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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 바지크

by 조영필 Zho Y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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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내가

10년에 한 번씩

만나는 사람들이 있다

까닭도 없이

내가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그들이

살아 있는지조차도 모른다

설령

그들이 살아 있다 하더라도

우리는

맹인처럼 서로 지나친다


나는

명랑하게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본다

기억의 넝마를 입고 있으면서

마치 값 비싼 밍크 외투를

입고 있는 듯이

불은

물과 합하고

시간은

발작을 일으킨다

녹청(綠靑)은

초원의 오아시스

나는 그것이

이전에 어떠했는가를

잘 아는 사람을 찾고 싶다

처음으로 자랐던 풀과

익숙해 있는 작은 사람을

나는

그를 최근에 멀리서 보았다

그는 곧

군중들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는

이전보다도 더 작았다





([동구현대시인선집], 중앙일보사)


*아담 바지크(Adam Wazyk) (1905-1982), 폴란드 바르샤바 출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