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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신화와 화랑도

박시인

by 조영필 Zho YP

박시인, [알타이인문연구], 266~269쪽




하늘나라왕 인드라가 용을 죽이셨다. 그 용은 뱀구름의 형태로 산중에 도사리고 있으면서 하늘나라의 모든 물을 제 창자 속에 넣어두고 있는 괴물이었다. 인드라가 그 구름의 복판을 번개로 때리시니 용은 가랑잎 더미처럼 산산히 흩어졌다. 이리하여 터져나온 물은 시냇물이 되어 땅 위를 흘러 다시 온 세상을 둘러쌓다.


내 전생의 이름은 수타팟(Sutapas)이었습니다. 천주(天主) 비시누(Vishnu)를 정성으로 모셨더니 하루는 천주님이 하늘나라의 새인 가루다(Garuda)를 타고 내 눈 앞에 나타나셔서 어떤 소원이든 말하라 들어주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마야(maya)를 알게 해 주십사고 말씀드렸습니다.


<아무도 내 마야의 심비(深秘)를 알지 못한다. 오래 오래 전에 신선처럼 현명한 성인이 있었다. 브라만의 아들 나라다(Narada)말이다... 그도 네가 지금 말한 것과 같은 소원을 말하였다. 내 마야의 비밀은 더 알려고 하지 말라고 일러 주었지만, 바로 네처럼 기어코 알고 싶다고 하였다. 그래서 내가 말하기를, 그러면 저 아래 못(l'etang)에 뛰어들라. 내 마야의 비밀을 볼 것이다 라고 대답하였다. 나라다는 곧 못 속에 뛰어들어 젊은 여자의 형상으로 거기서 다시 나왔다.


... 수실라(Sucila)는 사랑의 단 맛을 가득히 보았다... 그러나 종말에 가서 수실라의 남편과 아버지의 두 나라 사이에 큰 전쟁이 벌어졌다... 나무를 산더미처럼 쌓게하고, 친정 시가 혈육의 시체들을 그 위에 놓고, 제 손으로 불을 질렀다. 불길이 솟아오르자, 내 아들아, 내 아들아 부르며 울었다. 불이 딱딱 소리를 내며 타오르자, 수실라는 그 속에 뛰어들었다. 그러자 동시에 불이 시원하고 정한 샘이 되고, 불더미가 맑은 못이 되고, 그 안에 수실라가 있었다---다시 성자 나라다가 되어 있었다. 나는 그 성자의 손을 이끌어 맑은 그 호수(lac de cristal)에서 인도해 내왔다.


언덕으로 나온 다음 내가 말하였다. 죽었다고 울던 아들이 어떻게 되었느냐? 그것은 내 마야의 환상이다. 연꽃에서 나온 브라만도, 인드라도, 시바(Civa)도 바닥없는 그 심비(深秘)를 알지 못한다. 나라다는 이 일을 언제까지라도 잊지 말도록 자기가 들어갔던 그 못을 순례자의 성지로 만들어주십사고 말하였다. 그래서 성자를 인도해내려고 내가 들어갔던 물은 모든 죄를 씻는 효험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내 심비(深秘)한 거처인 유해(乳海 L'Ocean de Lait) 속으로 도로 갔다. 수타팟(Sutapas), 내가 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내 마야를 알려고 원하지 말라는 뜻이다. 그러나 아직도 원하면 너도 저 못으로 뛰어들어가라.>


나도 나라다처럼 그 못에 뛰어들어 가서 소녀의 형상으로 다시 나와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습니다.(Zimmer, Mythes et Symbolisme dans l'art et la civilization de l'Inde, Paris, 1951, P35-37)


이러한 이야기를 이용하여 [唐令狐澄新羅國記曰 擇貴人子弟之美者 傳粉粧飾之名曰花郞 國人皆尊事之也] 하며, [竺乾太子化也]라고 보았던 것이다. 이런 법속(法俗)은 아직까지도 Tibet의 라마교에 남아있다.


신라 영취산(靈鷲山)의 취는 비시누가 타고 다니시는 가루다고 그 산 자체는 불왕(佛王)의 취봉(鷲峰, Grdhra-Kuta)이고 수미산(須彌山) 역시 천산(天山)이고 대화지(大和池)는 유해(乳海) 또는 브라만의 은총으로 모든 죄를 씻는 효험을 가지게 된 신령한 못이라는 뜻임을 알았다.


인도나 중앙아시아 신화에 의하여 천산 뒤에는 천신이 오르내리는 큰 나무가 솟아있고, 그 위에는 가루다가 있으며, 천산은 큰 거북(Kuruma)의 등에 실려 한바다(cosmic ocean)에 떠 있으며, 그 바다에는 대사(大蛇) 또는 용이 산다는 것이다. 이 대사(大蛇)는 나쁜 괴물이며, 미륵불(彌勒佛)이 가루다로 변하여 그것과 싸워 죽인다는 신화가 있다.



(2015. 4. 19)