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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영필 Zho YP Jan 02. 2021

발표효과와 트레몰로

조영필

최근에 몇 편의 연습 녹음을 다음카페에 게시하였다. 1년전에도 몇 편 올린 적이 있는데 그때에는 엄청난 연습을 거쳐 몇십 개의 녹음 중 가장 좋은 녹음을 골라 올렸으나 이번에는 그럴 만큼의 시간적 여유는 없이 그냥 담담하게 너무 부끄럽지 않은 수준에서 올렸다.

그리고 열흘쯤 정도 지났는데 엄청난 발전을 하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발표효과이다.

발표를 하기 전에도 어느 정도의 연습과 준비가 필요하지만, 발표를 하고난 후에는 저도 모르게 녹음한 연주를 계속 듣게 된다. 그러면서 부족한 부분을 감지한다. 그리고 미숙한 부분을 개선하고자 노력한다. 또 다음에 녹음하여 발표할 새로운 도전곡에 대한 목표도 정한다. 그것은 <라리아네의 축제> 트레몰로 버전이었다.

그리고 트레몰로의 발전이 왔다.

신현수 기타리스트는 <로망스>가 트레몰로 연습하기에 아주 좋은 곡이라고 하였다. 멜로디가 주로 1현에 있기 때문에 그만큼 탄현하기 용이하다는 것이다. 나는 트레몰로 연습용으로 <로망스>와 함께 <라리아네의 축제>를 반년정도 연습해왔다.

그러다가 발표 후 최근 이 두 곡의 트레몰로에 부쩍 집중하였다. 그 효과는 놀라울 정도이다. 연습 중 갑자기 트레몰로의 탄현을 느끼게 되었다. 그것은 탄현의 속도감과 함께 오는 황홀경이다.

그리고 지난 일요일 드디어 기타 잡은 이후 처음으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 도전할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어제는 두근두근 운지를 짚어보았다. 트레몰로만 어려운 줄 알았는데, 이 곡의 운지도 만만치는 않다.

측정하지 않고는 개선할 수 없다. 그처럼 발표는 도약의 디딤돌이다. (2020. 10. 6.)



오늘 드디어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암보하였다. 일단 암보한 다음에는 악보를 보지 않고도 천천히 연습하면 되기 때문에 곡을 1차 정복한 셈이다.


이 곡을 익히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무엇이었을까?


그 첫째는 트레몰로이다. 트레몰로는 <로망스>와 <라리아네의 축제>로 그간 꾸준히 연습해왔다.


그 다음은 기타의 하이코드 지판을 익히는 것이다. 최근 7-10번 프렛의 지판의 음계에 익숙하도록 노력한 것이 독보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마지막으로는 무엇을 얘기할 수 있을까? 그것은 자신감이다. 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무조건 도전해 보는 것이다.


이번 추석의 긴 연휴에 시간을 내어 첫 소절부터 익히기 시작했는데, 1부의 하이코드 부분 운지가 꽤 힘들었다. 그런데 그 고비를 넘고 보니, 2부는 평이했다. 그대로 전진했는데, 3부는 누가 후식을 떠먹여주는 기분이다.


기타 처음 시작했을 때, 태산 같이 아득하던 이 곡을 다 외우고 나니, 이제는 어떤 곡도 두렵지가 않다. (2023.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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