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드 휴즈
달의 달팽이
달에 있는 모든 것 가운데 가장 슬픈 것은 껍질없는 달팽이다.
당신은 그의 통곡, 가슴이 찢어질 듯하고 무시무시한 통곡으로 그가 있는 곳을 알게 된다,
그 통곡은 마치 어떤 것이 그놈을 결딴내기라도 한 것처럼 들린다.
전진을 위한 그의 투쟁은 느리고도 비장하다.
그는 얇은 피부에 싸인 커다란 눈물방울처럼 슬프고 젖어 있으며
차갑다, 그는 이리저리 배회한다,
태양으로부터 피할 곳을 찾으며 ―
햇빛이 닿기만 하면 그는 녹아서 흘러가게 될 것이다.
그래서 그는 달의 어둠속을 움직이며 쉬지 않고 가야 한다.
물결치는 근육으로 타액을 흘리며,
하지만 달의 어느 곳에도 이처럼 큰 달팽이를 위한
격납고는 없다. 그는 그저 크기만 한 것이 아니다,
그의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는 일 마일도 넘는다.
숨을 장소를 찾는다는 일은 쓸데없는 일인 것이다.
그는 너무도 비통하게 그리고 그의 잠망경을 길게 뽑으며
달의 어두운 둔덕 위를 더듬더듬 기어간다.
그는 달의 모든 구석구석을 뒤져보았다. 내 추측으론
달의 은빛이 달팽이의 침에서 나온 은빛일 것 같다.
(테드 휴즈, [시작법], 한기찬 역, 청하)
The Snail of the Moon
Saddest of all things on the moon is the snail without a shell.
You locate him by his wail, a wail heart-rending and terrible,
Which sounds as though something had punctured him.
His battle for progress is both slow and grim.
He is sad, wet and cold, like a huge tear in a thin skin.
He wanders far and near,
Searching for a shelter from the sun ―
For the first sunbeam will melt and make him run.
So moving in the moon dark only he must keep going
With muscles rippling and saliva flowing.
But nowhere on the moon is there garage
For such a snail, is not merely large.
He is over a mile from side to side.
It's useless him seeking any place to hide.
So wailing and craning his periscopes
Over the dark bulge of the moon he gropes.
He has searched every inch of the moon. I guess that
Silver is a snail saliva, silver in its.
(유튜브에서 채록)
감상:
마지막 행의 침은 번역을 잘한 것인데 과연 어느 정도일까? 앞의 5연에서는 saliva를 타액으로 번역했었는데, 이번에는 침이라고 바꾸어 놓았다. 침이란 어휘의 선택은 절묘하다. 나는 그 타액의 은빛에서 반짝이는 針을 더 느낀다.
Note:
《달의 달팽이》 원문을 찾기가 너무 힘들다. 백방으로 검색해 봐도 잘 나오지 않는다. 대표작이 아니어서인 걸까? 아니면 시인이 이 시의 제목이나 싯구를 개작한 것일까? 오늘은 포기했다. 유투브에서 낭송하는 것을 들어서 겨우 채록했으나, 정확한 원문을 알 수는 없다. 그래도 불완전한 원문을 근거로 번역문의 극히 일부를 조금 고쳤다. 고친 부분은 초록색으로 표시하였다.
(2021. 9.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