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필
예전에 처음 기타를 잡았을 때에는 기타 자세에 대해 상당히 엄격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직각 탄현을 할 때이고 왼무릎으로 기타를 받치지 않으면 왼손 운지도 힘들었고, 오른손 탄현각도 잘 안나왔지요.
그렇게 클래식 기타를 즐기면 문제는 1시간정도 지나서, 어깨가 아프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기타를 안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한 30년도 더 지나 다시 기타를 잡는데, 사선탄현을 배우니 굳이 왼무릎으로 안 받쳐도 되네요. 오른무릎으로 받치고 치면 사선탄현이 더 잘 되는 것도 신기합니다.
왼무릎을 받쳐도 자세가 좋아져서 어깨는 괜찮은데요. 산책을 나가서 1시간정도 지나면, 오른쪽 허벅지가 결리길래 확인해보니 오른쪽 무릎을 벌리는 기타 자세가 영향을 주더군요. 그래서 이제 평소에는 통기타 칠 때처럼 오른 무릎으로 받치고 칩니다. 그러면 기타도 즐기고 산책도 나가고 다 되네요.
어깨가 안 아프다고 너무 신나서 오래도록 치면 이제는 왼손가락 관절들이 아파오네요. 그런데 왼손가락 관절에 무리가 오는 곡들이 따로 좀 있더군요. 그래서 평소에는 그런 곡들은 잘 안 치게 되었네요.
새로운 곡들을 익히는 재미가 사실은 기타치는 즐거움의 하나인데, 요즘은 시간이 부족해서 그저 기본 곡들만 아침 저녁으로 매일 조금씩 칩니다. <로망스>, <라리아네의 축제>, <비장> 등 이 노래들은 평생 쳐도 안 질리네요.
기타 자세에 적응해온 지난 경험을 한번 적어보았는데 참고가 되실 분도 있을지 모르겠네요.
(2020. 10.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