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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영필 Zho YP Jul 27. 2016

남북 분단의 아이러니

조영필

남북 분단이 우리나라에 좋은 점도 있었다고 하신 분이 있다.


그것으로 인해 한국이 섬나라가 되었다는 말씀이셨다. 즉 섬나라가 되었기에 우리나라는 오랜 대륙에의 의존을 끊고 해양으로 뻗어나가 무역입국을 할 수 있었는데, 이것이 또한 한국의 살 길이라는 말씀이시다.


이 사진을 보면, 우리나라가 왜 섬나라인지를 알 수가 있다.


밤이 되면 사라지는 북한 - 나사 위성 사진


80년대에는 소위 지식인들의 한결같은 주장은 한반도에 핵이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한반도에 핵(당시 미국의 전술핵)이 있다는 것은 소련이나, 중국의 핵 Target이 될 수 있고,

그것은 민족의 공멸을 가져온다는 것이 그 논지의 핵심이었다.


당시 정부는 NCND(Neither Confirm Nor Deny Policy) 정책을 견지하여 미군의 핵무기의 한반도 배치 여부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었다.


그 후 한반도에서 미국의 핵은 철수되었고,


이제 북한은 핵을 개발하였다.


요즈음에도 소위 지식인들은 한반도 핵의 실체와 그 심각성에 대해서 똑같은 주장을 하고 있는가?


여기서 나는 지식인(자칭 지성인)이라는 자들이 낯 두껍게 바꾼 언설을 목도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북한의 핵 개발로 인해 한국에 좋은 점이 하나 있기는 하다.


90년대에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이 취약했을 때, 한국은 한국전 이래의 Korea Discount를 막 벗어나려 하고 있었다.


당시 한국 원화는 최고의 가치를 구가하였고, 외국여행이 그리 비싸게 느껴지지 않을 때였다. 그러나 미국이 풀어제낀 돈이 무리 지어 다니면서, 여기저기 금융위기를 만들었고, 급기야는 아시아 금융위기의 태풍에 휩쓸려 한국도 IMF 위기를 맞고야 말았다.


그 후 북핵이 개발되었는데,


한국에게 다시 돌아온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Korea Discount이다.


수출이 수입을 상회하면, 그 나라의 화폐 가치는 상승해야 하나, 지속적인 수출 흑자에도 불구하고! 미국 달러의 지속적인 범람에도 불구하고! 한국 원화의 평가절상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왜? Korea Discount 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또한 한국의 수출 경쟁력 강화에 일조를 하고 있다.


한국 증시 역시, Korea Discount를 다시 맞아 코스피 2,000 고지에서 10년 이상 허덕이고 있다. 당연히 한국 증시는 과열 투기가 억제되고 있는데, 세계의 투기펀드로부터 한국 금융 시장을 보호하는 장벽이 되어주는 것일 수도 있다. 한국의 아파트에 전세금이 끼인 것 같은 일종의 안전장치가 아닐까?


바람 앞에 등불 같은 한반도, 4대 강국의 틈바구니에 끼인 한반도.


비록 분단이 되었으나, 그 전략적 가치로 인하여, 남한은 초강국인 미국의 동맹이 되었고, 북한은 소련과 중국의 동맹이 되었다.


남한은 미국화를 통한 세계화를 통하여, 대륙으로부터의 검은 마수에서도 벗어나고, 이웃 섬나라의 호구(虎口)에서도 벗어나 유사 이래의 번영을 구가하고 있다.


우리 한민족의 운명은 가시밭길이었지만, 그 위기가 또 기회가 되었다는 것은 참으로 경이롭다.


(2012. 12.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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