이다. 또 바보같이 그 말을 믿고 또 계속 먹어본다. 그러나 다른 것은 몰라도 엘리베이터 안에서 방구가 자꾸 나오는 것은 너무 곤란했다. 바쁜 직장인이 편리하게 건강식으로 먹는 것이 선식인데, 현대 사회의 빌딩에 출근하는 직장인에게는 이렇게 밀폐된 공간에서 방구를 자꾸 뀌면 사회 생활이 곤란해진다.


선식 소비를 중단할 수밖에 없게 되었는데, 아무 대책 없이 소비자에게 오래만 먹어달라는 선식 회사가 많이 걱정된다.  


어릴 적 우화에 보면 보리밥을 많이 먹어서 방구를 잘 뀌는 방구장사 얘기가 있다. 잡곡을 재료로 하여 발효를 하여 소화가 잘 되도록 하였다는 이 선식에 아마도 라피노오스 등의 당의 함유량이 높아서 그런 것은 아닐까?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으나, 트림이 자주 나온다. 다른 사람이 트림하는 냄새가 역겨우므로 가급적 하고 싶지는 않지만, 트림이 나올 때 이를 참게 되면, 머리와 윗배가 괴롭기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과식과 함께 급하게 먹어 공기를 많이 삼키는 것 등이 원인이라고 한다. 옛날부터 항상 과식과 속식을 했는데, 지금껏 멀쩡하다가 갑자기 트림이 생기게 된 것은 아마도 그 이유뿐만은 아닐 것이다.


트림이 많은 사람의 경우에는 방구와 마찬가지로 위에 어떤 미생물이 많이 있어서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닐까?


방귀와 트림은 인간에게는 건강 및 예의의 문제이지만, 결국 가스발생의 현상이다. 여기에는 재료(섭취물)와 생산자(미생물) 그리고 장내 환경(건강상의 문제)의 3가지 요인이 결합되는 것이다.  

 

이를 축산업과 사료 산업에로 접목을 하면, 소의 방귀와 트림으로 인한 온실가스 현상 및 지구환경 문제로까지 확대가 된다. 사실 들판에 널린 풀을 분해해서 섭취하고, 단백질을 제공하는 고마운 소들에게 온실가스 현상의 혐의까지 뒤집어씌우는 것은 부도덕한 논리가 아닐 수 없다.  


다음은 사이언스 타임즈 2010. 9. 23일자 기사 중 일부 발췌이다.


동유럽 발트해 연안 끝에 있는 에스토니아 정부는 2009년 1월부터 소를 키우는 농가에 대해 방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소를 예로 들면 반추위액 1㎖에 약 1천억 마리의 미생물이 사는데, 이 미생물들이 먹이 속의 당 성분을 휘발성지방산으로 바꾼다. 그러면 메타노젠이라는 미생물이 휘발성지방산을 이용해 메탄가스를 만든다. 반추동물의 위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의 양은 장에서 발생하는 것보다 약 20배나 많다.


소 한 마리가 트림이나 방귀 등으로 1년 동안 배출하는 메탄가스의 양은 약 85㎏이다. 전 세계에서 사육되고 있는 소의 수는 약 13억 마리로 추정되는데, 이를 모두 합치면 전 세계 소가 1년에 약 1천105억㎏의 메탄가스를 배출하는 셈이다.


이는 전 세계 메탄가스 배출량의 약 25%에 해당한다. 소 외에 양이나 염소 등 모든 가축들이 발생시키는 메탄가스까지 합치면 전 세계 메탄가스 배출량의 약 37%를 차지하게 된다.


지난 2004년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반추동물의 위에 살면서 메탄가스를 발생시키는 미생물의 활동을 억제시키는 백신을 개발했다. 연구팀이 양들에게 이 백신을 두 차례 접종한 결과 메탄가스 배출량이 약 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영국의 웨일스대 연구팀은 ... 마늘이 반추동물의 위에서 메탄가스를 만드는 미생물을 공격해 가스 발생량이 줄어든다는 것... 영국의 님바이오테크사는 마늘에서 추출한 알리신 성분으로 만든 ‘무트럴’이라는 사료첨가제를 개발했다.


아일랜드의 더블린대 연구팀은 생선 기름에 함유된 오메가3 지방산을 사료에 첨가하면... 생선기름이 반추동물의 첫 번째 위에서 메탄을 생산하는 미생물에 영향을 끼쳐 소화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의 양을 줄이는 방식이다.


농업진흥청은 사료별로 메탄 지수를 개발해 지방산과 싸이클로덱스트린 혼합물을 급여함으로써 10% 정도의 메탄 저감효과를 확인하는 성과도 올렸다.


한편, 미국의 펜스테이트대 연구팀은 오레가노를 이용한 사료보조제로 젖소에서 메탄가스 배출량은 40% 정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최근에 발표했다. ‘꽃박하’라고도 불리는 오레가노는 요리와 향신료로 사용하는 여러해살이풀로서, 지중해 연안의 여러 국가 및 미국에서 널리 재배되고 있다.


연구팀에 의하면 오레가노에서 발견된 카바크롤, 제라니올, 티몰 등 몇 가지 화합물이 메탄 억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사료보조제는 천연물질을 사용한다는 장점 외에도 소 한 마리당 1일 우유 생산량을 약 1.4㎏ 정도 증가시킨다는 또 다른 장점까지 지니고 있다고 한다.


다음은 연합뉴스 2018. 10. 10자 기사 중 일부 발췌이다


호주에서는 ... 해변에서 방목하는 소는 건강하고 우유도 잘 나온다. "소가 해안에 떠다니는 해초를 먹기 때문이다". 캐나다인 연구자인 로버트 킨리 박사가... 조사결과 세계 각지에 있는 김의 일종인 '가기게노리'라는 해초의 메탄가스 저감효과가 큰 것으로 밝혀졌다... 이 해초에 함유된 화합물이 소화에 작용하는 효소의 기능을 억제해 메탄가스 발생을 막는다고 한다.


이상을 살펴볼 때, 우리 인간의 트림을 없애고자 할 때에도 마늘, 오메가3, 꽃박하, 김 등이 도움이 될 것 같다.



(2009년 작성한 것을 일부 수정하여 재작성. 2021.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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